이재명 “법 없어서 사업 추진에 한계”... ‘수술실 CCTV 설치’ 찬반 쟁점 뜯어보기
이재명 “법 없어서 사업 추진에 한계”... ‘수술실 CCTV 설치’ 찬반 쟁점 뜯어보기
  • 유재광 기자, 남승한 변호사
  • 승인 2020.08.0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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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협회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 결국 환자에 피해"
환자단체 "CCTV 설치로 오해 해소... 의료분쟁 오히려 줄 것"
"유출되면 심각한 프라이버시 침해... 여러 측면들 고려해야"

유재광 앵커= 수술실 CCTV 설치 이슈 계속 얘기해 보겠습니다. '남승한 변호사의 시사법률' 입니다. 이게 지금 경기도 같은 경우는 일부 하고 있지 않나요.

남승한 변호사= 네, 경기도는 2018년부터 경기도 의료원 산하 6개 병원이 있는데요 여기 수술실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해서 환자 동의 하에 운영하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지난주 금요일 국회에서 '수술실 내 CCTV 설치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는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인사말에서 “시행 전에는 환자의 사생활 보호, 의료진 감시 논란 등의 우려도 있었지만 도민 공감대와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올해는 민간 의료기관까지 확대하고자 원하는 기관에 설치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법으로 의무화되지 않았기에 사업 추진에 한계를 겪고 있다”고 법 제정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수술실에 CCTV 설치 문제는 국민의 건강, 생명에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는 게 이 지사의 말입니다.

앵커= 이 지사가 수술실 CCTV에 대해 도민 공감도와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고 하는데, 여론조사 같은 걸 한 게 있나요.

남승한 변호사= 네, 2018년 9월에 경기도가 도민 1천명을 상대로 유무선 여론조사를 한 결과가 있습니다.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해서 ‘대체로 찬성한다’가 46%, ‘매우 찬성한다’ 45%, 합하면 91% 인데요. 응답자 10명 가운데 9명이 넘는 수치로 찬성, 절대 다수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만약에 수술을 하게 되면 CCTV 촬영에 동의하겠냐는 질문엔 ‘반드시 하겠다’ 48%, 절반 가까이 됐고요. ‘되도록이면 하겠다’가 39%라서 합하면 87%니까 이것도 10명 기준 9명 가까이 되는 수치가 하겠다고 답한 겁니다. 경기도 의료원에서 시행 중인 수술실 CCTV를 민간병원에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도 10명 기준으로 9명 가까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의료단체들은 수술실 CCTV 설치에 반대하고 있는데, 이유나 근거가 어떻게 되나요.

남승한 변호사= 대한의사협회 입장은 반대하고 있는데요. 근거는 크게 4가지 정도 됩니다. 먼저 의료인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한다, 그래서 환자와 의료인 간에 신뢰가 저하된다. 그리고 의료분쟁 증거 등에 사용될 것을 우려해서 고위험 수술은 회피할 것이다, 즉 그 피해는 환자에게 갈 것이다 라는 건데요. 또 CCTV가 생기는 통에 의료분쟁이 급증할 것이다 라는 얘기도 있고, 촬영 영상이 유출될 경우에 심각한 프라이버시 침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등의 이유를 들고 있습니다.

앵커= 이에 대한 환자단체 반박이나 입장은 어떤가요.

남승한 변호사= 내용을 들으시면 알겠지만 이건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냐'라는 입장입니다.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에 대해서는 ‘그렇다면 CCTV 설치된 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냐’라는 반론이 가능하고요. 실제로 파출소나 경찰서 같은 곳에 공공기관에도 CCTV가 설치되어 있지만 그것이 누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 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어린이집 CCTV 설치할 때도 같은 논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만, 어린이 안전과 인권보호 측면에서 오히려 지금은 문제가 전혀 안되고 있고 아동학대 사건 같은 경우엔 이 CCTV가 결정적인 증거가 되기도 하는 점, 이런 점을 고려해서 환자단체들은 이게 별 문제가 없지 않나 이런 입장입니다.

앵커= 환자 피해나 의료분쟁 급증,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에 대해선 뭐라고 반박하나요.

