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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플러스] '염전노예' 국가 상대 손배소... 피해자 8명 중 1명만 승소 왜?'신안 염전노예' 피해자 8명, 국가·지자체 상대 손배소 제기
경찰에 도움 요청한 피해자 1명만 승소... "3천 700만원 지급"
다른 피해자 7명은 "구체적으로 피해 입증 못했다" 패소

[앵커] 2014년 국민을 충격에 빠트렸던 전남 신안 ‘염전 노예’ 사건,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1심 선고가 오늘 났습니다. ‘이슈 플러스’, 김효정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염전노예 사건, 어떤 사건이었죠.

[기자] 네, 전남 신안군 외딴 섬에 있는 염전에서 장애인 등을 감금해 말 그대로 노예처럼 일을 시키고 폭행한 사건인데요. 피해자들은 적게는 1~2년에서 길게는 20년 넘게 그곳에 갇혀 있었던 사람도 있습니다.

[앵커] 20년 넘게 사실상 노예 생활을 한 사람까지 있었다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이 어떻게 세상에 알려지게 된 건가요)

피해자가 보낸 한 통의 편지가 계기였는데요. 염전에서 1년 5개월여 동안 소금을 만들었던, 시각장애인 판정을 받긴 했지만 시력을 완전히 상실하지는 않은 김모씨 라는 피해자가 있었습니다.

김씨는 몇 번의 탈출 시도가 주민들의 방해로 매번 실패로 돌아가자, 어렵게 종이와 펜을 구해 어머니한테 편지를 써서 읍내에 어떻게 나가 편지를 부쳤다고 합니다. 편지를 받은 어머니가 경찰에 신고해 김씨를 구출하면서 사건이 알려지게 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김씨의 탈출 시도가 주민들의 방해로 실패했다는 얘기는 또 뭔가요.

[기자] 네. 마을 전체가 한통속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섬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인 선착장까지 김씨가 몇 차례 다다랐지만, 주민들에게 발각돼 다시 염전으로 끌려갔다고 합니다.

[앵커] 선착장까지 도망갈 수 있었다면 파출소나 읍사무소 같은 데에 도움을 청할 수도 있지 않았나요. 그런 게 전혀 없는 섬마을이었나요.

[기자] 그건 아니고, 그 부분이 바로 이 사건이 국가배상소송으로 이어진 배경인데요. 오늘 소송의 원고 중 한 명인 박모씨는 염전 주인이 안 보는 틈을 타 관할 파출소로 도망가 도움을 구했지만, 경찰은 이를 묵살하고 오히려 염전 주인을 불러 박씨를 인계했다고 합니다.

[앵커] 황당하네요.

[기자] 네, 또 다른 원고 채모씨는 섬의 유일한 탈출구인 선착장까지 여러 차례 도망갔지만 선착장에서 채씨에게 표를 팔지 않아 염전으로 다시 잡혀오는 일이 반복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박씨와 채씨를 포함한 8명의 피해자들이 염전을 감독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근로감독관과 직업소개소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신안·완도군청, 피해자의 신고를 묵살한 경찰 등 국가와 지자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겁니다.

[앵커] 오늘 1심 선고 결과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네, 피해자인 원고는 모두 8명인데요. 파출소를 찾아갔지만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한 박씨만 이겼을 뿐, 나머지 7명은 모두 패소했습니다.

“박씨가 새벽에 염전을 몰래 빠져나와 도움을 요청했는데도 경찰관은 지적장애가 있는 박씨를 보호하고 염전 주인의 위법한 행위를 조사하기는커녕 염주를 파출소로 부르고 자신은 자리를 떠났다”

“경찰관의 행동으로 인해 박씨는 결과적으로 염전에 돌아가게 됐고 당시 박씨가 느꼈을 당혹감과 좌절감이 극심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는 박씨에게 3천 7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앵커] 다른 피해자 7명은 왜 진 건가요.

[기자] 네, “나머지 원고들은 공무원의 고의나 과실에 의한 위법한 공무 집행이 있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주장하지 않거나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 법원 판단인데요.

피해자들이 탈출을 못한 걸 신안군청이나 공무원 잘못으로 보기 힘들다는 게 법원 판단입니다.

[앵커] 공무원이 제대로 한 것도 없지만 불법이나 위법한 행위를 한 것도 아니라는건데, 피해자들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네, 피해자들의 변호를 맡은 서창효 변호사는 “장기간 감금과 가혹행위에 시달린 피해자들이 입증자료를 마련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지자체나 국가가 가지고 있는 문서 제출 명령을 신청했지만 그 부분이 제대로 제출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는데요.

판결문을 확인한 뒤 항소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염전 주인이야 그렇다 해도 마을 사람들이 한통속으로 피해자들의 탈출을 방해했다는 게 참 그러네요. 잘 들었습니다.

김효정 기자  hyojeong-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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