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절 두 번... 손목시계에는 청와대 문장과 '박근혜' 이름
"코로나 검사 음성 나온 것으로 들었다... 매년 독감 주사"
신천지 관계자 "마귀 발언은 함께 극복하자는 격려의 말"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서를 통해 취재진의 질문을 전달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서를 통해 취재진의 질문을 전달받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이만희(89)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교회)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의 신천지 연수원인 '평화의 궁전'에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관심을 집중시킨 이 총회장은 마스크를 쓴 채 준비된 낭독문을 읽으며 큰절을 두 번 하는 등 사죄의 뜻을 표했다. 큰절을 하는 그가 손목에 청와대 문장과 함께 '박근혜"라는 서명이 들어있는 시계를 찬 모습이 포착되면서, 이날 기자회견 이후 줄곧 '이만희 시계'가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1위에 올라있기도 했다.

이 총회장의 입장 표명 후 취재진은 그간의 행적과 발언 등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첫 질문은 '진짜로 본인이 영생불사한다고 생각하느냐'는 것이었다. 이 총회장은 답변을 머뭇거렸고 신천지 측 홍보부장은 “지금 이 시간에는 코로나19에 관련된 질문만 받겠다”며 선을 그었다.

언제 어디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는지, 자가격리는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 총회장은 “매년 10월에 내가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다. 독감 걸리면 사람들을 만나서 접촉하면 안 되지 않냐"며 "사람들한테 알려줘야 된다고 생각해 며칠 전에 검사를 받았다. '음성'인 걸로 들어서 알고 있다”라고 엉뚱한 답변을 했다.

신천지 측 진행자가 “이것으로 총회장님 질문을 마치겠다”라며 황급히 말을 끊자 기자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질의응답은 계속됐다.

이 총회장이 그동안 어디에 있었는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그는 신천지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슈퍼 전파자로 지목을 받아 사태를 책임지고 교단을 지휘해야 하는데도 자취를 감췄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 총회장은 ‘언제 가평에 왔느냐’라는 질문에 “2월 17일에 왔다”라면서도 “한 군데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왔다 갔다 해야 되는데”라고 말했다.

이 말에 바로 옆에서 질문을 전해주던 비서가 “움직이지 말고 여기에 계셨다고 하세요”라고 조언하자 기자회견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진행자는 또다시 “질문이 끝났다”라고 말했고, 취재진의 항의가 쏟아지면서 소란해졌다.

그러자 이 총회장은 “조용하라. 우리는 다 성인이다. 질문에 대해서 의심되는 것은 모두 말씀드리겠다”고 버럭한 뒤 인터뷰를 계속 진행하려고 했으나, 비서가 “그냥 들어가시면 됩니다”라고 권유하자 황급하게 자리를 떠났다.

신천지 측 관계자는 논란을 일으켰던 이 총회장의 "금번 병마 사건은 마귀의 짓으로 안다"는 발언에 대해 “총회장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마귀라고 발언한 것은 종교적인 관점에서 나온 말”이라고 해명했다.

신천지 관계자는 "(우리는) 신앙인이고 신앙을 하는 사람들이다. 하느님의 역사, 마귀의 역사에 대해 알고 있다"며 "하느님은 우리에게 좋은 일을 주고 좋게 인도한다고 믿고 있다. 마귀는 고난과 어려움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이 총회장의 '마귀' 발언은) 종교 지도자이기도 하고 신앙인으로 성도들을 이끌기 때문에 힘을 내 함께 극복하자는 격려의 말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천지 측 실무자들의 답변이 끝날 무렵 신천지 홍보부장은 이 총회장의 코로나 검사 결과지를 들고 나와 "2월 29일 HJ매그놀리아 국제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가평군에 위치한 이 병원은 통일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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