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생명의 고귀함, 범죄 악용 가능성
찬성: 인간의 존엄한 죽음을 위한 권리

 

▲신새아 앵커= 얼마 전 네덜란드 전 총리 부부가 동반 안락사를 통해 세상을 떠나면서 다시금 안락사 논쟁에 불이 붙었는데요.

생명의 존엄성과 고귀함을 이유로 안락사를 반대하는 의견도 있지만, 인간이 고귀하고 존엄하게 죽음을 맞을 권리를 주장하며 찬성하는 의견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은 신예림 기자가 전합니다.

[VCR]

“서로를 놔두고 혼자서는 떠날 수 없다.”

네덜란드의 드리스 판 아흐트 전 총리와 그의 동갑내기 아내는 지난 2월 동반 안락사를 통해 동시에 숨을 거두었습니다. 

이들의 소식이 전해지며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른 안락사 논쟁.

안락사란, 고치기 어려운 질병을 앓는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환자 본인 혹은 가족의 동의하에 인위적으로 생명을 단축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안락사는 크게 환자의 요청에 따라 의료진이 직접 약물을 투입하는 적극적 안락사와 환자나 가족의 요청에 따라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약물 투여 등을 중단함으로써 죽음에 이르게 하는 소극적 안락사로 분류됩니다.

최근 자주 언급되는 존엄사는 이 ‘소극적 안락사’와 동일한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밖에 의료진이 약물을 투약하는 대신에 처방만 내리고, 환자가 스스로 약물을 투여하는 조력 사망, 즉 조력 존엄사도 있습니다. 

존엄사나 안락사에 관한 찬반 논쟁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안락사를 반대하는 이들은 생명의 존엄성과 고귀함, 제도화 시 범죄 악용 가능성 등을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반면 인간이 존엄성을 지키고 고귀한 죽음을 맞을 권리를 주장하며 찬성하는 이들도 점차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영화 ‘소풍’ 중]
“어릴 적 우리 동네에 지천에 피었던 해당화. 요새 보기 힘들어졌다네. 하지만 올해도 다시 피겠지. 내 젊음은 돌아오지 않아도 해당화는 다시 피겠지.”

노쇠하고 질병에 걸려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

의학 기술의 발전은 ‘수명 100세 시대’를 불러왔지만, 건강과 젊음까지 연장하지는 못했습니다.

영화는 죽음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가지길 바라는 이들의 마지막 소풍을 담았습니다.

[영화 ‘플랜 75’ 중]
“손주들을 생각하면 신청해야 할지도 모르잖아.
갈 때 됐나 봐?
언젠가는 그렇다는 얘기지.”

안락사의 부작용을 비춘 작품도 있습니다.

7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죽음을 선택할 권리를 지원하는 플랜 75 제도.

국가가 안락사를 독려한다는 파격적인 소재로 눈길을 끈 영화는 안락사가 자칫 ‘현대판 고려장’이 될수도 있다는 점을 꼬집습니다.

경제적으로 취약하고 돌봄에서 소외된 이들은 안락사를 선택하도록 떠밀려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입니다. 

생명의 존엄성을 경시하는 행위일까,  인간의 존엄한 죽음을 위한 권리일까.

찬반양론은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안락사 문제에 대한 논의를 피할 수 없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법률방송 신예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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