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태우·정봉주 차기 후보자 주목
중도층 표심에 변수로 작용할 듯
[법률방송뉴스]
여야가 이른바 '막말 리스크'를 일으킨 후보들의 공천을 전격 취소했습니다.
아직 양당 중 그 누구도 총선 승리를 확신하지 못하는 팽팽한 접전 상황에서 '중도층'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 與, 도태우 공천 취소
국민의힘은 어제(14일) 저녁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진 도태우 후보의 대구 중·남 공천을 취소했습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입장문을 통해 "공천관리위원회는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도태우 후보에 대한 공천 취소를 의결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지난 11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천 재검토를 요청한 뒤 재논의 끝에 "후보가 한 사과의 진정성을 인정한다"며 만장일치로 공천 결정을 유지하기로 한지 이틀 만에 결정을 번복한 것입니다.
공관위는 "공천자가 국민정서와 보편적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사회적 물의를 빚은 경우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한 경우 후보 자격 박탈을 천명한 바 있다"며 공천 철회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어 "도태우 후보의 경우 5·18 폄훼 논란으로 두 차례 사과문을 올린 후에도 부적절한 발언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도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변호사 출신으로, 앞서 국민의힘으로부터 대구 중·남 지역 공천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2019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5·18 명예 회복을 위해 북한 개입을 조사해야 한다'는 취지의 방송을 통해 "조직적인 무기고 탈취와 관련해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가 된다. 5·18에 대해서도 북한 개입 여부라는 부분은 초기에는 현재 시점과 달리 그런 부분이 상식적이었던 것 같다"고 말한 것이 드러나며 파장이 일었습니다.
이후 도 후보는 두 차례에 걸쳐 공개 사과문을 발표하는 등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으나, 과거 문재인 정부 당시 도 후보가 서울 광화문 태극기 집회에 참여해 "혹자는 문재인의 이런 기이한 행동을 볼 때 '죽으면 그만하는가 하는 그런 상상을 해보게 된다'고 한다"는 발언이 추가로 알려지며 논란이 거세졌습니다.
또 "뇌물 혐의가 있던 정치인은 죽음으로 영웅이 되고 그 소속당은 그로 인해 이익을 봤으며 그를 책임 있는 사람이라고 추켜세우기까지 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칭한 듯한 발언도 알려지며 당 안팎으로 비판이 높아지자 결국 공천 후보자 자격을 박탈 당했습니다.
◆ 野, 정봉주 공천 철회
더불어민주당도 같은 날 저녁 '목발 경품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정봉주 후보의 서울 강북을 공천을 철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정 후보가 목함 지뢰 피해 용사에 대한 거짓 사과 논란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쳤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정 후보는 지난 11일 민주당 서울 강북을 총선 후보 경선에서 '비명계' 박용진 의원을 꺾고 본선행 티켓을 획득했습니다.
그러나 정 후보가 지난 2017년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정봉주의 전국구' 방송에서 북한 스키장 활용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DMZ에는 멋진 것이 있다. 발목지뢰다"라며 "DMZ에 들어가고 경품을 내는 거다. 발목 지뢰를 밟는 사람들에게 목발 하나씩을 주는 것"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재조명되며 비난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문제가 커지자 정 후보는 "당사자께 직접, 유선상으로 사과드리고 관련 영상 등을 즉시 삭제한 바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마음으로, 과거 제 발언에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수습에 나섰고, 민주당 역시 13일까지만 해도 "발언 직후 (정 후보가) 사과했다"며 후보자 자격을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그러나 해당 발언의 당사자들이 정 후보로부터 사과받은 적이 없다고 전하며 '거짓 해명' 논란이 번졌고, 2015년 조계종 욕설 사건과 지난 1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시청자 댓글을 향해 '벌레'라고 발언한 사실도 알려지며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박 대변인은 "이재명 당대표는 경선을 1위로 통과한 강북을 정봉주 후보가 목함지뢰 피해용사에 대한 거짓사과 논란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바, 당헌·당규에 따라 해당 선거구의 민주당 후보 재추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 총선 변수 '막말 리스크'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앞다퉈 막말 파문 당사자들의 후보자 공천을 취소하면서, '막말 리스크'가 이번 총선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막말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8일 인천 계양을 선거운동 당시 한 젊은 남성을 향해 "설마 2찍 아니겠지"라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2찍은 지난 대선에서 기호 2번 윤 대통령을 찍은 유권자를 가리키는 말로, 제1 야당의 대표가 다소 혐오적인 표현을 사용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에 이 대표는 다음 날 "대단히 부적절한 표현이었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으나 어제(14일) 세종시를 방문해 "지금까지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가 '정치 잘했다. 나라 살림 잘했다. 살 만하다. 견딜 만하다. 즐거운 마음으로 앞으로도 계속 더 많은 권한 줘서 나라 살림 하게 해야 되겠다’ 싶으면 가서 열심히 2번(국민의힘)을 찍든지, 아니면 집에서 쉬시라"고 발언하며 다시금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부산 수영구 지역에서 공천을 받은 장예찬 후보도 과거 '막말 퍼레이드'가 수면 위로 드러나며 공천 취소 위기에 처했습니다.
장 후보는 2014년 자신의 SNS에 "매일 밤 난교를 즐기고 남녀 가리지 않고 예쁘거나 잘생긴 사람한테 집적대는 사람이라도 맡은 직무에서 전문성을 보인다면 프로로서 존경하는 사회가 좀 더 건강한 사회이지 않을까"라며 도덕성과 윤리적 기준에 대한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어 또 다른 글에서는 "서울시민의 교양 수준이 얼마나 저급한지 날마다 깨닫는다"며 "수준이 일본인 발톱의 때만큼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까"고 적은 사실도 알려졌습니다.
조수연 대구 서구갑 후보는 과거 일제강점기에 대해 "백성들은 봉건적 조선 지배를 받는 것보다 일제 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 모른다"면서 이완용 등 친일파는 두둔하는 발언으로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