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38 사기동대’ 속 법 이야기 – 세금 체납을 이유로 한 출국금지
드라마 ‘38 사기동대’ 속 법 이야기 – 세금 체납을 이유로 한 출국금지
  • 김인석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 승인 2020.03.2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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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속의 산하Law] 화제의 영화, 드라마 등 대중문화 콘텐츠 중에서 관객과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법적 쟁점을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들이 칼럼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합니다. 김인석 변호사는 드라마 '38 사기동대'를 통해 세금 체납자에 대한 출국금지 사유를 따져봅니다. /편집자 주

 

김인석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김인석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드라마 ‘38 사기동대’는 실제 서울시 38세금징수과에서 체납된 지방세의 징수를 담당하는 세무공무원들을 모델로 한 드라마입니다. 편법으로 부를 축적하고 탈세를 저지르는 고액·상습 체납자들을 상대로 세금징수 공무원과 천재 사기꾼이 손을 잡고 세금을 징수해 내는 과정을 그린 코믹·범죄 드라마로, 몇년 전 한 케이블TV 채널에서 방영되어 공중파나 종편이 아닌 케이블 채널의 드라마도 성공할 수 있다는 선례가 된 화제의 드라마였습니다.

위 드라마에서는 서울시 38세금징수과가 실제 펼치는 활약상을 바탕으로 고액·상습 체납자를 상대로 한 가택수색 및 동산압류, 체납차량의 강제견인, 위장 이혼자에 대한 검찰 고발 등 이외에도 지방세 체납을 이유로 한 출국금지 요청이 그려졌는데, 이 글을 통해서는 세금 체납을 이유로 한 출입국관리법상의 출국금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출입국관리법 제4조에 따르면 법무부장관은 ①형사재판이 진행 중에 있는 사람(제1항 제1호) ②금고형 또는 징역형이 끝나지 않은 사람(제1항 제2호) ③벌금이나 추징금을 체납하고 있는 사람(제1항 제3호) ④3천만원 이상의 지방세 또는 5천만원 이상의 관세나 국세를 체납한 사람(제1항 제4호) ⑤중대한 범죄에 연루되어 수사를 받고 있는 사람(제2항)에 대해 출국을 금지할 수 있습니다.

이 중 형사재판 및 수사와 관련한 출국금지는 해외로 도주할 우려 또는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는 사람에 대한 것으로서, 비교적 잘 확립되어 있는 형사소송법적 원리에 따라 진행하게 됩니다. 이와는 반대로 세금체납자의 경우에는 그 기준이 다소 모호할 수도 있어, 체납자의 출국이 체납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금지됨으로 인해 다소 억울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에 우리 대법원은 “조세 미납을 이유로 한 출국금지는 그 미납자가 출국을 이용하여 재산을 해외에 도피시키는 등으로 강제집행을 곤란하게 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에 목적이 있는 것으로서, 조세 미납자의 신병을 확보하거나 출국의 자유를 제한하여 심리적 압박을 가함으로써 미납 세금을 자진납부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법무부장관은 조세 체납의 경위, 조세 체납자의 연령과 직업, 경제적 활동과 수입 정도 및 재산상태, 그간의 조세 납부 실적 및 조세 징수처분의 집행과정, 종전에 출국했던 이력과 목적·기간·소요자금의 정도, 가족관계 및 가족의 생활정도·재산상태 등을 두루 고려하여 출국금지로써 달성하려는 공익목적과 그로 인한 기본권 제한에 따라 당사자가 받게 될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합리적인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출국금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일관되게 판시하고 있습니다(이상 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2두18363 판결 등 참조).

한편, 대법원이 제시한 위 기준에 따르면 조세 미납자에 대한 출국금지의 결정에 있어서 중요한 판단의 기준은 “재산의 해외도피를 통해 과세관청의 강제집행을 곤란하게 할 우려”가 될 것인데, 이와 관련하여 서울행정법원 2015. 2. 26. 선고 2014구합64476 판결은 “출입국관리법상 출국금지를 위해서는 체납자가 그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킬 우려가 있으면 충분하므로, 체납자가 강제집행을 피해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킬 것이 확정적으로 증명될 필요는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전 세계로 사람과 물자가 이동하는 시대가 되다 보니 출국이 부를 상징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버렸고, 과거의 사업 실패로 고액 체납자가 되었으나 재기를 위해서는 반드시 출국이 필요한 경우, 또는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가족을 상봉하기 위해 반드시 출국이 필요한 경우 등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에 세금 체납을 이유로 한 출국금지에 있어서도 체납자의 세금 체납 경위와 출국이 필요한 사유 등이 더욱 면밀하게 파악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또한 세금 체납을 이유로 한 출국금지 대상자로서도 출국이 필요한 정당한 사유를 주장함으로써 공권력의 작용으로 인한 개인의 기본권 침해를 구제받을 여지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인석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jongoh-ha@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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