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1월분 요금발송... "서민들은 지원 없나" 호소
우여곡절 버틴 소상공인들도 절규... 방방곡곡 치명상

[법률방송뉴스]

난방비가 크게 오르면서 민심이 술렁입니다.

이번에 날아들 가스비 고지서는 1월에 쓴 요금인데, 찍힌 사용료가 한파만큼이나 매서울 듯합니다.

정부가 취약계층에 대해선 적극 지원하기로 했는데, 정작 서민들은 이번에도 나홀로 힘겹게 버텨야 하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돈을 못 낸 국민을 대상으로는 소송까지 벌어졌는데, 아끼고 아꼈지만 절망적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VCR

더 나아질 거란 기대로 시작한 2023년.

정초부터 대한민국을 덮친 건 난방비 폭탄이었습니다.

지난해 도시가스 요금은 1메가줄(MJ)당 14.2원.

정권이 교체되는 동안 난방비는 네 차례나 올랐고, 현재는 1MJ당 19.7원으로, 전년과 비교하면 38% 넘게 뛰었습니다.

지역난방비도 폭격에 가세했습니다.

1메가칼로리(Mcal)당 65.23원이었던 것에서 89.88원으로 37% 넘게 인상됐습니다.

[박금자 / 서울시 노원구]
"작년 12월에는 16만~17만원 나왔는데 지난 1월, 12월 (요금) 낸 게 20만원. 4만~5만원 올랐더라고요."

더 큰 문제는 이달 말 나올 1월분 요금입니다.

설 연휴 끝자락부터 닥친 최강 한파의 후폭풍이 이제야 면목을 드러내는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난 15일 비상경제민생회의)
"전기·가스 등 에너지 요금은 서민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요금 인상의 폭과 속도를 조절하고 취약계층을 더 두텁게 지원해 나갈 것입니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올겨울 난방비로 59만원을 지원한다는 정부.

지원 대상은 약 200만 가구입니다.

경제 주체 주요 부분을 차지하는 서민층은 이번에도 아무 지원 없이 버텨야 하는 실정입니다.

[박대원·강주연 / 서울시 노원구]
"부담되죠. 되게 많이 부담되죠, 난방비 많이 오르면... 저희 이제 애도 키우고 하니까 난방비 오르면 상당히 부담되죠. 왜냐하면 아무래도 난방비 오르면 난방을 덜 틀게 되니까. 근데 덜 틀 수 없는 상황이고... 난방비 지원을 해주면 좋지 않을까..."

구동기나 계량기 고장으로 치명상을 입는 서민도 있습니다.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

이곳에 사는 한 1인 가구 주민은 최근 구동기 고장으로 난방비를 폭격 맞았습니다.

[아파트 관리실 통화] (음성변조)
"(1월 난방비 얼마 나왔는지 궁금해서요.) 1월에 146톤 사용하셔서 41만410원 발생되셨습니다."

관리실에서 보낸 수리 기사의 오판에 난방비는 계속해서 쌓였지만, 일단 요금은 내야 한다는 답변뿐이었습니다.

요금에 대한 채무부존재 소송이 가능하지만, 입증이 쉽지 않아 승소도 어렵고, 변호사 수임료만도 약 500만원.

배보다 배꼽입니다.

가스를 쓰지 않는 1층 매장과 2층 주택의 계량기가 분리되지 않다 보니 2배가량 비싼 업무난방용 요금을 적용받은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용도별로 가스를 얼마나 사용했는지 사후 확인이 어렵고, 배관 설치 시 별도로 구분해야 한다는 명확한 지침도 없어 가스회사는 이미 청구한 요금을 바로잡긴 어렵단 입장입니다.

생활고를 더하는 부담은 전기도 예외가 아닙니다.

1월 사용분부턴 킬로와트시(kWh)당 13.1원씩 올랐고, 약 30킬로와트시를 쓸 때마다 1130원가량을 내야 합니다.

지난해 말 대비 올 1분기 전기요금은 4인 가구 기준 월 4000원 올랐습니다.

[김영자 / 서울시 노원구]
"우리 남편은 비데 스위치도 빼놓으래. 그러면 전기세 덜 나온다고 비데도 나갈 때마다 (코드) 빼라고 잔소리해서 듣기 싫어. 그게 얼마나 절약이 될지 모르겠지만, (요금이) 오른 데 대해 벌써 강박관념을 갖는 거예요."

이런 악순환에 경제도 갈수록 난망합니다.

소비자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두 달 연속 상승해 4.0%를 찍었고,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5%로 하향할 거란 암울한 후문까지 들립니다.

코로나 3년을 나름대로 이 악물고 버틴 소상공인·자영업자도 결국 또 들고일어났습니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코로나19의 확산, 이중고와 더불어 지금 난방비 폭탄에 소상공인 위기는 언제가 끝일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연말 특수는커녕... 소상공인을 취약계층에 포함해 에너지 (바우처) 지원을 법제화해야 합니다."

곳곳에서 신음이 터지지만, 정치권은 네 탓 공방에 몰두하는 분위기입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결국 문재인 정권 에너지 포퓰리즘의 그 폭탄을 지금 정부와 서민이 다 그대로 뒤집어쓰고 있는 셈입니다. 민주당이 난방비 폭등을 두고 지금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이고, 무책임과 뻔뻔함의 극치입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12:46 // 14:05 // 14:45
"민주당의 끈질긴 요구에도 예산 삭감으로 복지 사각지대를 만든 것은 윤석열 정부입니다. 틈만 나면 거짓말, 무책임한 전 정부 탓, 정부·여당의 책임전가 공작 즉각 중단하기 바랍니다. 내 월급 빼고 다 오른 상황인데, 정부는 여전히 남 탓만 하고 있으니..."

민생이 외면받는 동안 한국전력은 전기요금 연체자를 상대로 소송 제기에 나섰고, 더불어 가스공사에선 억대 연봉과 성과급 잔치가 드러나 회의감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없는 자에겐 한없이 강한 두 얼굴의 대한민국.

파산에 몰린 서민은 오늘도 난방 대신 골방에서 두꺼운 옷을 껴입고 인생의 봄을 기다립니다.

법률방송 석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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