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국민 걱정하지 않도록 할 것" 강조
"의대 정원 확대·늘봄 학교 도입 불가피" 언급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KBS 1TV를 통해 방송된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앵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KBS 1TV를 통해 방송된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앵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에 대해 "정치 공작"이라고 규정하며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어제(7일) KBS 1TV에서 방송된 '특별 대담-대통령실을 가다'에서 관련 의견을 묻는 박장범 KBS 앵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해당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다만 직접적인 사과나 유감 표명 대신, 김 여사의 매몰차지 못한 '대처'에만 초점을 둬 관련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 "정치 공작... 매정하지 못한 것 아쉬워"

윤 대통령은 (명품가방 수수 몰래카메라) 영상이 촬영된 시기가 용산 관저에 들어가기 전 서초동 아파트에 살고 있던 시점임을 언급하며 "아내의 사무실이 지하에 있있었 거기에는 카메라를 검색하는 검색기를 설치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최 모 목사가 김 여사 선친과의 인연을 앞세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제 아내가 중학교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아버지와의 동향이라는 등 친분을 얘기하면서 왔다"며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이 어느 누구에게나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며 "저한테 만약 미리 이런 상황을 얘기했다면, 저는 26년간 사정 업무에 종사했던 DNA가 남아있기 때문에 조금 더 단호하게 대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또 "국민들께서는 제가 직접 제 입으로 자세하게 설명하기를 바랄 수 있지만 그것이 낳을 수 있는 부정적인 상황도 있다"며 "앞으로는 국민들이 오해하거나 불안하거나 걱정 끼치는 일 없도록 분명하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여당에서 김 여사를 '정치 공작의 희생자'라고 규정하는 것에 동의하냐는 질문에는 "선거를 앞둔 시점에 1년 지나서 터뜨린 것 자체가 정치 공작"이라면서도 "그러나 정치 공작인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분명히 선을 그어 처신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박장범 KBS 앵커에게 지난해 7월 폴란드 공식 방문 선물 교환식에서 두다 폴란드 대통령에게 받은 코페르니쿠스 천문학 저서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박장범 KBS 앵커에게 지난해 7월 폴란드 공식 방문 선물 교환식에서 두다 폴란드 대통령에게 받은 코페르니쿠스 천문학 저서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제2부속실 검토 중... 부부싸움 없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배우자의 일정이나 수행 등 활동을 담당하는 제2부속실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다만 관련 논란 재발을 방지하거나 예방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윤 대통령은 "비리나 문제는 사후에 감찰하는 것이지 예방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안 될 것 같다"며 "제2부속실이 있었더라도 사실상 통보하고 밀고 들어오는 건데 그걸 박절하게 막지 못하면 만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거는 저나 제 아내가 앞으로 국민들이 걱정 안하시도록 사람을 대할 때 조금 더 명확하게, 단호하게 해야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관련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와 부부싸움이 있었냐는 질문에 윤 대통령은 웃으며 "전혀 안 했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 "선거 지휘, 공천에 관여 안 할 것"

윤 대통령은 선거 공천 문제로 촉발됐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갈등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습니다.

"한 위원장과 긴장관계가 잘 봉합됐나, 한 위원장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냐"는 앵커의 질문에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나 당 대표의 위치에 있는 사람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일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사사로운 것은 중요하지 않고 그런 걸 앞세워서 판단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또 한 위원장과 최근 소통한 것은 언제냐고 묻자 "최근 통화한 적은 없고 비대위원장 취임 무렵에 통화했다"며 "선거 지휘나 공천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고, 가까운 사이였지만 총선이 끝나면 보자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실 참모 출신들이 다가오는 총선에 줄줄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는 것과 관련해서는 "후광이 작용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비대위원장 때도 당과 대통령실이 얼마나 거리를 두는 게 중요하다고 했는데, 후광 작용은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이번에 총선에 나간 분들도 다 정치에 뜻이 있던 분들로 총선에 나가겠다고 하는 것을 제가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표 제출 재가는 했지만 특혜는 기대하지 말고 공정하게 룰에 따라서 뛰라고 그렇게만 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박장범 KBS 앵커와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박장범 KBS 앵커와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 "야당 대표와 만남? 여당 지도부 소홀히 하는 처사"

