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예 안 보이게 해드립니다"... 운전자·업체·경찰 총체적 불감, '불법 선팅' 권하는 사회
"아예 안 보이게 해드립니다"... 운전자·업체·경찰 총체적 불감, '불법 선팅' 권하는 사회
  • 장한지 기자
  • 승인 2020.10.16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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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불법 권유, 단속도 안 해... "모두가 안 지키니 '불법이 법'이라는 건가"

[법률방송뉴스] 법률방송에서는 어제(15일) 거의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안이 제대로 들여다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커멓게 차량을 틴팅을 하고 다녀 짙은 틴팅이 불법인지 몰랐다며 황당해하는 외국인들의 반응을 전해드렸는데요.

외국인들은 그렇다 치고 정작 우리나라 사람들은 관련 규정이 있는지 알고 있을까요. 알고 있다면 관련 규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나아가 일선 틴팅 업체들은 고객들을 어떻게 응대하고 있을까요. 실상이 어떤지 장한지 기자의 리포트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국내 한 재벌 계열사의 신차 장기 렌터카 홈페이지입니다.

광고로 올라와 있는 차량들 대부분이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을 정도로 '틴팅' 이른바 '선팅'이 되어 있습니다.

측면뿐 아니라 심지어 운전석 정면 유리도 완전히 까맣게 선팅이 돼 있는 차들도 있습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중후한 이미지를 자랑하는 고급 세단일수록 차량 선팅이 더 진하게 돼 있습니다.

다른 렌터카 업체들도 대부분 마찬가지입니다. 

고급 차일수록, 비싼 차일수록 경쟁적으로 짙게 선팅이 돼 있어 밖에서 안이 전혀 안 들여다보일 정도입니다.

밖에서 안이 안 들여다보여야 프라이버시와 품위가 유지된다는 착각마저 들 정도입니다.

관련해서 새 차 장기 렌트의 경우 선팅 무료 쿠폰을 끼워주는 것은 업계에서 이미 일반화돼 있는 마케팅 수단이기도 합니다.

[A 자동차 업체 관계자]
"차량 출고 받으실 때 브랜드키트 또는 선팅쿠폰을 선택해서 받으실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선팅쿠폰은 희망하실 때 저희가 제공해드리는 게 맞습니다."

가시광선 투과율, 선팅 농도는 보통 고객의 선택에 일임합니다.

[B 선팅 시공 협력사 관계자]
"농도는 고객님께서 정하시는 것입니다. 필름마다 농도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어떤 필름을 하실 지부터 정하셔야..."

일단 도로교통법 시행령은 가시광선 투과율이 운전석 전면 유리는 70% 이상, 측면은 40%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최소한 10m 앞에서 정도부터는 운전자 식별이 가능해야 합니다.

규정을 지키고 있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규정 이내로 선팅이 돼 있는 차량을 가지고 서울의 한 선팅 업체를 찾아가 봤습니다. 

업체 측은 대뜸 짙게 선팅이 되어 있는 차량을 보여주며 '이 정도면 어떠냐'는 식으로 의향을 묻습니다.

[C 선팅 시공업체 관계자]
"이런 거(앞좌석 측면)는 15%, 일부러 밖에서 안 보이게끔 하려면 15% 짜리. 이쪽은 아예 안 보이는 15% 짜리, 이것은 아예 안 보이고..."

'너무 어두운 것 아니냐'고 묻자 가시광선 투과율을 좀 더 높인 선팅 수치를 제시합니다.

[C 선팅 시공업체 관계자]
"(우리는 그러면 최대한...) 밝게 해야 할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여기(전면)는 50% 여기(측면)는 35%하면 돼요."

최대한 높인다고 높인 수치지만 그래도 현행법 위반입니다.

업체 측은 "너무 진한 선팅이 시야 확보에 문제는 없냐"는 물음엔 손사래를 치며 "아무 문제없다"고 강조합니다.

[C 선팅 시공업체 관계자]
"(이 정도면 운전할 때 불편함이 있지 않을까요.) 하하. 안에서 해봐요, 아무 상관없어요. 안에서 봐 봐요, 안에서 보면 아무 이상이 없어요."

서울의 또 다른 선팅 업체.

이곳도 프라이버시를 내세우며 가시광선 투과율 규정을 초과해도 한참 초과하는 선팅을 제안합니다.

[D 선팅 시공업체 관계자]
"농도는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앞에 20%, 측면 5% 이렇게까지도 해요. 5%는 진짜 까매요. 그래서..."

