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렛증후군은 법전에 없으니 장애가 아니다?... 장애인 등록 거부당한 사연
뚜렛증후군은 법전에 없으니 장애가 아니다?... 장애인 등록 거부당한 사연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1.04.01 1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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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장애인복지법상 규정된 장애 아냐" 장애인 등록 '거부'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15가지 종류' 장애만 명시적으로 규정
법원 "유사한 장애 유형 유추적용하는 등 모법 취지 따라야"

▲유재광 앵커= 일상생활에서 부딪칠 수 있는 법률문제를 법제처 생활법령정보와 함께 알아보는 '알쏭달쏭 솔로몬의 판결' 오늘(1일)은 장애인 등록 얘기해 보겠습니다. 먼저 어떤 상황인지부터 볼까요.

▲장한지 기자= 20대 후반인 김모씨는 '뚜렛증후군(Tourette's Disorder)'으로 인해 오랫동안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고 살아왔습니다.

뚜렛증후군은 '운동 틱'과 '음성 틱', 두 가지 증상이 모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운동 틱은 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나 목, 어깨, 몸통 등 신체 일부분을 아주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증상이고 음성 틱은 자신도 모르게 이상한 소리를 내는 현상입니다.

증상을 보유한 기간이 1년이 넘으면 만성질병으로 봅니다.

김씨는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장애수당과 같은 복지급여를 지급받고, 자동차세를 감면받는 등의 혜택을 받으려고 구청에 장애인 등록 신청을 하려 했는데요.

구청장은 김씨가 가진 장애가 법에 규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장애인 등록 신청을 거부한 상황입니다.

▲앵커= 난감해 보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씨는 "뚜렛증후군이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조항에 규정되지 않았어도 오로지 그 조항에 규정된 장애에 한하여 법적 보호를 부여하겠다는 취지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장애인복지법 취지를 감안하면 장애인 등록 신청을 받아줘야 한다"는 게 김씨의 요구였습니다.

반면 구청은 "개인적으론 안타깝지만 김씨의 장애는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조항에 규정되어 있지 않아서 임의로 장애인등록 신청을 받아줄 수가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앵커= 양측 주장이 다 나름 일리가 있는데, 관련법이 어떻게 돼 있나요.

▲기자=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별표 1을 보면요. 장애인복지법 적용을 받는 장애인으로 15가지 종류의 장애에 해당하는 자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체장애인, 뇌병변장애인,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언어장애인, 지적장애인, 자폐성장애인, 정신장애인, 신장장애인, 심장장애인, 호흡기장애인, 간장애인, 안면장애인, 장루·요루장애인, 뇌전증장애인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장애인복지법상의 장애인이 될 수 있는 장애의 종류를 '한정적 열거'로 봐야 하는지가 핵심 쟁점이었는데요.

쉽게 말해 열거된 것만 받아줘야 하는지, 추가로 더 받아줄 여지가 있는 것인지가 핵심 쟁점인 것입니다.

▲앵커= 법원 판례 같은 게 있나요.

▲기자= 이와 관련한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9년 10월 31일 선고)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해당 시행령 조항은 장애인에 대한 정의에 최대한 부합하도록 15가지 종류의 장애인을 규정한 것으로 볼 뿐"이라며 "따라서 오로지 그 조항에 규정된 장애에 한해 법적 보호를 부여하겠다는 취지로 보고 그 보호 대상인 장애인을 한정적으로 열거한 것으로 새길 수는 없다"는 것이 대법원 판시입니다.

따라서 "행정청은 그 장애가 시행령에 규정돼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장애인 등록 신청을 거부할 수 없다"며 "행정청은 해당 장애를 시행령 조항 중 가장 유사한 장애의 유형을 찾아 유추 적용해서, 최대한 모법의 취지와 평등원칙에 부합하도록 운용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앵커= 장애인등록을 받아줘야 한다는 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법원은 "뚜렛증후군은 자신도 모르게 발작이 일어나거나 행동의 변화가 생기는 증상과, 협조적인 대인관계가 곤란하다는 점 등을 들어서 '뇌전증장애'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또 "사회적응 및 사회복귀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에서는 '정신장애'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도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뚜렛증후군을 앓고 있는 원고가 장애인복지법의 적용대상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법제처는 이에 대해 뚜렛증후군처럼 특정한 질병이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조항에 규정되지 않았어도 오로지 그 조항에 규정된 장애에 한해 법적 보호를 부여하겠다는 취지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때문에 행정청은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장애인 등록 신청을 받아줘야 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의 판결이 내려진 거라고 그 판결의 의의를 설명했습니다.

▲앵커= 전향적인 판결인데 이런 거는 행정청에서 먼저 전향적으로 조치를 취해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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