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을 지역구에 민주당 공천을 받은 정봉주 전 의원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북을 지역구에 민주당 공천을 받은 정봉주 전 의원 (사진=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후보로 확정된 정봉주 전 의원의 '막말 논란'이 연일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앞선 경선에서 정 전 의원에게 패한 박용진 의원이 재심을 신청한 가운데, 강북을 지역 '공천 백지화'까지 거론되는 상황입니다.

◇ "발목 지뢰 경품은 목발" 발언 파장

정 후보는 지난 11일 민주당 서울 강북을 총선 후보 경선에서 '비명계' 박용진 의원을 꺾고 본선행 티켓을 획득했습니다.

그러자 정 후보가 지난 2017년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정봉주의 전국구' 방송에서 북한 스키장 활용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DMZ에는 멋진 것이 있다. 발목지뢰다"라며 "DMZ에 들어가고 경품을 내는 거다. 발목 지뢰를 밟는 사람들에게 목발 하나씩을 주는 것"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재조명됐습니다.

2015년 경기 파주시 DMZ에서 수색작전을 하던 우리 군 장병 2명이 북한이 매설한 목함지뢰로 크게 다친 '목함지뢰 폭발 사건'을 언급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이 사건으로 당시 육군 제1보병사단의 하재헌 하사는 오른쪽 무릎 위와 왼쪽 무릎 아래, 김정원 하사는 오른쪽 발목을 절단했습니다.

파장이 커지자 정 후보는 SNS를 통해 "과거 목발 경품 발언 직후 당사자께 직접, 유선상으로 사과드리고 관련 영상 등을 즉시 삭제한 바 있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마음으로, 과거 제 발언에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수습에 나섰습니다.

◇ 당사자 "사과 받은 적 없어"... 野 윤리감찰 착수

그러나 목함지뢰 폭발사건의 당사자들은 '사과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육군 복무 중인 김정원 상사는 전날 TV조선과의 통화에서 "(정 전 의원이 언급한)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런 연락도 사과도 받은 적 없다"며 "DMZ에서 지뢰로 부상당한 장병 모두를 칭했다면 그것도 그들에 대한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재헌 예비역 중사 측도 정 전 의원 발언과 관련해 사과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민주당은 이날 후보들에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을 주의하라"며 "이를 위반하면 공천 취소를 포함해 긴급 징계할 것임을 경고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이재명 대표 역시 같은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회의에서 "저를 비롯한 우리 민주당의 모든 후보와 당의 구성원들도 앞으로 더 한 층 말과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은 사과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윤리감찰에도 착수했습니다.

당 관계자는 "사과의 진위 논란이 불거진 만큼 이를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안규백 전략공천위원장은 오늘(14일) BBS 불교방송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정치인의 말은 천금보다도 무겁다"며 "이런 가벼운 발언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부적절한 발언이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 "조계종=김정은 집단?"... 욕설까지

정 후보의 사과와 민주당의 수습에도 정 후보와 관련된 논란의 불씨를 끄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법보신문에 따르면 정 후보는 지난 2015년 3월 바른불교재가모임 창립법회에서 조계종을 가리켜 "김정은 집단과 똑같은 집단이 대한민국 심장부 종로에 똬리를 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해당 발언으로 불교계로부터 비판을 받은 정 후보는 2015년 4월 조계사를 찾았다가 조계사 직원들에게 욕설을 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또 지난 1월에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실시간 댓글창을 확인하며 "댓글을 봐야 한다. 이게 벌레가 많이 들어왔나, 진보가 많나, 보수가 많나"라고 말한 사실도 알려졌습니다.

정 후보의 발언을 의식한 진행자가 '사람들이 말 험하게 쓰면 벌레냐. 약간 막말에 가깝다'고 지적하자 "바퀴벌레 딱 나오면 벌레가 나왔다고 하지"라고 말했습니다.

금태섭 전 의원은 SNS에 정 후보가 과거 자신을 향해 "너 한번 만나면 죽여버려 이제. K머시기! 이 X만 한 XX야! 전국 40개 교도소 통일된 조폭이 내 나와바리야!"라고 말했다며 폭로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앞서 '하위 10% 패널티'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선에서 정 후보에게 패해 공천에서 탈락한 박용진 의원은 현재 재심을 신청한 상황으로, '공천 백지화'가 현실화될 경우 민주당의 서울 강북을 지역의 공천 행방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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