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딸들 데려오고 싶어요"... 폭력적 훈육 남편에 맞선 어느 계모의 이혼·친권 소송
"의붓딸들 데려오고 싶어요"... 폭력적 훈육 남편에 맞선 어느 계모의 이혼·친권 소송
  • 신새아 기자
  • 승인 2020.03.31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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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이 집안 어지럽힌다고 식칼 들고 "누구부터 죽을래"... 가혹한 체벌과 폭언 다반사
법률구조공단 찾아 도움 요청... 친권 박탈, 계모를 의붓딸들 후견인 지정해 입양 신청

▲유재광 앵커= 오늘(30일) ‘법률구조공단 사용설명서’는 계모와 친권에 대한 얘기 전해드리겠습니다. 신새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떤 사연인가요.

▲기자=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인 2008년 1월 당시 3살 딸을 둔 김모씨는 2살, 4살짜리 두 딸을 둔 지금의 남편 임모씨와 재혼을 하게 됐습니다. 김씨와 임씨는 재혼기간 중 딸 1명을 출산하면서 김씨는 네 딸 모두를 친딸처럼 키웠다고 합니다.

아기였을 때 아빠가 이혼하고 재혼한 임씨의 두 딸들도 친모는 이혼 뒤 자신들을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고, 김씨가 정말 잘 해줘서 김씨를 진짜 친엄마로 알고 자랐을 정도로 아무런 차별 없이 4명의 딸을 친딸처럼 키웠다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뭐가 문제가 된 건가요.

▲기자= 아빠 임씨의 폭력적인 성향이 문제가 됐습니다. 체벌과 폭력을 행사에 딸들을 강압적으로 키웠다고 하는데요. 거의 매일 몇 시간씩 딸들을 앉혀놓고 “군대처럼 정신교육을 받으라”며 소리를 지르며 엎드려 뻗쳐를 시켜놓고 몽둥이로 허벅지, 엉덩이, 종아리 등을 마구 때리는 게 다반사였다고 합니다.

심지어 두 딸들이 집을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임씨는 식칼을 들어 “누구부터 죽겠냐”며 협박을 하며 딸들의 가슴까지 식칼을 들이대며 휘두르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임씨는 그 전에도 이런 폭력적인 성향 때문에 이혼을 했는데 김씨와의 재혼 후에도 이런 폭력적인 성향을 버리지 못했고 김씨도 결국 임씨와의 이혼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앵커= 이 정도면 이혼 사유가 되고도 남는 것 같은데 뭐가 또 문제가 된 건가요.

▲기자= 김씨가 걱정했던 건 두 의붓딸이었습니다. 이혼을 하게 되면 자신이 재혼 전에 낳은 딸과 임씨와의 결혼생활 중 태어난 막내딸의 친권을 가져오는 건 별 문제가 없는데, 2018년 당시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1학년인 임씨의 두 딸이 폭력적인 친부한테 계속 남게 되는 게 마음에 걸렸던 것입니다.

임씨와 임씨 전처 사이에 낳은 이 두 딸은 김씨와 직접적 혈연관계도 없고 양친자 관계로 맺어진 것도 아니다보니 이혼을 하게 되면 임씨 두 딸의 친권을 김씨가 가져오기엔 법적으로 사유가 부족했던 겁니다.

이에 김씨는 이혼 뒤 자신도 없는 상태서 임씨의 딸들이 또다시 아버지에게 폭행과 폭언을 당할 것을 걱정하다가 법률구조공단을 찾아 도움을 받아 이혼 소송을 제기하게 됩니다.

▲앵커= 드라마에서 흔히 나오는 콩쥐팥쥐나 신데렐라 계모가 아니고 진짜 ‘엄마’가 되어준 계모인데, 공단은 어떻게 대응했나요.

▲기자= 네, 앞서 언급한 대로 임씨 미성년자 두 딸의 친권은 법적으로 임씨에게 있는 상태여서 공단은 먼저 임씨의 친권을 상실하게 하고 김씨가 임씨 두 딸의 미성년후견인으로 선임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예상대로 임씨는 친권을 포기하는 데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고, 아직 미성년자인 딸들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폭행과 폭언을 겪었다는 진술서 외에 별다른 증거도 없어 사건이 쉽진 않았습니다.

▲앵커= 공단은 그래서 아빠 임씨나 재판부를 어떻게 설득했나요.

▲기자= 일단 재판부에 대해선 “두 딸은 억압적인 교육방식으로 폭언, 가혹한 체벌, 지속적인 폭력 등에 시달려오며 정신적·육체적 유일한 안식처는 계모인 김씨였다"며 아빠 임씨의 친권을 박탈하는 것이 어린 두 딸에게 정말 필요한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혼으로 다시 편부 슬하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면 공포스럽다. 두 딸은 친부로부터 벗어나 김씨와 함께 사는 것이 삶의 유일한 희망이므로 임씨의 친권을 상실케 해야 한다“고 공단은 호소했습니다.

아빠 임씨에 대해선 강온 양면 전략을 써서 임씨가 식칼로 딸들을 위협한 형사사건에서 형사합의를 해주는 조건 등을 내세우며 이혼 시 두 딸의 친권 상실을 수용하라고 요구하며 압박했습니다.

조정을 직접 주재한 재판부는 자녀들의 진술과 당사자 심문 결과 등을 토대로 친부 임씨의 자녀들에 대한 친권을 상실하고 김씨를 미성년후견인으로 선임하는 결정을 신속히 내려줬습니다.

▲앵커= 그러면 완전한 해피엔딩으로 끝난 건가요.

▲기자= 한 가지가 더 남았는데요. 임씨 두 딸의 미성년후견인이 된 김씨는 법률상 대리권은 행사할 수 있지만 완전한 친권관계, 즉 법적인 부모자식 관계는 아직 아닙니다.

그렇다 보니 한부모가정과 관련한 국가 지원은 전혀 받을 수 없는 등 아직은 완전한 가족이 아니라는 것이 소송을 수행한 정혜란 변호사의 설명입니다.

정혜란 변호사는 “아이들도 김씨를 친엄마로 생각하고 있어 이들 간에 법적인 모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입양허가 신청을 최근 구조 결정해 진행 중”이라고 이후 상황을 전했습니다.

▲앵커= 네, 새삼 낳는다고 다 부모가 되는 건 아니라는 말이 생각나는데, 다섯 모녀가 정말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신새아 기자 saeah-shi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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