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를 바꾸면 인생이 바뀝니다"... 강력부 검사 출신 '국내 1호 필적학자' 구본진 변호사
"글씨를 바꾸면 인생이 바뀝니다"... 강력부 검사 출신 '국내 1호 필적학자' 구본진 변호사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0.12.3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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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시절 '자필진술서' 받으며 필체에 관심 생겨"... 김정은·트럼프 글씨 분석으로 정세 예측도

[법률방송뉴스] 연말연시가 되면 이런저런 다짐과 결심도 하고, 덕담을 주고받기도 하는데요. 새해엔 '글씨 연습'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필체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검사 출신 필적학자 구본진 변호사가 펴낸 책 제목이자, 구 변호사의 인생지론이라고 합니다.

법률방송 '책과 사람들', 한 사람의 글씨엔 그 사람의 인생과 마음이 녹아있다고 말하는 구본진 변호사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장한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독립만세', 대한독립의 염원을 담아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쓴 백범 김구의 글에서부터 신간회를 결성한 조만식과 임시정부 내무총장과 해방 후 국회의장을 지낸 해공 신익희 선생의 글까지.

검사 출신 '국내 1호 필적학자' 구본진 변호사 사무실입니다.

21년 검사 생활의 대부분을 강력부 검사로 보낸 구본진 변호사는 희대의 아동성폭행범 조두순의 필체 얘기로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구본진 변호사 / 필적학자]
"우선 필압이 굉장히 세요. 이게 육체적 정신적 에너지가 매우 강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좋게 보면 큰 업적을 이루기도 하고 나쁘게 보면 아주 큰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죠. 그리고 인내심도 강하고요. 그런데 충동성이 있습니다. 충동성이 있어서 예측이 잘 안 되고 충동에 의해서..."

글씨도 칼과 같아서 글씨를 보면 그 글씨를 쓴 사람이 보인다는 게 구본진 변호사의 말입니다.

[구본진 변호사 / 필적학자]
"결국은 그러겠죠. 칼이라고 하는 게 수술을 하는 데 쓰기도 하지만 사람을 죽일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항상 강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좋게 쓰면 큰 업적을 이루지만 나쁘게 쓰면 아주 심한 범죄를 저지르죠."

정조와 정약용, 헤이그 밀사 이상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까지. 고금과 동서를 넘나들며 필체와 사람을 얘기하는데, 거침이 없습니다.

[구본진 변호사 / 필적학자]
"예를 들어서 타이거 우즈. 이런 사람의 글씨를 보면 타이거 우즈는 굉장히 기가 세고 용기가 있는데 정밀해요. 용기가 있고 기가 세면 정밀하기 힘들잖아요. 그런데 이 사람은 두 가지 다 갖췄어요."

필체로 사람을 알 수 있다, 과연 가능한 것인지 반신반의하는 취재진에게 구본진 변호사는 다시 범죄자의 필체를 예로 들어 열변을 토합니다.

[구본진 변호사 / 필적학자]
"이게 범죄자들이 전반적으로 그런데 남에게 피해 주는 것을 개의치 않아요. 그것은 범죄를 할 수 있는 개연성이 있고 필압이 강하고 남에게 피해 주는 걸 개의치 않아 하니까 범죄로 나아가겠죠. 에너지는 강한데 그런 면이 강합니다. 그리고 꾸며 씀이 강해요. 꾸민다는 것은 거짓말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얘기죠."

강력부 검사 시절 대구 최대 폭력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경찰버스 2대를 동원해 두목을 체포한 전설같은 일화가 전해지는 구본진 변호사.

구 변호사가 글씨와 필적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여년 전 강력부 검사로 흉악범들을 상대하면서입니다.

[구본진 변호사 / 필적학자]
"제가 사실 글씨에 대한 처음의 관심은 강력부 검사 시절이었거든요. 강력부가 조직폭력, 마약, 살인, 이런 사건들을 하는 곳입니다. 저는 살인범들을 수없이 만나봤죠, 수사해야 하니까. 그리고 자신이 범행을 했는지에 대해서 자필진술서를 많이 받아요."

그런데 자필진술서를 받아놓고 보니 묘하게 공통점이 보이고, 공통점 가운데서도 차이점이 보이더라는 것입니다.

[구본진 변호사 / 필적학자]
"저는 맨날 그런 것을 시켰죠. '써봐라, 네가 왜 그렇게 했는지'. 그럼 많이 써요. 그런데 살인범들 중에 아주 특별한 글씨체를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살인을 하는 것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 거 같아요.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살인범들도 같은 동기에서 시작된 거 같지는 않거든요. 우리가 알고 있는 유영철 이런 사람과 김대두의 글씨는 완전히 달라요."

그렇게 시작된 글씨와 필체의 관심은 다양한 글씨 수집과 필체에 대한 공부로 이어졌습니다.

검사라고는 하지만 많지 않은 공무원 월급, 구본진 변호사는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들어 다양한 인물들의 다양한 글씨, 특히 독립운동가들의 글씨를 모으는 데 시간과 노력을 쏟았습니다.

