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탈출 카페'는 뭐하는 곳?... 영화 '이스케이프 룸', 감금에 동의해도 감금죄 성립하나
'방탈출 카페'는 뭐하는 곳?... 영화 '이스케이프 룸', 감금에 동의해도 감금죄 성립하나
  • 홍종선 기자, 허윤 변호사
  • 승인 2019.06.23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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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탈출 카페' 탈출 방법 공개하면 법적으로 처벌을 받을까

[법률방송뉴스=홍종선 기자] 안녕하세요. '영화 속 이런 법'의 홍종선입니다. 대학가나 번화가 지날 때면 보이는 ‘방탈출 카페’ 간판. 도대체 뭘 하는 데지? 상상도 안 되는 걸 보니, 내가 그렇게 늙은 건가? 처음 접했을 때의 낯섦이 생생한데요.

왠지 젊은이들만 가는 곳 같아 궁금하긴 한데 선뜻 가 볼 수 없었던 분들 모이십시오. 방탈출 카페를 간접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영화가 나왔거든요. 뭔가에 갇혔다. 탈출하지 못하면 목숨이 위태롭다. 어쩐지 영화 쏘우도, 또 큐브도 생각나신다고요.

어떻게 다른지, 그 안에는 또 어떤 법률들이 숨어 있는지 허윤 변호사와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자, 오늘 함께할 영화 소개해 주시죠.

[허윤 변호사] 심장이 쫄깃한 방탈출 대리체험 영화입니다. 제목도 방 탈출인 ‘이스케이프 룸’입니다.

[홍종선 기자] 네. 뭐 요즘 저희가 다양한 영화를 소개해드리겠다고 하면서, 지난주 ‘좋은 친구들’에 이어 이번 주는 ‘이스케이프 룸’을 준비했습니다. 영화 어떻게 보셨어요?

[허윤 변호사] 일단 지나다니면서 방탈출 카페라는 것을 봤는데, 저는 사실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저게 뭘까 생각만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영화를 굉장히 차근차근, 세밀하게 봤습니다.

방탈출이라는 소재가 일단 신선했고, 그리고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처음 5분 동안 정말 쉴새 없이 몰아치더라고요. 손에 땀이 나면서 막 심장이 쫄깃쫄깃해지는, 시작하자마자 어떤 방이 있었는데 한 남자가 죽어라 탈출을 하려고 합니다.

단추를 조작하고, 그럴 때마다 나아지는 것 없이 방이 계속 좁혀들고, 뭘 잘못 만져서 무너지고 떨어지고, 5분 동안 쉴 틈 없이 봤습니다. 일단 영화에 대한 제 첫인상은 훌륭하다는 겁니다.

[홍종선 기자] 오, 훌륭. 사실 요즘에 ‘어벤져스 엔드게임’ 빼고, 허 변호사 마음에 흡족했던 영화는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좋게 보신 것 같습니다. 단점은 없었나요?

[허윤 변호사] 시작 부분이 좋았지만 어떻게 모든 영화가 항상 다 좋겠습니까. 단점이 있긴 한데, 제일 큰 단점은 사실 이게 6개의 탈출 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6개의 방을 순차적으로 탈출해야 합니다.

시작은 오븐 룸으로 뜨겁게 달궈지는 룸, 두 번째가 아이스 룸으로 굉장히 춥습니다. 그리고 업사이드 다운, 뒤집힌 룸입니다. 이 세 가지 방은 어떻게 저런 소재를 가지고 만들었을까 하는 굉장히 신선한 아이디어였습니다.

'아, 이런대서 탈출하는 거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끔 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나머지 세 개의 룸은 좀 시시했습니다.

[홍종선 기자] 그렇죠. 특히 포이즌하고, 일루전 룸은 좀 맥이 빠집니다.

[허윤 변호사] 맥이 빠지고, 너무 쉽게 탈출하는 것도 있고, 사실 탈출하는 과정도 너무 대충 설명을 해놓았기 때문에 영화가 앞뒤가 안 맞고 균형이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부분은 괜찮았는데 뒤로 갈수록 힘이 빠지는 그런 단점이 있지 않았다 생각합니다.

[홍종선 기자] 이 설정 자체가 사람들을 어떤 방에 가두는 겁니다. 머리를 잘 쓰면 탈출은 할 수 있지만 하여튼 가둔 건데, 이렇게 남을 가두는 것은 죄가 되지 않을까요.

[허윤 변호사] 일단 가뒀으니 감금과 관련된 죄가 될 텐데, 6명의 사람을 굉장히 많은 사람이 공동으로 가둔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일반적인 형법 ‘감금죄’ 보다는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특례법' 상 감금죄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또 가혹 행위를 했기 때문에 ‘중감금죄’가 그다음 단계로 성립될 수도 있습니다. 그걸 넘어서 이제 상해나, 사람이 죽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중감금 치사상, 치사죄까지도 성립될 수가 있습니다.

[홍종선 기자] 아니, 그런데 생각해보시면 사실 억지로 납치해서 넣은 건 아닙니다. 그 전 ‘쏘우’나, ‘큐브’에서는 눈을 떠보니 “여기 어디야?”였지만, 여기는 초대장을 받았고 내 발로 갔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 중 근육맨의 경우에는 너무 일만 하는 무료한 일상에서 탈출, 마트 아르바이트 직원 같은 경우에는 1만 달러의 상금을 벌러 갔습니다. 그래도 죄가 될까요.

