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무죄, 별장은 '미궁'으로... 법원 "공소시효 지나" 사실관계 판단 안 해
김학의 무죄, 별장은 '미궁'으로... 법원 "공소시효 지나" 사실관계 판단 안 해
  • 장한지 기자
  • 승인 2019.11.22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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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적 의혹 사건 실체 규명 못해... 1심 "뇌물 증거 부족, 공소시효 만료"

[법률방송뉴스] 성접대와 3억원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오늘(22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됐습니다.

2013년 3월 이른바 '별장 성접대' 동영상 의혹 제기 이후 약 6년 8개월 만입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에 대해 징역 12년에 벌금 7억원, 추징금 3억3천760만 원을 구형했는데요, 법원은 김 전 차관의 혐의 전부에 대해 무죄, 또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면소를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별장 성접대 동영상의 사실관계 여부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판단 자체를 하지 않았습니다.

장한지 기자가 김학의 전 차관 무죄 선고 이유를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무죄를 예상했던 것인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은 다소 밝은 표정으로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했습니다.

앞선 재판에서 무죄를 호소하며 통곡하기도 했던 김 전 차관은 막상 오늘 선고공판에서는 별다른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오늘 김 전 차관의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김 전 차관의 부인은 무죄가 선고되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재판부는 김 전 차관의 각종 뇌물 혐의에 대한 무죄 선고 이유로 크게 '공소시효 만료'와 '증거 부족' 두 가지를 들었습니다.

특히 재판부는 "2006∼2008년 금품과 성접대 등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것은 모두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만 밝히고, 사실관계 인정 여부 등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국민적 의혹을 받았던 '별장 성접대' 동영상 속 인물이 김 전 차관인지, 성접대가 있었는지 여부는 규명되지 못한 것입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차관에게 성접대, 금품 등 뇌물을 준 사람은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사업가 최모씨, 저축은행 회장 김모씨 등 3명입니다.

첫 번째 뇌물공여자, 건설업자 윤중천씨입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2006년부터 2008년 사이 윤씨로부터 현금 1천900만원과 1천만원짜리 그림, 200만원 상당의 코트를 받았습니다.

또 2006년부터 이듬해까지 윤씨의 강원 원주시 별장, 서울 역삼동 오피스텔에서 이모씨 등 여성들과 13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갖는 등 성접대를 받은 것도 '뇌물수수 혐의'에 포함됐습니다.

액수 불상의 성접대를 제외하면 뇌물수수 총액은 3천여만원이 됩니다.

뇌물 액수 3천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의 뇌물죄는 공소시효가 10년입니다.

재판부는 2006년부터 2008년 사이 김 전 차관의 뇌물수수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김 전 차관이 성접대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윤씨를 시켜 1억원 상당의 채무 분쟁을 끝내도록 한 것은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서는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김 전 차관은 또 2012년 4월 윤씨의 부탁을 받고 형사사건 진행상황을 알려줘 '수뢰 후 부정처사 혐의'도 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이 또한 "부정한 행위가 있었는지 유무와 대가관계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또 다른 뇌물공여자, 사업가 최모씨입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2003년부터 2011년 사이 최씨로부터 상품권, 신용카드 대금, 차명 휴대폰 이용요금, 명절 떡값, 술값 등 모두 3천95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또한 뇌물 액수 1억원 미만으로 공소시효 10년을 적용,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마지막 뇌물공여자, 모 저축은행 회장을 지낸 김모씨입니다.

김씨는 2012년 사망했는데요, 검찰은 김 전 차관이 김씨로부터 2007년부터 2009년까지 5천600만원, 2000년부터 2007년까지 9천500만원을 친척 계좌로 송금받았다고 파악했습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5천600만원은 직무관련성 및 대가성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하고, 그 이전에 받은 9천500만원은 1억원 미만 뇌물의 공소시효 10년이 지났다고 판단했습니다.

김 전 차관 변호인단은 오늘 선고 후 검찰이 애초 여론과 공소시효에 떠밀려 무리하게 기소했다고 말했습니다.

[강은봉 변호사 / 법무법인 재현]
"수사관의 의중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여러가지 여론적인 분위기도 있고 해서 피고인을 꼭 기소시켜야 된다는 부담이 있었을 것 같아서 제3자 뇌물죄라든지 부정처사 부분을 구성한 게 아닌가..."

그러면서 별장 성접대 사건에 대해서 더 이상 사법적 판단을 받을 대상이 아니라고도 말했습니다.

[강은봉 변호사 / 법무법인 재현]
"(별장 성접대 관련) 재판부에서 판단을 하지 않으셨는데, 그 부분은 더 이상 사법적으로 판단을 받을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별장 성접대' 사건의 핵심인물인 윤씨는 1심에서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받았는데요, 윤씨 재판부도 사기 등 혐의만 유죄를 선고하고 김 전 차관 관련 성범죄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오늘 법원의 선고로 '별장 성접대' 사건은 영원히 미궁 속으로 빠질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검찰이 2심에서 새로운 증거를 내놓지 못한다면 1심 판결을 뒤집기 힘들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시각입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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