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 분담 6조원 요구 특별협정 이대로 괜찮은가’ 국회 토론회
"올해 대비 5배 50억 달러 요구는 협박... 주둔비 부풀리기 의혹도"

[법률방송뉴스] 국회에선 오늘(20일) 오후 참여연대와 민변 등 시민단체와 무소속 천정배 의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정의대 김종대 의원 등 공동주최로 ‘방위비 분담 6조원 요구 특별협정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제목의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민변 국제위원장과 노무현 정부에서 법무부장관을 지낸 국회 외통위 소속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최근 미국이 올해 분담금의 5배가 넘는 50억 달러, 약 6조원을 요구하고 있다"며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미국의 터무니없는 요구에 적극 대응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고 오늘 토론회 개최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천정배 의원은 “한국은 아주 부자나라인데 왜 스스로 방어할 수 없는가”라며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 가능성까지 내비친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의 지난주 발언을 언급하며 “미국이 매우 과도하고 이례적인 방식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방 전문가인 국회 국방위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의 표현은 더 직설적입니다.

"이미 한국은 미군이 주둔하는 국가 중 가장 큰 분담금을 부담하는 국가임에도 미국은 1조 389억원도 적다며 6조원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대비 5배의 방위비를 요구하는 것은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 정부에 도가 지나친 갑질을 하는 것이며 이는 한미행정협정의 주한미군에 대한 지위 보장과 지원을 넘어선 위반사항이다. 동맹의 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협박이다“는 것이 김종대 의원의 상황 인식입니다.

미국이 단순히 요구 액수를 5배 넘게 급격하게 올렸다는 것이 비판의 전부가 아닙니다.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 요구의 부당성과 우리의 대응 기조와 방향’이라는 제목으로 오늘 토론회 발제를 맡은 유영재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의 발제문을 통해 각론을 좀 들여다보겠습니다.

국방부가 펴낸 ‘2018년 국방백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한국이 주한미군에 대한 직·간접 지원비로 부담하고 있는 금액이 5조 4천 563억원에 이릅니다.

여기에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50억 달러 약 6조 550억원을 더하면 기존에 직·간접 지원비에 포함된 기 지급 부담금을 제외하고 한국이 부담해야 될 액수는 10조 5천 793억원이 된다는 게 유영재 연구위원의 계산입니다.

이는 한국과 경제 규모가 비슷한 터키의 한해 전체 국방예산 9조 7천억원을 훨씬 넘는 말도 안 되는 액수라는 게 유 연구위원의 지적입니다.

일단 우리 정부가 2020년 방위비 분담금으로 책정해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 금액은 올해와 같은 1조 389억원입니다.

여기에 협상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수조원의 분담금을 추가로 분담해야 한다면 미군 주둔 분담금을 위한 사유 하나 만으로 추경을 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2019년 추경예산 5조 8천억원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던 논란을 상기한다면 이 사태가 한국의 국가재정 운용과 국회 예산심의권을 얼마나 참담하게 유린하는 것인지 알 수 있다"는 것이 유영재 연구위원의 비판입니다.

유 연구위원은 나아가 미국이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부풀린 의혹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주한미군 규모나 훈련 등에 특별한 변동이 없는데도 미 국방부 예산 자료에 따르면 2018년에서 2019년 주한미군 운영유지비가 11억 달러에서 22억 달러로 1년 사이 11억 달러나 급증하는 등 주둔비용을 부풀린 의혹이 크다는 겁니다.

이는 미군 주둔 규모가 한국의 2배가 넘는 주일미군 운영유지비 17.58억 달러와 비교해 봐도 터무니없는 액수라는 지적입니다.

이를 1인당 운영유지비로 환산하면 주한미군은 1인당 7만 5천 360달러, 주일미군은 2만 8천 93달러로 2.7배에 이른다는 것이 유영재 연구위원의 계산입니다.

전 세계에서 방위비분담협정을 맺어서 미군을 지원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밖에 없는데 그나마 GDP 대비 분담금을 보면 한국이 일본의 2.5배에 이르는 전 세계에서 가장 과중한 분담금을 부담하고 있다는 겁니다.

거기다 기존에 지급했던 방위비 분담금도 남아돌고 있는 점, 방위비 분담금을 훨씬 상회하는 미국산 무기 구입비 등을 감안하면 어느 모로 봐도 미국의 50억달러 분담금 요구는 정말 말도 안 된다는 주장입니다.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게 온전히 한국 방어와 보호만을 위한 것인지,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동북아 유사시 미국의 필요와 작전 차원인지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이인영, 나경원, 오신환,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오늘 “합리적 협상이 되도록 미국과 의회외교를 하겠다”며 3박 5일 일정으로 나란히 출국했습니다.

천정배 의원 말마따나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미국의 터무니없는 요구에 당당히 대응하고 합리적인 해결책 마련의 실마리를 찾아오길 바라겠습니다.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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