[구본진 변호사 / 필적학자]
"검사이고 돈도 없었거든요. 돈이 별로 없으니까 돈 없는 평범한 공무원이 뭘 수집할 수 있겠어요. 아주 작은 글씨가 있어서 이게 무엇이냐 했더니 '곽종석'이라는 분의 글씨인데 '3만원에 파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냥 주더라고요, 선물로 그냥 가져라. 곽종석이 누구인지 몰랐는데 곽종석이라는 분을 찾아보니까 굉장히 유명한 학자이자 독립운동가였어요. 그래서 제가 그것을 보면서 아, 이게 독립운동가 친필을 모아야겠다..."

그렇게 한 점 두 점 모은 독립운동가의 글씨가 이제는 900점에 달하고, 친일파들의 글씨도 500점 가까이 모았습니다.

중국과 일본, 프랑스, 독일 등 여러 나라의 필적학 서적들을 사시 공부하듯 열성적으로 독학한 구본진 변호사는 독립운동가와 친일파의 글씨 차이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구본진 변호사 / 필적학자]
"독립운동가의 글씨가 전반적으로 글씨가 반듯하고 각이 많이 져 있습니다. 그게 보수적이고 조금 더 의지가 강하고 그렇다는 거겠죠. 그리고 친일파는 조금 더 유연해요. 유연하고 속도가 빠르고. 현실에 적응을 잘한다, 임기응변을 잘한다, 그리고 의지는 약하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겠죠.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런 차이가 결국은 일제시대라고 하는 것은 결국 지식인들이 독립운동을 하느냐 친일을 하느냐..."

20여년 간의 글씨와 필체, 필적학에 대한 공부와 경험을 집적해 구본진 변호사는 올해 초 한 권의 책을 펴냈습니다.

제목은 '필체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입니다.

그리고 프롤로그에 구본진 변호사는 "글씨에는 뇌의 흔적이 남아있다", "글씨는 바로 그 사람이다"라고 적었습니다.

[구본진 변호사 / 필적학자]
"(글씨는) 인간의 내면, 저는 그렇게 봐요. 사람의 어떤 생각, 말, 행동 이런 것들은 결국 뇌에서 지배를 하는 것으로 보거든요. 그래서 결국 필적학자 중에 글씨를 '뇌의 흔적'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독일 빌헬름 프라이어라는 사람이 말을 한 것인데 되게 좋은 말이죠. 뇌의 흔적이다..."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그대로 드러내 주는 글씨.

구본진 변호사는 책에서 "글씨를 보면 운명이 보인다"며 "운명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는 선문답 같은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구본진 변호사 / 필적학자]
"우리가 전부터 서예라고 하는 게 글씨 연습이잖아요. 글씨 연습인데 동양에서 몇천년 동안 글씨를 쓴 이유가 인격수양이라고 하죠. 인격수양이 도대체 뭐냐. 어떤 인격을 가지려고 하는 거냐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은 답한 적이 없는 거 같아요."

범죄자가 그들 특유의 필체가 있듯이 이른바 성공한 사람들, 인격이 고매한 사람들도 고유의 필체가 있으니 운명을 바꾸고 싶으면 필체를 바꾸려 노력하라는 것이 구본진 변호사의 지론입니다.

[구본진 변호사 / 필적학자]
"정주영의 글씨를 분석하고 이 사람의 글씨가 뭐가 특징이 있냐 그것을 따져보면 가로선이 길다, 마지막이 꺾인다. 인내, 결단력 이게 김구나 이런 독립운동가가 다 이래요. 의지가 강하고 결단력이 있는 거예요. 그리고 제가 글씨 분석을 하면서 느낀 것은 정말 탁월한 수준에 이른 사람들은 아주 특이한 특징이 있어요."

구본진 변호사는 2017년 국방부 요청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글씨 분석 의견서를 바탕으로 한 정세예측 보고서를 전달하는 등 자타공인 필적학의 대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구본진 변호사는 법률방송 취재진에 칠판에 직접 성공한 사람의 글씨체를 설명하며 자신의 글씨체를 꼭 한번 돌아보고 바꿔보라고 열정적으로 조언합니다.

[구본진 변호사 / 필적학자]
"가로로 길게 가져가면 인내력이 강해져요. 마지막에 꺾어 쓰면 결단력이 좋아져요. 가로선이 길고 마지막을 꺾어 쓰기만 해도 인내력과 결단력이 좋아지면 이게 성공하는 데 결정적이 돼요. 그리고 'ㅁ'자, 제가 말하는데 'ㅁ'자 이렇게 쓰라고 해요. 여기를 꽉 닫고 여기를 부드럽게 쓰고..."

"글씨체를 바꾸면 내면이 바뀌고, 내면이 바뀌면 사람도 운명도 바뀐다."

혹시나 반신반의할 사람들에게 구본진 변호사는 이렇게 말해주는 것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습니다.

[구본진 변호사 / 필적학자]
"몇천년 동안 검증이 됐고 서양에서도 검증이 됐어요. 프랑스에서도 심리치료로 필적치료를 한다고요. 내면을 바꾸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결국 성공하려면 내면을 바꿔야 하는데 내면을 바꾸는 방법이 그렇게 많지도 않고 쉽지도 않거든요. 그런데 저는 글씨 연습을 하시기를 강력히 권합니다. 이거 해서 아무 문제없어요. 이게 성공하지 못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성공할 수밖에 없고, 만일 성공을 못한다고 해도 아무런 부작용이 없습니다. 꼭 한 번 해보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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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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