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만 6시간, 빈손 청와대 압수수색 논란... 고민정 "자료 특정도 안 하고 제출 요구만"
대기만 6시간, 빈손 청와대 압수수색 논란... 고민정 "자료 특정도 안 하고 제출 요구만"
  • 유재광 기자
  • 승인 2020.01.11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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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단 한 가지도 구체적으로 지목하지 않아... '보여주기식 수사' 유감"
검찰 "압색영장과 함께 상세 목록 추가 교부해 자료제출 요청했지만 거부"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연합뉴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어제(10일) 청와대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자료를 확보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온 것을 두고 검찰과 청와대가 상반된 주장을 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어제 오전 청와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자치발전비서관실, 옛 균형발전비서관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려 했지만 자료를 확보하지 못하고 저녁 6시 20분 영장 집행을 중단하고 철수했습니다.

청와대와 검찰에 따르면 청와대를 압수수색 나간 검사와 수사관이 6시간가량 ‘대기’만 하다 자료를 확보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선 겁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검찰이 실현되지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보여주기식 수사’를 했다”며 공개적으로 강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어제 저녁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검찰에 자료를 안 낸 게 아니라 특정하지 않아 못 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검찰이 구체적인 압수수색 대상을 특정하지 않고 ‘범죄자료 일체’라는 표현으로 압수수색을 시도했고, 이 때문에 청와대 역시 자료를 낼 수 없었다”는 게 고민정 대변인 설명입니다.

고민정 대변인은 문자 메시지에서 먼저 “기본적으로 청와대는 국가보안시설에 해당하기 때문에 형사소송법상 압수수색이 불가능하며 이를 허용한 전례도 없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임의제출 방식으로 성실히 협조해온 바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검찰은 문재인 정부 들어 어제 압수수색까지 포함해 모두 3차례 청와대 압수수색에 나섰고 앞선 두 번의 압수수색에서 청와대는 임의제출 형식으로 자료를 제출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 고민정 대변인은 “그러나 오늘 검찰이 가져온 압수수색 영장은 압수 대상이 특정되지 않았다. 어떤 자료를 압수하겠다는 것인지 단 한 가지도 구체적으로 지목하지 않고 자치발전비서관실에 있는 ‘범죄자료 일체’라는 취지로 압수 대상을 기재했다"고 밝혔습니다.

“임의제출 할 자료를 찾을 수 없는 영장인 것”이라는 게 고 대변인의 주장입니다.

자료를 임의제출 하려 해도 ‘범죄혐의와 관련된 문건’, ‘본건과 관련성이 인정되는 정보가 저장된 파일’ 등 영장이 추상적이고 지나치게 포괄적이서 뭘 제출하라고 하는 건지 특정이 되지 않아 제출할 수가 없었다는 설명입니다.

고민정 대변인은 이런 점들을 언급하며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과 2항에 따라 수사를 위한 강제처분은 원칙적으로 필요 최소한도 범위에 그쳐야 하고, 특히 공무소의 자료가 수사에 필요할 경우 공무소 조회 절차를 통해 얻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고민정 대변인은 이어 “공무소에 대해서는 가급적 강제처분을 자제하라는 취지”라며 “검찰이 공무소 조회 절차를 통해 수사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했다면 청와대는 종래 임의제출 방식으로 협조해왔던 것처럼 가능한 범위에서 자료를 제출했을 것이다. 검찰은 임의제출 방식으로도 협조하기 어려운 압수수색 영장을 가져온 것”이라고 거듭 검찰을 비판했습니다.

고민정 대변인은 그러면서 “가능한 절차를 시도하지 않은 채 한 번도 허용된 적 없는 압수수색을 시도하는 것은 실현되지 않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보여주기식 수사’를 벌인 것으로 강한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검찰에 대한 불쾌함을 여과없이 드러냈습니다.

검찰은 하지만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압수수색영장과 함께 상세한 목록을 추가로 교부해 자료제출을 요청했지만 ‘압수할 물건’ 범위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료를 제출받지 못했다”고 청와대 주장을 정면 반박했습니다.

“어떤 자료를 압수하겠다는 것인지 단 한 가지도 구체적으로 지목하지 않고 자치발전비서관실에 있는 ‘범죄자료 일체’라는 취지로 압수 대상을 기재했다”는 청와대 주장과는 180도 배치되는 주장입니다.

검찰은 그러면서 “현행법상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책임자 승낙 없이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으나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검찰은 청와대가 영장 집행을 거부할 경우 승낙 거부 의사를 명시한 서면을 제출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 또한 전달받지 못했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입니다.

청와대가 실질적으로 영장집행을 거부했으면서도 영장집행을 거부했다는 어떤 근거도 남기지 않았다는 취지의 비판입니다.

영장이라는 ‘물증’이 있으니 청와대나 검찰 모두 대놓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할 순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청와대와 검찰의 주장이 180도 다른 건 영장을 달리 해석할 이른바 ‘해석의 여지’가 있지 않나 추정합니다.

다만 이번 영장 집행 불발에서 보여지듯 8일 단행된 검사장급 인사와 이후 후속 중간간부 인사가 예정된 상황에서 청와대 선거개입 검찰 수사 동력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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