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화성보호소 시설, 기본적 설비 보완 필요”
보호외국인, 수용 기간 길수록 스트레스·우울 ↑

[법률방송뉴스=유재광 앵커] 대한변협이 오늘(21일) 외국인 보호시설 실태조사 보고대회를 열었습니다. ‘이슈 플러스’, 신새아 기자와 이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대한변협 보고대회, 어떤 대회인가요. 

[기자] 오늘 보고대회는 변협이 주최하고 유엔난민기구가 후원했는데요. 외국인 보호시설의 실태를 점검하고 문제점에 대한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 자리였습니다.

장기보호 외국인들이 많은 화성보호소, 국내 출입국항 송환대기실 수용 문제, 제주 예멘 난민 사태 등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앵커] 대표적인 3군데를 뽑아서 표적조사를 한 모양인데, 일단 화성보호소부터 볼까요. 어떻다고 하던가요. 

[기자] 독거실부터 시작해서 가족실, 일반보호실, 전화·인터넷 사용 등 전반적인 시설을 다 조사했는데요.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는 외국인의 경우엔 일반보호실과는 별개의 ‘특별계호실’이라는 독방에서 보호됩니다. 그런데 이 곳에 세면대, 개인사물함, 정수기, 전화 등 기본적으로 있어야 할 설비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반보호실 같은 경우 추운 겨울에 온수가 1일 2회 아침, 저녁 각 1시간 씩만 제공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보호실 수용인원에 비해 너무 이용 가능 시간이 적은 것 아니냐, 라는 점도 지적이 됐습니다. 또 샤워실 같은 경우에도 칸막이가 없어 사생활 보호에 문제도 있지 않겠냐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혔습니다.

그리고 보호실 내부에 컴퓨터가 없어서 인터넷을 아예 못 쓰는 것에 대해선 좀 시대에 맞게 인터넷 사용이 가능하도록 협조를 해줘라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앵커] 시설에 수용된 외국인들이 스트레스가 상당할 것 같은데 어떤가요. 

[기자] 심리평가에 도움이 된다는 벡 우울 척도와 스트레스 온도계를 사용해서 심리상태를 체크했는데요.

9명의 조사대상 보호외국인 중 6명이 수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1명은 ‘심한 우울 상태’에 자살 생각도 자주 한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는데요.

보호 기간이 길어질수록 스트레스 정도와 우울 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호소에서 언제 나갈 수 있을까 하는 불확실성, 또 길어지는 체류 기간으로 무기력감이 올라간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무엇보다도 일단 자신이 왜 보호소에 보호되게 되었는지, ‘왜 나는 보호받고 있는가’라는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하는 게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됐는데요.

응답자의 절반이 보호될 당시, 보호된 이후 모두 보호명령서나 긴급보호명령서를 미리 제시받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 이 보호명령서를 보여주고 서명을 받더라도 이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해주지 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문서들의 내용을 충분히 미란다 원칙에 의거해 고지하고 보호절차를 지켜야 된다는 개선안이 제시됐습니다.

[앵커] 당한 사람 입장에서는 보호가 아니라 감금처럼 느낀 모양인데, 다른 것들은 어떤가요. 

[기자] 국내 출입국항 송환대기실과 제주 예멘 난민사태 관련한 법적 문제도 언급이 됐는데요. 송환대기실은 입국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외국인들이 본국으로 돌려보내지기 전에 잠시 머무르는 장소입니다. 그러다보니 체류자 처우가 매우 열악한데요.

난민 신청 희망자들은 공항으로 국내에 입국하고서 바로 난민 신청을 할 수 있지만,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길게는 몇 달씩 공항 내 이 열악한 송환대기실에 갇혀 지내야 한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꼽힙니다.

지난 2014년 법원이 “송환대기실은 신체의 자유가 현실적으로 심각하게 제한되고 있어 구금이 명백하다”고 판단하면서 외국인에 대한 송환대기실 수용 법적 근거를 인정하지 않았는데요.

이에 대해 난민신청절차가 모두 소진될 때 까지 난민심사 불회부 결정을 받은 외국인에게라도 최소한의 생존권은 보장해야 한다는 게 변협의 입장입니다.

송환을 동의하는 외국인에 한해 잠시 머무르는 공간으로서만 제공돼야 하지, 의식주 제공이라는 명목으로 이들을 송환대기실에 구금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또 이번에 많은 관심을 받았던 예멘 난민 외에도 향후 인도나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이주민에 대하나 관심도 지속적으로 증진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돌려보낼 때 돌려보내더라도 인간적인 대우를 하고 돌려보냈으면 좋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법률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