업체 관계자는 그러면서 주차장 밝은 것과 선팅 진한 게 무슨 상관있는지 주차장 밝기를 언급하며 '프라이버시'를 재차 강조합니다.

[D 선팅 시공업체 관계자]
"크게 상관이 없는데 주차환경도 밝은 데 주차 많이 하시고 이러시면 확실히 안이 안 보여요. 그런데 그게..."

이 업체도 짙은 선팅이 안전운전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단언하듯 강조합니다.

[D 선팅 시공업체 관계자]
"(20%로 하면 터널에서나 밤에나 괜찮나요?) 완전 괜찮아요. 그것은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요즘은..."

선팅 시공업체들은 한결같이 도로교통법 시행령에서 정한 가시광선 투과율 기준보다 훨씬 까맣게 선팅을 해도 가시거리나 시야 확보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조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확인해 봤습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시뮬레이션 영상입니다.

전면 가시광선 투과율 기준 70%보다 30% 낮은 투과율 40%만 돼도 앞에 가는 오토바이가 흐릿한 정도로 밖에는 안 보입니다.

10%대 투과율 차량의 경우엔 전방 오토바이 후미등도 보이지 않고,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도 거의 스쳐 지나가고 나서야 차가 있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시야 확보가 되지 않습니다.

전문가는 전면 투과율 40% 이하부터는 위험하고 특히 20% 이하의 경우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조경근 수석연구원 /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중요한 건 뭐냐면 이게 사람이라는 게 어느 수준이 되면 급격하게 (시인성이) 뚝 떨어지는 이런 값이 있어요. 저희가 실험을 해봤더니 (투과율이) 40% 기준으로 해가지고 급격하게 떨어지는..."

'측면은 진해도 괜찮겠지'하는 생각도 오산입니다.

사이드미러를 통해 후방이나 주변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특히 야간운전의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겁니다.

[조경근 수석연구원 /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그렇게 될 경우에 갑자기 돌발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보행자와의 사고라든가 아니면 차량과의 사고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그럼에도 상당수 운전자들이 법적으로 가시광선 투과율 기준이 있다는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익명(27) / 서울 관악구]
"햇빛 가리기 위해서 하는 것 같은데... (혹시 선팅이 법적으로 기준이 있다는 거 알고 계신가요?) 잘 모르고 있습니다."

또 다른 운전자는 "그런 기준이 아직도 있냐고, 폐지된 거 아니냐"고 취재진에 되묻기까지 합니다.

[정용희(50) / 서울 은평구]
"(혹시 선팅도 법적으로 기준이 있다는 거 알고 계신가요?) 모르겠어요, 그것은. 없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내용 예전에 들었는데 그런 규제나 이런 법적인 제도가 없어진 것으로 알고 있었어요."

너도나도 법을 위반하고, 업체들은 그런 불법 선팅을 마치 유행이라도 되는 양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권유하고, 경찰은 한 두 대도 아니고 어떻게 하라는 거냐 식으로 계도와 단속에 손을 놓고 있고.

한마디로 사회 전체의 총체적 불감증이 지금의 만연한 불법 선팅 현상을 초래하고 갈수록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입니다.

[김필수 교수 / 대림대 자동차학과]
"고민이 많은 상황이에요. 법은 있어도 실제로 시행을 못 하고 있는 사문화 돼 있는 상태이거든요. 선팅에 대한 기준이 있어도..."

이에 따라 불법의 정도와 경중을 따져 불법성이 심한 것들이라도 우선 선별적으로 단속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이를 통해 이미 부착돼 있는 것들을 다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지나치게 시커먼 불법 선팅 차량이 새로 나오는 것이라도 최대한 차단해야 한다는 겁니다.

[김필수 교수 / 대림대 자동차학과]
"문제는 선팅 중에서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커멓다든지 또는 반사 선팅을 썼을 때는 다른 사람의 안전에 영향을 줄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단속을 아예 안 하기보다도 너무 새카매서 전혀 안 보인다든지 또는 반사 선팅을 썼을 때 문제점, 이런 것들은 단속이 돼야..."

나아가 선팅 기준을 어느 정도 현실화하는 한편, 장기적으론 자동차 정기검사 때 불법 선팅 필름을 기준 이내로 전환하도록 유도 또는 강제하는 등의 방안도 해결책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김필수 교수 / 대림대 자동차학과]
"현실화할 필요가 있는데 법을 바꿔서 말씀드린 대로 새카맣거나 아니면 반사 선팅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은 일선 선팅 업체에게도 알려줘서 그런 것을 지양하게 한다든지 일반인들이 도입하지 않게끔 한다든지 그런 정리만 돼도..."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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