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단불꽃' 사칭한 제2의 n번방 주범 '엘'... 호주서 잡혔다

[법률방송뉴스] ‘제2의 n번방’ 주범으로 지목된 용의자 ‘엘’이 호주에서 검거됐습니다.

오늘(25일)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20대 중반 남성 A씨를 호주 경찰과 공조해 지난 23일에 검거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에서 ‘엘’이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A씨는 지난 2020년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미성년 피해자 9명을 협박해 만든 성착취물 1200여개를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를 받습니다.

A씨는 ‘추적단불꽃’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시로 텔레그램 대화명을 바꾸고 성착취물을 유포하는 방을 만들고 없애면서 다양한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또한 ‘나도 성범죄 피해자다’, ‘도와주겠다’라는 등 다른 피해자를 가장하거나 ‘성착취물을 유포하겠다’는 등 협박도 일삼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자 A씨는 올 8월 말 텔레그램을 탈퇴하고 잠적했습니다.

경찰은 텔레그램 대화를 분석해 A씨의 신원을 특정했고, 지난 10월 19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습니다.

이후 한 달여 만에 호주 현지 경찰과 공조 수사한 끝에 호주 시드니 교외에 위치한 A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했고 A씨도 검거했습니다. 경찰은 압수한 휴대전화에서 성착취물이 더 나와 피해자가 더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범죄인 인도절차를 거쳐 국내로 송환될 예정입니다. 다만 이에 앞서 호주 경찰이 A씨를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소지 및 제작 혐의’로 현지에서 기소할 수 있도록 경찰이 협력할 방침입니다.

A씨의 신상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신상공개위원회를 거쳐 인적사항이나 직업 등이 공개될 예정입니다.

주범이 경찰에 붙잡히면서 공범 등도 검거하기 위한 국내수사가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경찰은 이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했던 공범 3명을 구속하고, 특정 온라인 사이트에 피해자 신상정보를 올렸던 피의자 3명도 구속 송치한 바 있습니다. 

이외에도 성착취물을 유포하거나 소지한 5명을 불구속상태로 송치하는 등 총 21명의 피의자가 송치된 상태입니다.

이미 유포된 성착취물 629건에 대해서는 삭제 및 차단하고 추가적인 모니터링도 하고 있습니다.

한편 피해자들은 여성가족부 등 관계부처를 통해 법률 및 심리상담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 경찰이 호주에 파견돼 범인 검거에 기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앞으로도 해외 수사기관과의 공조를 확대해 디지털 성범죄가 완전히 척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