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대엽 대법관 임명제청... '김명수 대법원' 지형도 어떻게 바뀌나
천대엽 대법관 임명제청... '김명수 대법원' 지형도 어떻게 바뀌나
  • 왕성민 기자
  • 승인 2021.04.02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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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옥 대법관 퇴임으로 검찰 출신 대법관 한 명도 없게 돼
천 부장판사 '형사판례 백과사전' 별명, '중도진보 성향' 평가

▲장한지 앵커= 다음 달 퇴임하는 박상옥(65·사법연수원 11기) 대법관 후임 후보로 천대엽(57·연수원 21기)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가 최종 낙점을 받았습니다. 로인사이드 왕성민 기자 나와있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천대엽 서울고법 수석부장을 대법관 후보로 어제 임명 제청했는데, 일단 어떤 인물인지부터 좀 볼까요.

▲왕성민 기자= 네, 이력을 보면 정통 법관 출신이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1964년생인 천대엽 대법관 후보자는 부산 성도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89년 제31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 21기를 수료한 뒤 1995년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로 임용되며 법관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부산고법 판사, 서울지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지내고 현재는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공개된 고위법관 재산 현황에 따르면 천 후보자의 재산은 2억 7천300만원으로 공개 대상 고위법관 144명 중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법원 안팎에선 이른바 '딸깍발이', 청렴하고 강직한 법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앵커= 법원 안팎에선 박상옥 대법관이 검찰 출신이어서 검찰 출신이 제청되지 않겠냐는 관측도 있었는데, 결국 천대엽 부장판사로 낙점이 됐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이번에 최종 후보로 낙점된 천대엽 부장판사 외에도 대검찰청 차장을 지낸 봉욱 변호사와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지난달 22일 대법관 후보로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추천했습니다. 세 명 중 유일하게 봉욱 변호사만 검찰 출신입니다.

다음 달 퇴임하는 박상옥 대법관도 검찰 출신이어서 봉 변호사가 대법관이 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많았는데, 김명수 대법원장은 결국 천대엽 수석부장을 낙점했습니다.   

▲앵커= 검찰 출신 대법관이 퇴임하면 검찰 출신을 추천한다, 이게 그동안 관행 같은 거 아니었나요.  

▲기자= 그렇게 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일단 연원을 돌아보면 대법관 구성 다양성 강화 차원에서 지난 1964년부터 검사 출신을 대법관으로 임명하는 관행 비슷한 게 생겼습니다. 1969년부터 1975년까지는 검찰 출신인 민복기 전 대법원장이 사법부 수장으로 재직한 전례도 있습니다. 최근 사례를 보면 대검 중수부장을 지낸 안대희 전 대법관이나 지창권, 강신욱 전 대법관이 검찰 출신입니다. 

그런데 2012년 안대희 대법관 퇴임 이후 잠시 검찰 출신 대법관 맥이 끊겼다가 2015년 박상옥 대법관이 취임하면서 검찰 출신이 다시 대법원에 들어갔는데, 박 대법관 후임으로 천대엽 부장판사가 최종 후보에 오르면서 어떻게 보면 검찰 출신 대법관 맥이 다시 끊긴 겁니다. 

관련해서 법원 공무원 노조는 지난달 31일 “특별한 기준 없이 검찰이라는 권력집단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구태의연한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며 봉욱 변호사의 대법관 지명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앵커= 앞서 천대엽 대법관 후보자 경력을 잠깐 언급했는데, 평가가 어떤가요. 

▲기자= 일단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두 번이나 지낸 점이 눈에 띕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은 법리해석 능력이 매우 뛰어난 법관들이 가는 요직입니다. 학계와 실무 종사자들이 두루 포함돼 있는 '양형연구회'를 창립하기도 했는데 열의와 능력 모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법원 안에서 천대엽 부장판사는 '걸어다니는 형사판례 백과사전'으로 불릴 정도로 해박한 형사지식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앵커= 천 부장판사가 선고한 판결 중 의미 있는 것을 소개한다면 어떤 게 있나요.  

▲기자= 지난 2012년 서울중앙지법에서 성폭력 사건 전담 재판부를 맡았을 당시 지적장애인 아동에 대한 강제추행 사건 피고인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면서 “성폭력 피해자인 아동이나 지적장애인이 주요 피해 부분에 일관된 진술을 한다면 사소한 부분에 대한 진술이 부정확해도 신빙성을 함부로 부정해선 안 된다”며 피해자의 특성에 대한 충분한 배려가 있어야 하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천 부장판사는 같은 해 성범죄 사건 심리에 관한 유의사항을 집필하기도 하고, 2014년에는 성범죄재판 실무편람을 발간하는 등 성범죄 재판 개선에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이밖에도 정치인이 출판기념회에서 이해관계자로부터 과도하게 찬조금을 받을 경우 이를 뇌물로 본 판결이나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부지 매입과 관련해 편법으로 국고 지원을 한 행위에 대해 국고횡령죄 유죄를 선고한 판결 등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앵커= 흔히 보수냐 진보냐 이렇게 가르기도 하는데, 천대엽 부장판사가 대법관이 되면 ‘김명수 대법원’의 대법관 구성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기자= 미국 연방대법원의 경우 낙태나 동성혼 등의 이슈를 두고 보수와 진보를 구분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이런 사회적 가치보다는 다소 정치적인 성향을 놓고 판단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관련해서 법조계에서는 김 대법원장을 비롯해 김선수, 노정희, 박정화, 김상환, 이흥구 대법관 등 6명은 진보성향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안철상, 노태악 이동원, 민유숙, 김재형 대법관은 중도, 이기택 대법관은 보수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굳이 평가를 하자면 천대엽 대법관 후보자는 정통법관 출신으로 법치주의 가치에 입각한 중도 내지는 중도 진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이기택 대법관도 올 9월 퇴임을 앞두고 있어 대법원의 중도-진보 색채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문 대통령이 다음 주 중 천 부장판사에 대한 대법관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일단 인사청문회를 지켜봐야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왕성민 기자 sungmin-w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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