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왼쪽),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왼쪽),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

[법률방송뉴스]

여야의 공천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 됐습니다.

여당 국민의힘에서는 '용산·검사' 출신 인사들의 총선 본선 진출은 예상 외로 많지 않았지만 '친윤·현역 불패'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야당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서울 지역에는 현역 의원들이 강세를 보인 반면 민주 텃밭으로 불리는 광주 지역에서는 대거 물갈이 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  與,  '용산·검사' 논란 피했지만  '친윤·현역' 그대로

오늘(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254개 선거구 중 90%가 넘는 233곳의 공천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16년 만에 254개 지역구 전체에 후보를 내기로 했습니다.

현재는 결선 투표를 포함해 경선이 진행 중이거나 치러질 예정인 16곳, 국민추천 지역으로 지정된 5곳만이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공천을 신청한 대통령실 출신 38명 가운데 공천이 확정된 인사는 약 11명에 그쳤는데, 이들 중에서도 절반 이상은 야권이 강세를 보이는 일명 험지에 출마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먼저 정희경 전 정무1비서관은 민주당 출신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6선을 지낸 경기 의정부갑에, 장성민 전 미래전략기획관은 전해철 민주당 의원이 3선을 지낸 안산갑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신재경 전 선임행정관은 민주당 출신의 윤관석 무소속 의원이 3선을 지낸 인천 남동을에, 이승환 전 행정관은 박홍근 민주당 의원이 3선을 지낸 서울 중랑을에 단수공천됐습니다.

정치 경험이 없는 검사 출신 중 이번 총선에서 공천을 받은 이들은 현재까지 8명입니다.

인천 동구·미추홀구갑에 심재돈, 경기 의왕·과천 최기식, 경기 시흥갑 정필재, 경기 용인갑 이원모, 충북 청주서원구 김진모, 대전 대덕구 박경호, 대전 서구갑 조수연, 부산 해운대구갑 주진우 등입니다.

반면 불출마나 경선 패배, 컷오프(공천 배제) 등으로 본선 진출 티켓 확보에 실패한 현역 의원은 모두 37명으로 재적 의원 114명의 32%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번 22대 총선에서 최종 현역 교체율이 35%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직전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의 현역 교체율인 43%보다 적은 수치입니다.

국민의힘 공천에 '친윤계 현역 불패'라는 지적이 이어지는 이유입니다.

특히 친윤계(친윤석열계)는 사실상 전원 생존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한 '친윤' 장제원 의원을 제외하고 권성동(강원 강릉),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윤한홍(경남 창원마산회원) 등 윤핵관 의원 모두 단수공천 대상자로 선정된 것입니다.

아직 공천받지 못한 친윤계는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및 당선인 시절 수행실장을 지낸 초선 비례대표 이용 의원뿐으로, 경기 하남갑 경선 결과는 오는 13일 발표될 예정입니다.

지난해 전당대회 당시 나경원 전 의원의 당 대표 출마를 공개 반대한 이른바 '연판장 초선' 30명도 대부분 공천을 받았습니다.

특히 이 중 윤석열 전 대통령과 검사 시절부터 친분을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진 울산 중구 박성민 의원은 '나경원 연판장 명단'으로 대표되는 인물임에도 경선에서 승리하며 본선행을 확정 지었습니다.

◆  野,  현역 의원 서울 '강세', 텃밭은 '물갈이'

더불어민주당은 모두 213곳에서 후보를 확정지었습니다.

임혁백 공관위원장은 "민주당 현역 교체율이 역대 최고인 45%에 이르렀다"며 "현역 교체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시스템 혁신 공천으로 실현시켰다"고 자평했습니다.

다만 민주당 현역 의원들의 운명은 지역별로 갈린 모양새입니다.

서울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전체 49개 지역 구 중 강남, 서초 등 여당 강세 지역을 제외하고 41석에서 민주당이 당선된 이른바 '효자' 지역입니다.

그만큼 총선 승리를 위해 꼭 지켜야 할 지역으로 여겨지는 서울에서는 어제(10일)까지 지역구 48곳 중 경선이 진행 중인 강북을, 노원갑, 중·성동을, 서대문갑을 제외하고 44곳의 후보자를 확정지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현역 의원은 절반가량인 21곳에서 단수 공천을 받았고, 6곳에선 경선을 거쳐 본선행 티켓을 따냈습니다.

21대 현역 의원 41명 중 최소 27명(약 66%)이 국회 재입성을 노리는 것입니다.

오늘 저녁에 발표되는 강북을(박용진 의원) 경선 결과와 중·성동을(박성준 의원) 노원갑(우원식·고용진 의원) 경선 결과에 따라 현역 의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비명계 의원 대부분이 탈락의 고배를 맞은 가운데, 친명계들은 자리를 지킨 점이 눈에 띕니다.

이재명 대선 경선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을 지낸 조정식 의원(경기 시흥을)과 상황실장 출신의 김영진 의원(경기 수원병), 대표적인 친명계 정청래(마포을), 서영교(중랑갑), 장경태 최고위원(동대문을) 및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동작갑),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강북갑) 등 친명 인사들이 단수공천을 받았습니다.

'민주 텃밭'으로 불리는 광주에서는 현역 의원들을 상대로 공천 칼바람이 불었습니다.

조오섭(북구갑), 이형석(북구을), 윤영덕(동남갑), 이병훈(동남을) 등 현역 의원들이 경선에서 줄줄이 공천에서 탈락한 겁니다.

광주 8개 지역 중 경선이 진행 중인 서구갑을 제외한 7곳의 공천 작업이 마무리됐는데, 현재까지 살아남은 현역은 친명계 민형배 의원(광산을)뿐입니다.

여기에 의원 평가 하위 20%에 해당하는 서구갑 송갑석 현역 의원이 '경선 득표의 20% 감산' 패널티를 극복하지 못하고 경선에서 탈락한다면 광주 현역은 민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탈락하는 셈입니다.

민주당 양지인 광주 지역에서 현역 의원들이 별다른 존재감을 띄우지 못한 것이 경선에서 탈락하게 된 이유라는 분석도 있으나, 새로운 인물을 내세우더라도 의석을 빼앗길 부담이 덜한 양지라는 점이 '물갈이'의 원인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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