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방송뉴스]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요즘 스마트폰 안 쓰는 분 거의 없을 겁니다. 지난해엔 대한민국 성인 스마트폰 사용률이 97%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는데요.

이렇게 일상에선 절대필수적 물건이 되다 보니 스마트폰을 분실하거나, 보안망이 뚫렸을 땐 겉잡을 수 없는 위험에 노출되기도 합니다.

뛰어난 보안 성능을 자랑하는 애플 제품에서도 취약점이 발견됐다는데, 무엇보다 사용자 스스로가 보안망을 뚫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자신은 의도하지 않은 사진이나 파일도 남으로부터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자세한 내용 석대성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VCR

애플이냐, 테슬라냐.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들에겐 지난 연말을 마무리할 숙제 중 숙제였습니다.

지난해 4분기 애플의 매출은 143조9400억원.

같은 기간 삼성전자 매출과 비교하면 두 배나 많고, 영업이익은 10배나 차이 납니다.

미국-중국 무역 갈등과 반도체 공급 차질 등에 따른 스마트폰 시장 역성장 추세에도, 자본 가치로는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서학개미들의 새해 기대감을 반영하듯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추산 국내 애플 스마트폰 사용자는 27%, 올해는 3%포인트 늘어난 30%로 집계됩니다.

반면 삼성전자 휴대전화 이용자는 전년 대비 2%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산출됩니다.

애플 기기 사용 이유로는 크게 디자인과 고화질의 카메라 기능, 뛰어난 보안기술이 꼽힙니다.

[권시아 / 강원도 동해시]
"대부분 선택하는 이유일 텐데 사진. 보안 좋은 거는 통화 중에 녹음 안 되는 거나, 아니면 기타 등등 다른 서비스 이용할 때마다 제한 걸리는 거..."

[권기홍 / 서울시 서초구]
"물론 이제 뭐 결제 같은 거 할 때는 불편한 점이 있긴 하지만, 애플이 보안이 강한 점도 있고..."

[공동록 / 경북 경산시]
"(주변에서) 다 쓰니까 그냥 쓰게 되는 거 같아요."

디지털 증거물을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디지털 포렌식.

21세기 핵심 수사기법 중 하나지만, 때로는 아이폰 보안 철벽을 넘지 못해 이목을 끕니다.

미국에선 연방수사국 FBI가 테러범의 아이폰 암호를 풀지 못해 애플에 도움을 구했지만, 결국 거절당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한국에선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논란 때 주목받았는데, 검찰은 당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검찰 수사관의 아이폰을 증거로 분석하려다 암호를 못 풀어 작업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아이폰 잠금장치는 여섯 자리 암호가 기본인데, 숫자나 영어 대·소문자 등만 조합해도 경우의 수는 560억개.

사람이 12초마다 하나씩 밤낮없이 입력해도 144년이 걸립니다.

이런 아이폰 보안 예찬을 단번에 뚫을 약점은 다름 아닌 아이폰 내부 기능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에어드롭'입니다.

에어드롭, 아무 장치 없이 애플 제품 간 와이파이나 블루투스를 이용해 콘텐츠를 공유하는 기능입니다.

모르는 사람이라도 같은 애플 사용자라면 사진이나 자료를 보낼 수 있습니다.

아이폰 사용자 대부분은 이 기능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자 / 시민 인터뷰]
"아이폰 쓰시는 분들 손 들어주세요. 에어드롭 쓰시는 분 손 들어주세요."

[아이폰 사용자 / 일본 삿포로시]
"일본으로 유학 가면서 아이폰을 쓰기 시작했고, 일본에선 거의 아이폰을 쓰거든요. 애플 제품을 같이 연동해서 쓸 땐 정말 편한 거 같아요. 그 다음에 부부가 같이 쓰니까 그때도 편하고요."

[문 쿠루미 / 일본 삿포로시]
"(일본에선) 대부분 아이폰을 쓰고 있고, 갤럭시 사용자는 별로 없습니다. (콘텐츠) 공유할 때 불편한 게 많아서 아이폰 사용하는 게 편합니다."

하지만 ‘편리’라는 순기능만 있는 건 아닙니다.

최근 독일의 한 공과대학에선 에어드롭에서 사용자 개인정보를 위협하는 취약점을 발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해커가 무차별 공격으로 복호화할 수 있어 신상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건데, 15억대 넘는 애플 기기가 해킹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정신적 보안'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겁니다.

에어드롭을 통해 성적인 사진을 무작위로 배포하는 등의 비도덕적 행위에 노출돼 있기 때문입니다.

[기자 / 시민 인터뷰]
"(에어드롭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자료를 받아 보신 분 손 들어주세요."

[문유현 / 서울시 양천구]
"학교 갈 때 약간 OOO 누워있는 사진 같은 거랑 ‘아 더 자고 싶다, 아 집 가고 싶다’ 이런 거 모르는 사람들이... (성적인 사진 받으면) 진짜 불쾌하고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보낸 거니까 찾을 수가 없어서 더 부담스럽고 좀 내리고 싶을 거 같아요, 지하철이나 이런 같은 공간에 있을 때."

[문 쿠루미 / 일본 삿포로시]
"일본에선 에어드롭을 이용해 이상한 사진 등을 보내는 사람이 있다는 얘길 들었어요."

[이슬 / 경기도 시흥시]
"(모르는 사람에게) 받아본 적 있어요. 6개월에 한 번씩 받을 때도 있고, 갑자기 안 받았다가 확 그냥 두 번씩 받을 때도 있고..."

이른바 ‘디지털 바바리맨’도 출현 중입니다.

지난해 미국에선 한 비행기 탑승객이 기내에서 에어드롭으로 나체 사진을 배포해 기장이 이륙 중단을 경고한 일도 있었습니다.

[미국 사우스웨스트 항공 기장] (당시 영상: 유튜브)
"아직 이륙하지 않았고, 나는 게이트로 돌아가서 여러분을 다 내려버릴 겁니다. 그럼 여러분은 보안 부서에서 조사를 받아야 하고, 우리의 휴가는 엉망이 될 겁니다. 알겠나요? 그러니까 에어드롭으로 나체 사진을 보내는 건 그만두고, 얌전히 카보로 떠납시다."

이런 사고, 아이폰 사용자라면 한국에서도 흔히 경험할 여지가 있습니다.

모르는 사람에게 콘텐츠를 받는 시민이 있을지 직접 한 번 실험해봤습니다.

에어드롭을 켜고 있는 아이폰 사용자 다수에게 '사진을 본 사람은 손을 들어 달라'고 했는데, 곧바로 응답이 왔습니다.

친구들과 사진을 공유하던 시민들이었습니다.

사고가 터져야 수습하는 대한민국, 성적 타락이 만연한 사회에서 성적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방지책 마련이 시급하단 평가입니다.

법률방송 석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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