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 한 대 때렸는데 '억' 하고 사망, 살인죄 성립할까... 영화 '이스케이프 룸'과 '미필적 고의'
뺨 한 대 때렸는데 '억' 하고 사망, 살인죄 성립할까... 영화 '이스케이프 룸'과 '미필적 고의'
  • 홍종선 기자, 허윤 변호사
  • 승인 2019.06.2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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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뺨 때리면서 뇌압 올라 사망할 것 예견할 수 없어... 살인죄 성립 안 돼"

[법률방송뉴스=홍종선 기자] '영화 속 이런 법', '이스케이프 룸'입니다. 오븐 룸에서 질문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사실 조이 말고 잘못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건 누군가를 구하려고 한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누구냐면 벤이 담배를 피러 가려다 문손잡이를 부러뜨립니다. 그래서 완전히 폐쇄된 오븐이 되어버립니다. 벤도 조이처럼 똑같이 처벌이 안 될까요?

[허윤 변호사] 구조가 약간 비슷한데 벤의 경우도 의도가 있어서 손잡이를 부러트린 것은 아닙니다. 그 결과로 사람들을 방에 가두고 싶어 가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과실이 있는 것은 명확한데 과실범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를 보면 손괴죄도 과실손괴라는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벤을 처벌하지 못하는데 물론 벤의 행위로 인해 그 안에 갇혔던 사람들이 다치고 죽는 일들이 발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문에 있는 과실치상이나 과실치사를 적용해서 벤을 처벌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할 수 있는데 벤이 손잡이를 부러트리고 사람이 죽고 다치는데 있어서는 수많은 행위가 개입을 합니다.

[홍종선 기자] 그리고 일단 오븐 룸에서는 아직 아무도 안 죽었고.

[허윤 변호사] 맞습니다. 아무도 안 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벤을 실제로 처벌하기에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홍종선 기자] 그런데 벤이 또 하나의 잘못을 더 저지릅니다. 무엇이냐 하면 두 번째 아이스 룸에서 사람들이 열쇠가 얼음 밑바닥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꺼내서 녹여보려고 라이터를 빌려달라는 했는데 좀 잘 주지, 이렇게 던져서 그걸 주우려던 대니가 얼음물에 빠졌습니다. 이번에도 벤은 피해갈 수 있을까요?

[허윤 변호사] 일단 벤은 사실 그 대니를 죽이려는 의도는 없었던 것이 명확합니다. 오히려 라이터를 빌려줘서 얼음을 녹여서 안 죽고 살아남으려는 목적으로 준 것인데 어떻게 하다 보니 대니가 죽었습니다.

그렇다면 어쨌거나 과실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진 상황에서 벤이 라이터를 던진 행위와 대니가 죽은 행위의 원인과 결과 사이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확인해보면 됩니다.

원인과 결과가 경험상 개연성이 있을 경우에는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는 것이 통상적인 견해입니다. 구체적으로 판례를 들어 설명해 드리면 술에 취한 사람을 2차례 세게 밀어 넘어뜨렸는데 이 사람이 심장마비로 죽었습니다.

이때 법원은 뭐라고 판단했냐면 경험상 2차례 세게 밀면 심장마비가 올 수도 있다. 쇼크가 올 수도 있다고 판단해서 민 행위와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봤습니다.

반면 상대방의 뺨을 때렸는데 상대방의 뇌압이 급격하게 상승해서 상대방이 사망한 경우에는 법원은 ‘경험상 뺨을 때린 것 가지고 뇌압이 상승해서 사람이 죽을 것까지 예상할 수는 없다’고 하면서 인과관계를 부정했습니다.

벤의 경우에도 대니에게 라이터를 건네서, 물론 그곳이 아이스 룸이었기 때문에 빙판이 깔려 있어서 대니가 오다가 빠질 수 있다고 사실 예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빠져서 죽는다? 그리고 거기에 대해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까지는 생각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이것까지 인정하면 수많은 사람이 다 이 인과관계에 포섭되어 결과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이것은 좀 좁게 해석하는 것이 맞습니다.

[홍종선 기자] 납득이 됩니다. 거꾸로 된 방은 한 번에 방바닥이 4분의 1씩 사라집니다. 그렇다 보니 벽에 찬장에, 실제는 천장이지만 지금은 바닥인 상황입니다. 아만다 역의 배우가, 아만다가 탈출 열쇠인 8번 공을 건지고 자신은 추락사한 방입니다.

질문은 4번째 포이즌 방에서 드리겠습니다. 이 포이즌 방은 가보면 병실처럼 꾸며져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 사람마다 진료 차트가 있는데 이걸 보면서 드디어 여섯 사람이 왜 여기에 초대가 되었는지 알게 됩니다.

각자의 또 다른 다양한 사건들 속에 이 사람들은 유일한 생존자였던 겁니다.

포이즌 룸에서 보면 병원 차트, 진료차트를 말씀드렸는데 아무리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지만 그 병원에서 줬기 때문에, 최소한 6개의 병원에서 줬기 때문에 있는 건데, 이렇게 환자의 진료카드 외부로 유출 시켜도 되는 겁니까?

[허윤 변호사] 일단 의료법 위반입니다. 의료법 21조를 보면 환자에 관한 의료 정보를 열람하게 하거나 그 사본은 외부로 유출하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고, 또 의무 기록이 무단으로 유출되었기 때문에 형법상 '업무상 비밀누설죄'에 해당될 수도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죄가 3년 이하 징역형으로 규정되어 있고 둘 다 친고죄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홍종선 기자] 포이즌 룸에서 질문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여기서 보면 탈출하는 방법이 무언가 한계치에 도달해야 탈출이 되는 것으로 나오니까 마이크에게 심장충격기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수치가 막 올라가면 우리 모두 탈출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하는데, 너무 무리하게 해서 죽고 맙니다. 근데 제이슨은 이렇게 얘기할 것입니다. “나는 모두를 구하려고 그런 거야.” 이것 적용될까요? 이 말이 받아들여질까요?

[허윤 변호사] 이를테면 제이슨의 경우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해 내가 어쩔 수 없이 이 행위를 했다고 이야기하는데 사실 제이슨과 마이크의 대화 내용, 그리고 제이슨과 그 옆에 있는 다른 사람과의 대화 내용을 보면 제이슨의 행위로 인해 마이크가 죽을 수도 있었다는 점을 제이슨이 어느 정도 예상을 했습니다.

이것을 ‘미필적 고의’라고 합니다. 어떤 범죄 결과가 발생하리라는 것을 인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용인한 경우에는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취급해서 실제 살인죄로 처벌될 것이라고, 그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홍종선 기자, 허윤 변호사 webmaster@lt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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