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양육비 미지급자 아동학대·방임 등 혐의 고소장 입수... 형사처벌 전례 나오나
[단독] 양육비 미지급자 아동학대·방임 등 혐의 고소장 입수... 형사처벌 전례 나오나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0.05.22 17: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육비 미지급은 아동 방임"... '비양육자도 보호 의무' 인정 여부가 핵심 쟁점

[법률방송뉴스] 법률방송에서는 이번주 양육비 미지급 문제 관련해 일련의 기획보도를 전해드렸는데요.

그제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양육비 이행 법안이 재석 의원 만장일치로 통과되며 일단 첫발은 뗐다고 평가할 수 있는데, 양육비 미지급자 명단공개나 형사처벌 등은 추후 과제로 남겨두게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상습적·악질적 미지급자의 경우 왜 명단 공개나 형사처벌이 필요한지 그 이유와 단면을 보여줄 수 있는 관련 고소장을 법률방송이 단독 입수했습니다. 장한지 기자의 보도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법률방송이 입수한 아동학대와 아동유기, 방임 등 아동복지법 위반 고소장입니다.

가정폭력으로 이혼한 여성 A씨가 전 남편 박모씨를 상대로 낸 고소장입니다.

▶ '아동복지법 위반' 고소장 1. 가정폭력 아동학대 ◀

안좋게 끝나는 대개의 경우가 그렇듯 A씨도 지난 2010년 결혼 직후부터 남편의 가정폭력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그치겠지, 나아지겠지' 했던 남편의 폭력은 딸이 태어난 뒤에도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태어난 지 1년도 채 안 된 아기가 보는 앞에서 A씨를 마구 폭행했고, 2014년엔 폭행과 상해 등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을 정도로 남편의 폭행은 포악했습니다.

심지어 "친정에 가겠다"는 A씨 말에 격분해 남편은 "친정에 가면 너희와 너희 가족도 다 죽여버린다"며 식칼을 A씨와 아기에게까지 겨누고 욕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고도 분이 안 풀렸는지 남편은 식칼을 문에 던져 꽂아 A씨와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를 공포에 질리게 만들었습니다.

피해 아동이 행위로써 이를 기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해도 명백한 신체적·정신적 학대라는 것이 A씨를 대리하고 있는 양소영 변호사의 말입니다.

[양소영 변호사(법무법인 숭인) / A씨 변호인]
"아동복지법에는 보호의무 있는 사람이 아이를 학대하거나 방임하는 경우 아동학대죄로 ‘아동복지법 위반’인 것이죠. 그것으로 처벌하도록..."

▶ 아동복지법 위반 고소장 2. 아동유기 및 방임 ◀

2014년 초 이혼소송 중 사전처분으로 법원은 전 남편 박씨에게 A씨가 데리고 있는 딸을 면접교섭 하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마지못해 5~6회에 걸쳐 딸을 데려간 박씨는 당시 만 3세였던 딸을 자신이 일하는 시장 가게에 방치하는 등 유기·방임했다고 고소장에 적혀 있습니다.

고소장에 따르면 박씨는 딸이 배가 고프다고 여러 차례 의사표현을 했는데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제대로 먹이지 않았습니다.

면접교섭을 마치고 돌아온 딸이 가족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고기를 굽는 대로 허겁지겁 먹었고, "배고팠어? 아빠 만나 뭐 먹었어?"라고 묻자 딸이 "오늘 밥 안 먹었어"라고 말했고, 이후에도 면접교섭을 다녀올 때마다 딸이 계속 배고픔을 호소했다는 것이 A씨의 말입니다.

심지어 박씨는 시장통 더러운 박스에 딸을 넣어놓고 방치했고, 딸은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개가 무서워 공포에 떨었다고 합니다.

7년이 지난 지금도 이제 10살 된 딸은 "제 가슴에 상처가 있는 것 같고, 물바다가 된 것 같아요"라고 그때를 기억하고 있고, 고통의 기억은 고스란히 트라우마로 남았습니다.

이는 아동복지법상 명백한 아동방임과 유기에 해당한다는 것이 양소영 변호사의 설명입니다.

▶ '아동복지법 위반' 고소장 3. 양육비 미지급 ◀

2012년부터 별거하기 시작해 2015년 이혼 확정판결을 받은 A씨는 딸을 데리고 별거하며 이혼소송 초기인 2012년 12월 매달 60만원의 양육비 지급 판결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전 남편은 2019년 5월까지 양육비를 단 한 푼도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심지어 2018년 2월에는 딸이 수익자로 돼 있는 실비보험을 아무런 통보도 없이 해지해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게 하고, 해약금은 임의로 써버렸습니다.

이에 A씨가 양육비해결총연합회(양해연)와 함께 양육비 이행명령 등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절차를 다 거치자 전 남편은 2019년 6월부터 매달 10만원씩 말 그대로 주는 시늉만 하고 있고, 그동안 줬어야 할 5천만원 넘는 양육비는 지금도 '나 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가정폭력으로 시작된 아동학대와 방임, 유기는 양육비 미지급을 통해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양소영 변호사(법무법인 숭인) / A씨 변호인]
"그동안에는 양육자가 아닌 사람은 보호의무가 없으니까 이 부분은 '방임으로 보지 않는다'가 논리였어요. 그런데 지금 저의 주장은 어쨌든 비양육자도 부모로서 여전히 '친권'은 있는 사람이고, 그 친권에 기해서 보호의무가 있다고 볼 수 있어서 '보호의무 있는 자에 해당한다'가 저의 논리입니다. 그리고 양육비를 주지 않는 것은 방임이다, 이렇게..."

그리고 이런 양육비 미지급을 통한 사실상의 아동방임과 유기, 학대, 이게 비단 A씨 개인의 사연과 문제만은 아니라는 게 양해연의 말입니다.

[손민희 / 양육비해결총연합회 부대표]
"직접적인 신체적인 폭력만 학대가 아니라 아이들을 방치하고 방임하고, 또 심지어 이것은 생존권을 완전히 무시하는 거잖아요, 부모가..."

전 남편이란 사람은 형편이 어려워 양육비를 지급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외제차를 타고 명품을 걸치고 다닌다고 합니다.

양육비 미지급이 단순한 채권·채무 문제가 아닌, 아이와 양육자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이니만큼 상습적·악질적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해선 형사처벌 조항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양해연이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는 배경이자 이유입니다.

[손민희 / 양육비해결총연합회 부대표]
"이런 것들을 형사처벌해서 ‘이게 민사의 문제가 아닌 형사상의 법도 필요하다’라는 것을, 21대 (국회)에는 조금 더 그런 부분을 요구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부양의무자잖아요. 보호의무를 부담해야 하는..."

A씨가 낸 고소장이 검찰 기소로 이어질지, 재판에 넘겨진다면 법원이 양육비 미지급을 아동학대나 방임, 유기에 준해 유죄를 선고하는 전향적인 판결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