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김부겸 전 국무총리(오른쪽)가 1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김부겸 전 국무총리(오른쪽)가 1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의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박용진 의원 공천' 문제를 두고 충돌하면서 민주당 공천 잡음이 또다시 불거지는 모양새입니다.

김 위원장은 어제(16일) "박용진을 사실상 배제하는 경선 결정이 과연 잘된 결정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당이 공식 선거운동을 앞두고 가장 큰 위기에 처했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정봉주 후보의 공천철회 결정은 잘한 일"이라면서도 민주당 지도부가 해당 지역구에 전략 경선을 실시하기로 한 데 대해서는 "박용진 의원을 사실상 배제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목발 경품 막말' 논란에 휩싸인 정봉주 후보의 공천을 취소한 후 이 자리에 정 후보와 결선 경선을 치렀던 박 의원을 공천하는 대신 전략 경선을 실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새로 치러지는 전략 경선에서는 지난 경선 당시 박 의원의 발목을 잡았던 '경선 득표 30% 감산 패널티'가 동일하게 적용될뿐 아니라 해당 지역과 전국의 권리당원 투표로만 진행돼 비명계인 박 의원에 불리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 위원장은 "다른 사례를 보더라도 결국 박용진은 안된다는 결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며 "단지 강북을뿐 아니라 한강벨트는 물론, 서울과 수도권 전체에 미칠 영향이 심히 염려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얼마 전 당의 컷오프 결정을 수용한 친문계 핵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긴급호소문'을 통해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다. 바로잡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모두가 힘을 모아 윤석열 정권 심판에만 집중하게 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박 의원을 강북을에 공천해야 한다는 의견을 당 지도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박 의원의 공천 승계를 사실상 거절하며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이날 경기 하남 신장시장을 찾은 이 대표는 "어떤 경기에서도 승부가 났는데 우승 후보가 문제됐다고 해서 차점자가 우승자가 되지는 않는다"며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이 무효 돼도 차점자를 올리지는 않는다"고 일축했습니다.

이어 "이해찬 전 대표가 선거에서는 승자와 패자만 있지 2등은 없다고 하셨는데 그 말씀에 일리가 있다"며 "(차점자에 공천을 승계하면) 승자를 끌어내기 위해 온갖 일이 벌어질 것이다. 국민과 당원의 뜻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무도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경선에 참여할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박용진 의원도 (후보자 공모)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의원 외에도 민주당 공천 파동의 뇌관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경기 안산갑 양문석 후보는 과거 작성한 칼럼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실패한 불량품"이라고 표현해 비하 논란이 일어났고, 서울 은평을 김우영 후보는 비명계 정치인들을 향해 "대가리를 뽀개버리겠다"고 말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같은 입장문에서 "막말과 관련해 논란이 있는 후보들이 있다"며 "강북을 후보 교체 과정에서 우리가 확인한 경선 이전의 절차에서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부분을 다시 한번 검증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습니다.

이어 "국민의힘은 도태우, 정우택 장예찬 후보까지 공천을 철회했는데, 우리 당이 이런 부분에서 미적거리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겸손하게 자세를 낮춰야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노무현재단의 이사장이기도 한 정 전 총리 역시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사장이기에 앞서 노무현의 동지로서 양문석 후보의 노무현에 대한 모욕과 조롱을 묵과할 수 없다"며 "양 후보에 대한 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양문석 후보에 대한 문제는 명확히 말씀드렸다"며 "선대위 안에 여러 분들이 있어 각자 생각이 일부 다를 수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한편 정봉주 후보의 공천이 취소된 서울 강북을에는 박용진 의원 등 20명이 대거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용진 의원은 SNS에 "절차와 원칙을 지키는 정치야말로 이기는 민주당을 만드는 첩경"이라며 "바보스러울지라도 그런 원칙에 따라 경선에도 참여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한민수 대변인은 SNS에 이 대표와 함께 찍힌 사진을 올리고 "강북구민과 함께 이 대표를 지키고 윤석열 정권의 폭정을 막아내겠다"며 출마의 뜻을 밝혔습니다.

한편 민주당 전략공관위는 회의를 통해 경선 후보자를 3명가량으로 압축하고, 구체적인 경선 방식과 일정 등을 확정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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