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등 "항공기 구매 리베이트 의혹" 조원태·조현아 검찰 고발
27일 한진칼 주주총회 앞두고 경영권 다툼 '남매 공방전' 가열

[법률방송뉴스]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측이 ‘남매의 난’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민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오늘(18일) 두 사람을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대한항공이 프랑스 에어버스에서 항공기를 구매하며 170억원대의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돼 있는데, 어떤 내용인지 고발장 접수 기자회견 현장을 장한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참여연대와 민변 등 시민단체들이 오늘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원태 한진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성명불상의 대한항공 임원 등을 특경가법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습니다.

대한항공이 지난 1996년부터 2000년까지 에어버스와 10대의 A330 항공기 구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성명불상의 대한항공 고위 임원에게 1천500만 달러의 리베이트를 받기로 했고, 2010년부터 2013년까지 3차례에 걸쳐 모두 174억원의 리베이트가 전달됐다는 것이 고발장 내용입니다.

이는 에어버스의 리베이트 혐의에 대한 프랑스와 영국, 미국 검찰 조사결과 밝혀진 ‘사실’이라는 것이 기자회견 참가자들의 주장입니다.

실제 지난 1월 말 에어버스에 대한 프랑스 법원 판결문엔 ‘SALES CAMPAIGNS WITH KOREAN AIR’, ‘대한항공과 세일즈 캠페인’이라는 문구가 적혀있고, 에어버스는 우리 돈으로 4조6천억원의 벌금을 내는 것으로 검찰 및 재판부와 최종 합의했습니다.

관련해서 당시 조원태, 조현아 남매가 대한항공 등기이사였고, 특히 조원태 회장의 경우 리베이트 당시 경영전략본부장으로 에어버스 구매에 직접 참여한 만큼 리베이트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정상영 변호사 /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
“리베이트 사실은 이미 확정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조원태 측에서는 마치 아직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3차례에 걸쳐서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경우 리베이트가 대한항공이 아닌 대한항공 오너 일가로 흘러들어갔다면 특경가법상 횡령과 배임에 해당합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0년에도 고 조양호 회장이 1천억원대의 리베이트와 수백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확정받은 바가 있습니다.

[김남근 변호사 / 민변 부회장]
“(대한항공은) 리베이트를 받는 그런 관행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지고, 이러한 리베이트 관행은 결국 항공기를 고가로 매입해서 회사에 큰 손실을 안겨다주고, 또한 그것이 그대로 항공료에 전이가 돼서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고가의 항공료를 내도록 하는 그런 문제가...”

그럼에도 대한항공이나 한진그룹에선 이런 리베이트 불법행위 관행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가 꾸려진 적도 없고, 이사회도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등의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기자회견 참가자들을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에어버스 리베이트 의혹을 국회 법사위에서 처음 제기한 채이배 민생당 의원은 이와 관련, 재발 방지나 투명 경영을 위해선 총수 일가는 경영에서 손을 떼고 전문경영인을 통한 독립적인 이사회 운영 등 대한항공이나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채이배 / 민생당 의원]
“한진그룹의 리스크는 늘 오너의 리스크였습니다. 주주총회 앞두고 조원태 조현아 모두 경영권 다툼이 점입가경입니다. 특히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서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한 부분은 사과도 없이 서로 연관된 자리에 있었을 것이라고 서로 공방만 펼치고 있습니다. 검찰 수사를 통해서 반드시 이 의혹이 해소돼야 하고 오너리스크가 해소돼야...”

관련해서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한진 관련 주식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장현술 / 민주노총 대외협력국장]
“리베이트를 받고 소각해야 할 자산을 가지고 지배력을 2배나 부풀리고 일감을 몰아주고 갑질을 하고 탈세를 하고 밀수까지 하는 재벌범죄, 재벌편법의 종합백화점이 바로 한진 주주, 한진 총수 일가들입니다.지금 국민연금이 주주권 제한, 즉 스튜어드십 코드를...”

대한항공 측은 지난 10일 입장문을 내고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은 이번 리베이트 사건과 어떠한 관련도 없다”고 조 회장과의 연관설에 선을 그었습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오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이번과 같은 항공기 구매 리베이트 건은 있어서는 안 될 부끄러운 일”이라며 “어떤 불법적 의사결정에도 관여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조 전 부사장은 그러면서 “향후 위법행위가 드러날 경우 그에 상응한 책임과 처벌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화살을 사실상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오빠’ 조원태를 향했습니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주주총회가 다음주 금요일 예정된 가운데 참여연대의 오늘 고발과 검찰 수사가 한진그룹 경영권과 지배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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