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인권은 무시되는 게 일상"... '인천 장애인 질식사'에 수면 위로 떠오른 돌봄 사각지대
"장애인 인권은 무시되는 게 일상"... '인천 장애인 질식사'에 수면 위로 떠오른 돌봄 사각지대
  • 김해인 기자
  • 승인 2021.08.2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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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외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도 적용 가능"

[법률방송뉴스] 인천의 한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자폐성 장애 1급인 20대 남성이 식사 도중 숨지는 일이 발생한 가운데, 시설 종사자의 학대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한 CCTV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퍼졌고, 해당 영상에서 복지시설 직원이 피해 남성의 아랫배를 때리고 김밥과 떡볶이 등을 억지로 먹게 하는 등의 정황이 고스란히 찍혀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장애인단체들은 "발달장애인의 자기 결정권이 완전히 무시당했다"며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도대체 복지시설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김해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6일 인천의 한 장애인 복지시설.

점심식사를 하던 장씨가 자신의 뺨을 때리며 식사를 거부하자, 시설 종사자는 자리를 박차고 나간 장씨를 억지로 끌어 자리로 데려옵니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직원 두 명은 양쪽에서 장씨를 잡고 어깨를 팔로 누르며 김밥과 떡볶이 등 음식을 강제로 먹입니다.

완강히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던 장씨는 방을 뛰쳐나갔고. 다른 방으로 자리를 옮긴 후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장씨는 현장에 출동한 119대원으로부터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처치를 받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사판정을 받고 6일간 연명치료를 받다 지난 12일 숨을 거뒀습니다.

담당의사의 소견은 '음식물로 인한 기도 폐쇄'였습니다. 

유족들은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려 “사전에 시설에 당부했는데도 제공하지 말아야 할 음식인 김밥을 주고, 강제로 먹이려다가 결국 숨졌다”고 호소했습니다. 

청원글을 통해 유족들은 "저희 아들은 중증정신지체를 동반한 1급 중증장애인"이라며 "외출이 여의치 않아 걷고 뛰는 활동을 위해 해당 시설에 방문했다. 집에서 음식을 챙겨 먹이니 굳이 음식을 먹일 필요가 없고, 먹기 싫어하면 먹이지 말라고 말했고, 고인이 김밥을 싫어한다고도 누차 말씀드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CCTV를 보니 세 명의 직원이 고인을 비인격적으로 억압하고 음식을 강제로 먹이는 장면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면서 "고인이 싫어하는 김밥과 1급 장애인에겐 점성이 강해 기도폐쇄 가능성이 높아 위험할 수 있는 가래떡 형 떡볶이를 자르지도 않고 연거푸 3개를 먹이는 등 고인의 입에 강제로 밀어 넣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나아가 유족들은 장씨가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부적절한 응급처치를 해 골든타임을 넘겼다고도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 복지시설 직원들에게 엄중한 처벌을 내려 사고가 반복되지 않게 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해당 청원은 오늘 오후 2시 기준 6만4천명 이상이 동의했습니다.

사건이 알려지고 국민적 공분이 거세지자, 인천 장애인 관련 단체들은 해당 사건 관련 진상조사와 관련자 엄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인천지부 윤민호 국장은 "기존의 일반 지역사회에서 행해져왔던 장애인의 자기 결정권이 철저히 무시당한 사례"라고 꼬집었습니다. 

[윤민호 국장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인천지부]
“보통 발달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이라는 것이 기존의 통상 사회복지시설이나 일반 지역사회에서 무시되는 일상들이 이번 시설에서도 드러난 거죠. 이 친구에게는 이 친구의 욕구에 맞는 다른 식단을 제공해줄 필요가 있었는데 그것을 진행하지 못한...”

윤 국장은 그러면서 발달장애인들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복지시설 현장 종사자들에게 세부적인 교육과정들이 필요하지만, 이런 것들이 없어 운영 전반에 문제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윤민호 국장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인천지부 국장]
“발달장애인에 대한 이해, 발달장애인에 대한 다양한 지원하는 방법들에 대한 공부 같은 과정들은 없거든요. 그리고 이게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하고 현장에 취업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사전에 교육과정이 있는 그런 시스템이 아니다보니까...”

인천 연수경찰서는 어제(27일) 복지시설과 연수구청 등 2곳을 압수수색 하는 등 강제수사에 나선 가운데, 현재 원장 A씨를 비롯한 사회복지사 2명, 사회복무요원 등 총 4명을 입건해 수사 중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법률방송과의 통화에서 "압수물에 대한 분석은 이번 주말에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면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영장을 발부받아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나 학대 등 추가적 범행 부분에 대해선 보완·보강 수사해서 죄명이 가중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습니다. 

일단 법조계는 이들에 대해 형법상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우선적으로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초록 변호사 / 사단법인 두루]
"형법상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될 수 있을 것 같고요. 당연히 폭행이나 그로 인해서 상해가 있었다면 상해나 이런 게 다 적용될 테고..." 

특히 숨진 장씨에게 여러 명이 학대와 폭행 등을 가했다면 특수폭행 뿐 아니라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게 최초록 사단법인 두루 변호사의 말입니다. 

[최초록 변호사 / 사단법인 두루]
"학대나 아까 말씀드린 폭행이나 심지어 그걸 여러 명이서 한 거라면 특수폭행이 좀 적용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그 다음에 아까 말씀드린 업무상 과실치사나 또 언급하신 장애인복지법 위반 이런 게 다 종합적으로 문제될 수 있을 것..."

법률방송 김해인입니다. 

법률방송 그래픽=김현진
법률방송 그래픽=김현진

 

김해인 기자 haein-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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