남승한 변호사= 의료분쟁을 피하기 위해서 의사가 고위험 수술을 안 할 것이다 라는 주장 자체가 의사의 역할이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다 라는 게 환자단체의 반박인데요. 일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문제가 없다면 CCTV를 환자 본인이나 가족, 사망한 가족에게 보여주고 설명하면 되려 오해의 소지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 그러니까 의료분쟁을 부추길 것이라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프라이버시 침해와 관련해서는 응급실은 지금 CCTV가 설치되어 있는데요. 수술실과 마찬가지로 영상이 유출될 경우에 프라이버시 침해가 심각한 공간인 것은 마찬가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진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서 응급실 CCTV 설치를 확대하고 있지 않냐, 그런 점을 비춰보면 수술실과 응급실을 나눠 보는 것은 다르다는 건 논리적 모순이다 라는 반박도 있습니다.

앵커= 이게 근데 수술실 CCTV 설치라는 게 법적으로는 어떤 이슈가 있을 수 있을까요.

남승한 변호사= CCTV 설치는 기본적으로는 개인정보 보호의 문제와 관련이 됩니다.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경우에 정보 주체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요.

민감 정보의 경우에는 별도 동의를 받아야 하고, 동의를 받지 않을 경우 조치에 대해서도 정하고 있고 그래야 하는데 이런 것을 정보주체 동의 없이 수집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알면서도 제공받은 경우에는 형사처벌 조항도 두도록 하고 있습니다.

환자 수술과 관련된 영상 이것은 개인정보에 해당한다는 것은 분명하고요. 민감 정보로도 볼 수 있고, 아주 민감한 정보에 해당하는데 이런 것이 외부에 유출되는 경우에는 당연히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될 것이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인격권이나 초상권 침해로 인해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대상이 될 것입니다.

이런 점 때문에 유출될 가능성이 거의 없지 않겠느냐, 이렇게 보는 견해도 있기는 합니다만 그것도 조금 다른 문제 같습니다. 무거운 책임이 주어진다고 해서 유출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고요. 정말 민감한 부분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아주 더 주의해서 설치 여부나 동의 여부 등을 판단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 의료사고 입증책임도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이 많은데, 이것은 지금 어떻게 돼 있는 건가요.

남승한 변호사= 현행 민사소송법 등은 당연히 입증책임을 환자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의료분쟁과 관련해서 입증책임을 완화하거나 일부 피고 측으로 전이시키는 그런 실무가 있기는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또는 원고가 기본적인 입증을 해야만 하는 점 때문에 아주 어려운 일인데요.

예를 들어 CCTV가 증거자료로 사용되거나 한다면 수술실에서 일어나는, 환자나 보호자로서는 전혀 알 수 없는 일들이 증거로 객관적으로 드러날 수 있어서 입증책임과 관련돼서는 확실히 지금 제도를 바꾸는 계기가 될 소지가 높아 보입니다.

앵커= 수술실 CCTV 설치,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보시나요.

남승한 변호사= 기본적으로는 응급실하고 수술실은 달리 봐야 하는 것 같기는 합니다. 응급실에 CCTV 설치 목적은 의료진 보호 목적이 있는 반면 수술실에서는 이미 마취된 환자가 들어가 있는 상황이어서 의료진 보호 목적보다는 실제로 수술이 적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또는 그간 수술실에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들 같은 것을 스스로 체크하게 되는 효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응급실에서보다는 수술실에서 침해되는 개인정보의 민감도는 훨씬 높다고 봐야 합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이런 건데요. 사우나 같은 곳에 여탕이나 남탕에 CCTV 설치하는 것과 비슷한 정도의 위험 같은데 이런 경우에 촬영에 동의했고, 이게 유출될 경우에 상당히 높은 처벌을 받게 된다는 것만으로 유출 위험성이 적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유출 위험성이 있고, 유출됐을 때 피해가 상당히 높은 것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측면을 같이 고려해서 설치해야 합니다.

그런데 다만 환자의 동의권이라든가 환자가 의료소송과 관련해서 처한 어려움 같은 것을 감안한다면 기본적으로는 도입해서 운동장을 평행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대로 어쨌든 찬성이든 반대든 일단 공론화는 필요해 보이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남승한 변호사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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