[허윤 변호사] 일단은 스스로 걸어갔기 때문에 감금상황에 스스로를 노출시킨 것이고, 그 감금이라는 것에 일종의 동의나 승낙을 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감금을 넘어서는 다치거나 심지어 죽는 것까지 동의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이를테면 죽는 사람이 생겼는데 이 생명에 대한 것은 동의가 안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한 동의는 감금 수준이고, 그걸 넘어선 행위는 내가 동의하지도 않았고 동의할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에 분명하게 성립한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홍종선 기자] 실제로 방탈출 카페 같은 곳에서도 휴대전화를 맡기고 시작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특별히 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허윤 변호사] 저도 안 가봐서 모르겠지만 인터넷을 찾아보니 방탈출 카페에 들어가면 어떤 서류에 서명하라고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보면 방탈출 카페의 내용은 저작권이나 콘텐츠산업진흥법에 의해 보호되기 때문에 내용을 누설하면 안 된다는 것이 적혀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방탈출 카페라는 것은 귀신의 집과 달리 한 번 간 사람은 똑같은 방탈출 카페에 가지 않습니다. 탈출방법을 알기 때문인데, 그렇기 때문에 한번 누설되면 거의 이제 더 이상 영업을 못 하는 상황이라고 보는 것도 맞는 것 같습니다.

[홍종선 기자] 그렇겠네요. 이거 뭐 ‘어벤져스 엔드게임’ 스포일러 한 것보다 더한 일이네요.

[허윤 변호사] 예. 이 사람들은 망할 수가 있으니까요.

[홍종선 기자] 그거 다 나가면 사람들이 거기는 안 간다고 할 테니까요. 그런데 “이거 어디 어디, 방탈출 카페 거야”하고 출처를 밝히면 괜찮을까요?

[허윤 변호사] 사실 글이라거나, 사진이라거나 출처를 밝히고 쓴다고 해도 저작권 침해에 해당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저작권법은 타인의 글 등을 보도, 교육, 연구 등을 위해 인용한 경우 봐주는, 어떻게 보면 봐주는 것인데, 인용에 해당하려면 스스로 작품을 만드는 데 있어 다른 사람의 글을 소개하고 나아가 평가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러야 합니다.

단순히 저작물을 가지고 와서 하단에 출처를 표기한다고 해서 저작권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홍종선 기자] 그렇군요. 이제 우리가 6개의 방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말씀하신 것처럼 오븐 룸입니다. 왜 오븐이 되었느냐, 극 중에서 조이는 과학지식도 많고 굉장히 똑똑한 학생입니다.

그런데 방안의 문제를 풀어보겠다면서 451이라는 숫자를 보고 자물쇠를 451로 맞췄더니 방이 화씨 451도가 됩니다. 우리나라는 섭씨를 쓰니까 섭씨로 보면 232도입니다.

이거 거의 통닭구이가 될 정도의 방에 이르게 되었는데 이렇게 모두를 오븐 속에 가두게 된 조이의 행동, 죄를 받을까요.

[허윤 변호사] 일단 조이의 행동으로 인해 방이 굉장히 더워지는데 만약 그 방이 더워지는 행위로 인해 상해나 화상을 입었다면 상해가 될 것이고, 그렇지 않고 몸이 뜨거워진 것은 폭행으로 볼 수 있습니다.

조이가 상해든, 폭행이든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조이가 그런 의도가 있었거나, 아니면 과실로 인해 그러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 명확해야 합니다.

조이는 단순히 방을 탈출해서 자기를 포함한 나머지 사람들을 구하고 싶었을 뿐인데, 그 선한 의도가 좀 나쁜 결과, 방이 뜨거워지는, 그래서 사람들을 사망에 이르게끔 하는 결과를 발생시킬 수도 있는 아주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갔습니다.

실제 의도는 그렇지 않았지만 결과가 나쁜 쪽으로 발생했을 때 발생한 범죄 그대로를 인정해서 처벌하기에는 너무 심한 것 같고, 그렇다고 처벌하지 않는 것도 이상하고 애매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똑같은 딜레마가 사냥꾼이 사냥을 하는데, 노루인 줄 알고 쐈는데 사실은 노루가 아니라 사람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람한테 사람을 죽인 죄를 부담시키자니 너무 가혹한 것 같고 그렇다고 사람이 죽었는데 노루만 쏜 죄를 묻기에는 너무 가볍고 여기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고의를 가지고 한 것보다는 조금 더 가벼운, 사실 착오의 문제도 들어가는데 이 상황에서는 착오보다는 과실의 문제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그래서 과실이 있느냐 없느냐를 일단 따져야 합니다.

조이의 경우 과실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상해는 과실치상으로 처벌되는데 폭행은 과실 폭행이 없습니다. 과실치폭, 혹은 과실 폭행이라는 죄가 없습니다. 따라서 결국 조이는 사실 처벌되지 않습니다.

 

홍종선 기자, 허윤 변호사 webmaster@lt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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