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essage: 북한, 인권, 생명”
연대, 행동, 희망에 방점 찍은 메시지

[법률방송뉴스] 열악한 북한의 실상과 중국 정부의 탈북민 강제송환 문제를 20여 년 전부터 의회에 꾸준히 제기해 온 영국 의원이 있습니다. 18년간 하원의원(1979년 최연소 의원)을 지내고, 현재는 상원 크로스벤치(무소속·초당파)에 속한 데이비드 알톤입니다.

알톤 의원은 십 대 후반, 소수민족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정치에 참여하기 시작하여 70대인 지금까지도 지구촌 전역에서 일어나는 소수민족 박해, 종교 탄압, 아동과 여성 학대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는 인권 운동가입니다. 그는 ‘철의 여인’ 마가렛 대처 총리가 앞장서 후원했던 어린이 인권 단체 ‘Jubilee Campaign’의 공동설립자이기도 합니다.

영국 공영방송 BBC가 한국방송을 시작하게 된 데에는 알톤 의원의 역할이 결정적입니다. 그는 “지구상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리는 일”, 즉 미디어의 역할과 공공성을 강조하면서 한반도, 특히 북한의 정보 봉쇄를 깨야 한다며 ‘BBC 한국방송 캠페인’을 주도하여 성사시켰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영국 정부가 BBC 한국 서비스를 축소하려 한다며 한국의 관심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알톤 의원은 지난 2월 9일, 한국을 방문하여 닷새간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그의 이번 방한은 이은경 법무법인 산지 대표가 이끄는 사단법인 크레도에서 기획, 주관했습니다. 이은경 대표는 “북한과 인권, 생명에 대한 이슈는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결정할 중요한 화두인데, 깊은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알톤 경과 같은 분이라면 진영 구분 없이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는 울림 깊은 메시지를 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자리를 마련했다”고 전했습니다.   

법률방송은 이번 방한 일정 동안 알톤 의원이 전한 메시지의 핵심을 담아 55분 분량의 특집방송으로 방영합니다. 그가 우리 사회에 던진 세 가지 화두인 북한, 인권, 생명에 대한 핵심 내용에 더하여 15분 분량의 법률방송 단독 대담이 더해집니다. 

■ “인권-안보 동등하게 중요”...“안락사 허용, 돌이킬 수 없는 실수 될 것”

첫 번째 세션은 통일부와 태영호 의원이 (사)크레도의 후원 아래 공동 주최한 세미나입니다. 권영세 통일부장관은 이 자리에서 “윤석열 정부는 북한인권 문제를 북한의 비핵화만큼이나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북한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끊임없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하는 한편 “북한의 인권 현실을 국내외에 정확하게 알리는 일부터 확대할 계획”이라고도 밝혔습니다.

알톤 의원은 이러한 윤 정부 방침에 크게 환영하며 “인권과 안보는 절대적으로 같이 가야 할 문제”라면서 한국판 헬싱키 프로세스 구축을 주장하는 한편 영국 정부의 마그니츠키 제재 활용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영국 주재 북한공사를 지낸 태영호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세미나가 일어나고 있는 그 시간, 해당 세미나를 빙자한 북한의 해킹 공격이 이뤄진 사실을 언론과 청중에 전하면서 “북한이 지켜보고 있다는 건 기뻐할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태 의원이 주 영국 북한 공사이던 시절 알톤 의원이 발표한 북한 관련 모든 연설을 모아 북한에 보내는 업무를 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일화입니다.

두 번째 세션은 (사)크레도 박은영 이사가 진행하는 좌담회로 진행됐습니다. 크레도는 이 자리에 법률, 정치, 인권, 언론, 기업, 외교 분야 전문가 20여 명을 초대했습니다. 법률가 중에는 이영애 전 국회의원(크레도 이사), 양창수 전 대법관, 안창호 전 헌법재판관(크레도 이사),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크레도 이사), 김천수 교수 등이 참석했습니다.  
  
알톤 의원은 이 자리에서 구 소련에 ‘만만치 않았던 상대’ 철의 여인 마가렛 대처의 핵 보유 관련 강경 방침, 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ed destruction) 조약의 약자가 MAD일 정도로 핵이 갖는 위험성과 억지력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있던 러시아 전 수상 흐루쇼프에 대해 언급합니다. 나아가 우크라이나로 가는 길에 러시아 감옥에 갇혔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저항 정신이 선물처럼 물려받은 귀한 유산이라고 평하는 한편, 폴란드 공산주의 붕괴에 결정적 역할을 한 교황 바오로 2세에 대해서도 짚어봅니다. 

세 번째 세션은 (사)크레도와 카톨릭 법률가단체 루멘비테가 함께 마련한 생명윤리 세미나입니다. 알톤 의원은 낙태 이슈에 대해 발제한 신동일 한경대 교수에 이어 안락사 문제를 고찰했습니다. 그는 신경숙 작가의 소설 ‘엄마를 기억해’를 영국판으로 읽고 받은 인상을 전하며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갈 때 그를 위해 치사약을 주사하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 태어날 때 우리 모두가 당연히 남에게 의존하며 살 수밖에 없던 것처럼, 사람이 죽어가는 순간에도 사랑하는 사람을 의지하며 사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그는 영국 호스피스(완화 의료)의 창시자 시슬리 손더스 여사를 만난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인의 의무는 언제나 생명을 살리는 것이지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겠다는 동기로 살인까지 해도 되는 건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나는 호스피스의 열렬한 지지자이지만 그렇다고 의료인들이 환자에게 무의미한 연명치료까지 강요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습니다.  

끝으로 법률방송과의 단독 대담은 특집방송을 맡은 김주미 특임피디가 진행합니다. 알톤 의원은 대담에서 △한국 청년들이 보여준 인권에 대한 높은 관심 △집단살해방지협약과 협약의 초안 작성자인 라파엘 램킨 △한국 천주교에 대한 관심과 애정 △성서에서 따온 좌우명이 담긴 그의 문장(coat of arms)과 카톨릭 신념 △웹사이트 첫 화면에 걸어둔 <반지의 제왕> 작가 톨킨의 말에 대한 설명 △군인이던 아버지와 아일랜드인 어머니로부터 받았던 가정교육 △꽃제비 출신으로 탈북해 리버풀 대학 교수로 있던 알톤 의원을 찾아가 인연을 맺은 뒤 영국 최초 탈북민 출신 석사가 된 데 이어 영국 지방선거에 도전하고 있는 티머시 조 이야기 등을 편한 분위기로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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