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술운전 가로등 ‘쾅’, 6살 아이 사망... 윤창호법 적용 처벌 가능한가
낮술운전 가로등 ‘쾅’, 6살 아이 사망... 윤창호법 적용 처벌 가능한가
  • 유재광 기자, 남승한 변호사
  • 승인 2020.09.14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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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실 인정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 적용 가능... 징역 3년 이상 최대 무기징역"
을왕리 음주벤츠 사고 가해자, 시민단체가 살인 혐의 고발... "고의 입증 어려워"

▲유재광 앵커= 지난주 '을왕리 음주 벤츠 사망사고'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 또 있습니다. '남승한 변호사의 시사법률'입니다. 남 변호사님, 6살 남자아이가 숨졌다고 하는데 어떤 사고인가요.

▲남승한 변호사(법률사무소 바로)= 지난 6일 오후 3시 30분쯤입니다. 서울 서대문구 홍원동의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 앞이었는데요. 6살 A군은 햄버거 가게 앞에서 햄버거를 사러 들어간 엄마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이때 가게 앞 도로를 달리던 음주운전 SUV 차량이 도로를 이탈해서 길가에 약 4m 높이 철제 가로등을 들이받았습니다. 충격으로 가로등이 땅에 묻힌 부분이 뽑혔는데요. 쓰러져서 A군을 덮쳤습니다.

A군은 의식이 없이 쓰러진 채 머리에서 피를 쏟았는데요. A군과 함께 엄마를 기다리던 형이 햄버거 가게 안에 들어가서 엄마를 데리고 나왔습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엄마는 어찌할 바를 몰랐고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발만 동동 굴렀다고 합니다.

▲앵커= 결국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숨졌다고 하는데, 이 사고를 당한 A군은 왜 엄마를 따라 햄버거 가게를 안 들어가고 왜 형이랑 바깥에서 길거리에서 서있었던 건가요.

▲남승한 변호사= 보도 내용 등에 따르면 가게에 들어가면 코로나 출입명부를 작성해야 하고 또 마스크를 벗고 음식을 먹는 다른 손님들도 있고 이런 상황이어서 아이들이 혹시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지는 않을까 걱정해서 엄마가 잠깐 혼자 들어가서 햄버거를 주문하고 아이들은 밖에 있으라고 했던 상황입니다.

동생을 눈 앞에서 떠나보낸 큰 아이가 가슴이 많이 아파하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것도 음주사고인 것이죠.

▲남승한 변호사= 네, 낮 3시 30분인데도 불구하고 음주사고였습니다. 사고를 낸 운전자 B씨는 출동한 경찰에 연행됐는데, 측정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준인 0.08% 이상으로 나타났습니다.

B씨는 경찰조사에서 "점심에 지인과 근처 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고요.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B씨가 몰던 차가 가로등과 부딪혔지만 B씨는 크게 다친 것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B씨는 구속됐습니다.

▲앵커= 이게 지금 음주운전 처벌을 크게 강화한 '윤창호법' 형량이 어떻게 되죠.

▲남승한 변호사= 위험운전 치사, 사망사고의 경우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형량이 상당히 올라갔습니다. 벌금형은 일단 없고요. 징역 3년 이상,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살인죄가 5년 이상 무기징역인 것을 감안하면 살인죄보다 아주 약간 낮은 정도로 상향조정 해놓은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SUV 운전자 B씨가 6살 A군을 직접 덮친 게 아니라 가로등을 쳤는데 가로등이 쓰러지면서 A군이 사망한 것이잖아요. 이것도 윤창호법 적용을 할 수가 있는 건가요, 어떤가요.

▲남승한 변호사= '위험운전'이라는 것은 인정이 될 것이고요. 위험운전으로 인한 치사, 치사인가 이것이 문제가 됩니다. 그게 아니라면 업무상 과실 재물손괴가 되는 것인데요.

우리 판례 중에 보면 정차해 있는 트럭을 뒤에서 들이받았는데 그 트럭이 앞에 정차해 있던 트럭을 연쇄추돌 한 경우에 위험운전치상을 인정한 사례가 있습니다. 조금 오래된 판례이기는 하지만요.