제1야당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단독 회담 가능성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윤 대통령은 "정당 지도부와 충분히 만날 용의가 있다"면서도 "영수회담이라고 한다면 여당의 지도부를 무시하는 게 될 수 있기 때문에 곤란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우리 당 지도부를 배제한 상태에서 야당의 대표 지도부를 직접 상대하는 것은 대통령으로서 집권 여당의 지도부와, 당을 소홀히 하는 처사"라며 "당지도부와 같이 회담을 하는 경우에는 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행정부를 대표하는 대통령의 결심 사항이 필요한 단계가 됐을 때 이야기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 "코리아 디스카운트 줄여나가야"

물가 안정 대책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윤 대통령은 "사과를 비롯한 과일 물가 관리가 어렵다"며 "그래서 정부는 비축 물량을 시장에 많이 풀고 수입 과일들 관세를 인하해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많이 유입될 수 있도록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주식시장을 통해 국민이 자산 형성할 기회가 충분히 보장돼야 한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타파 차원에서 규제 완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기업이 발전할 때 그 기업 주식에 투자한 근로자들이 자산 형성을 할 수 있다면 불필요한 계급 갈등을 많이 줄일 수 있다"며 "국민 자산 형성을 위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외국의 자본가도 국내 투자를 할 수 있게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기 위해서라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줄여나가야 한다"며 "규제적 측면들을 제거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경기 하남시 신우초등학교에서 ‘따뜻한 돌봄과 교육이 있는 늘봄학교’를 주제로 열린 민생토론회에 앞서 방송댄스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경기 하남시 신우초등학교에서 ‘따뜻한 돌봄과 교육이 있는 늘봄학교’를 주제로 열린 민생토론회에 앞서 방송댄스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 "의대 정원 확대·늘봄 학교 필요해"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의료진 역량은 세계 최고다. 그러나 소아과 오픈런, 응급실 뺑뺑이라는 말은 정말 부끄러운 말"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의사 수가 OECD 국가 중 최하위인 반면에 의료 수요는 점점 커져가고 있다 꼬집으며 "의사들에 대해 법적 리스크를 많이 줄여주고 보상체계를 공정하게 만드는 의료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고령화 때문에 의사 수요는 점점 높아지고 의사 증원은 필요한데, 국가 정책은 국민을 최우선에 둬야 한다"며 "우리나라 의료 인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서 의료 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 산업 확대를 위해서라도 의대 정원 확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맞벌이 부모들을 위해 늘봄 학교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재차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금은 핵가족이고 부모가 전부 직장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돌봄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방과 후에 아이들을 방치하는 일"이라며 "아이들이 방과후에 방치되지 않고 안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학교 밖 돌봄 시설의 시설이 열악하다며 "학교 내 돌봄으로 방향을 잡을 수 밖에 없다. 늘봄 학교를 하반기에는 전국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현장 교사들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는 "가급적이면 외부 교사를 채용하고 합당한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아이를 키우는 데는 부모와 교사, 정부, 국가, 많은 사회단체 등 모든 사람이 힘을 합쳐서 아이들을 키워나가야 하기 때문에 더 이상 미룰 수 없이 추진해야 하는 제도"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날 대담에서는 용산 대통령실 내부를 이전 후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대담을 진행한 KBS 박장범 앵커와 함께 대통령실 청사 로비부터 집무실, 국무회의장 등을 함께 둘러봤으며 취임사 병풍과 선친의 책상, 각국 정상들에게서 받은 선물 등을 하나씩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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