이런 점에 비춰보면, 이 사안도 위험운전치사로 의율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요. 인과관계가 있는 것이냐 없는 것이냐 따져볼 여지는 있기는 하지만 위험운전치사가 적용될 수 있을 것 같고, 적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사안입니다.

▲앵커= '치사', 무슨무슨 치사, 법적으로는 이게 개념이 어떻게 되는 건가요.

▲남승한 변호사= 치사는 어떤 행위로 인해서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인데요. 고의가 있으면 '치사' '치상'으로 하지 않고 살인, 상해, 이런 표현을 직접 쓰는데요. 고의가 없는 과실범의 경우에는 '치사' '치상'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 사안의 경우에 이 운전자가 사망의 결과에 고의가 있다고는 볼 수 없지만 과실은 있다고 봐서 치사를 적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앞서 을왕리 음주 벤츠 가해 여성 33살 C씨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오늘 열렸죠.

▲남승한 변호사= 네. 2시 30분 인천지법에서 열렸습니다. C씨는 9일 새벽 0시 50분쯤 인천시 중구 을왕동 편도 2차로에서 술에 취한 채로 중앙선을 침범해서 운전을 했고요.

맞은편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정주행하며 치킨 배달을 하던 54살 가장을 들이받았습니다. 숨지게 했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준인 0.08%를 훨씬 넘는 0.1% 상당이었습니다.

당연히 윤창호법을 적용해서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이고요. 증거인멸이나 도주우려 등 제반 상황을 고려해서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이 사안에서 영장이 발부되지 않을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차량에 동승하고 있던 40대 남성이 차량의 소유자, 정확하게는 이 차량이 소속돼 있는 법인의 운영자인데요. 이 남성에 대해서도 음주운전 방조 혐의로 입건한 상태입니다.

▲앵커= 시민단체가 오늘 C씨를 살인 혐의로 고발했다고 하는데 이것은 어떤 내용인가요.

▲남승한 변호사= 서민민생대책위원회라고 하는 시민단체는 술에 취해 차를 몰았던 C씨가 살인 고의가 있다고 봐서 살인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동승하고 있던 남성은 살인의 종범 아니냐 방조범 아니냐, 이런 취지로 수사해달라고 고발장을 경찰청에 제출했다고 밝혔는데요.

"C씨가 살인에 대한 고의성이 충분히 있다, 동행자도 음주운전을 방조했다, 그러니까 C씨에 버금가는 처벌을 받아야 하지 않느냐"라는 것이 주장의 취지입니다.

▲앵커= 이게 주장처럼 살인의 고의가 인정이 되는 사안인가요, 어떤가요.

▲남승한 변호사= 우리가 음주운전을 하는 경우 음주운전 자체로도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는 취지의 말을 하기는 합니다만 법률적으로는 그 자체로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는 경우는 흔하지는 않습니다.

이 경우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려면 미필적 고의라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데요. 그렇게 되면 굳이 말하면 운전을 하다가 음주를 하지 않은 상태라고 하더라도 사고가 나면 사람이 사망할 수 있는데 그것을 인지하고서도 운전하는 경우를 모두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기는 곤란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 부분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까지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조금 곤란해 보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 윤창호법이 거의 살인죄에 준하는 형량으로 법률을 개정해 둔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앵커= 이번 일련의 사건들, 법적으로도 그렇고 둘러싼 논란도 그렇고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남승한 변호사= 사망한 분들이 모두 그야말로 아무 잘못이 없는 분들입니다. 6살 아이는 세상도 잘 모를 아주 천진난만한 아이이고, 돌아가신 가장도 그야말로 저녁식사도 못해가면서 치킨 배달을 하고 가족을 부양하고 있었는데 이런 분들이 피해자가 되는 음주운전이라는 점 때문에 비판이 더 쇄도하고 있고, 그런 점에서 음주운전이 더 가혹하고 잔인한 범죄가 아닌가 싶습니다.

형량을 많이 높여놓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사를 조금 더 분명하게 많이 해서 관련자나 책임자들에게도 엄중한 처벌이 내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처벌도 처벌이고 가족들이 하루빨리 정신적인 충격이나 트라우마에서 회복이 됐으면 좋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남승한 변호사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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