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 /연합뉴스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인 이국종 교수에게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이 경찰에 고발당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18일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을 업무방해, 직무유기, 모욕 등 혐의로 경찰청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고발장에서 "유희석 원장은 이국종 교수가 운영하는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에 고의적으로 병실 배정을 안 해주는 등 의도적으로 업무를 방해했다"며 “국가가 연간 운영비 60억원을 보조하는데 이를 원칙대로 운영하지 않음으로써 직무도 유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 원장은 병원 직원들 앞에서 이 교수에게 ‘당신 때문에 병원이 망하게 생겼다’는 등의 폭언을 했다"며 "의사로서 사명감과 책무를 저버려 의료원과 이 교수 등 의사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3일 유 원장이 이 교수에게 욕설을 하는 녹음파일이 공개돼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운영을 두고 이 교수와 병원 측이 갈등을 겪어온 사실이 알려졌다.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회는 지난 16일 유 원장의 사과와 사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녹음파일에는 유 원장이 이 교수에게 "때려치워 이 XX야. 꺼져. 인간 같지도 않은 XX가 말이야"라고 말하고 "나랑 한판 붙을래 너?"라고 하자 이 교수가 "아닙니다"라고 답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 녹음파일은 수년 전 외상센터와 병원 내 다른 과와의 협진 문제를 두고 유 원장과 이 교수가 나눈 대화의 일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역외상센터는 365일 24시간 중증 외상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면 즉시 응급수술 등을 받을 수 있는 인력과 시설을 갖춘 외상 전문 치료기관이다. 정부는 2012년부터 권역별로 17곳을 지정해 설립과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의료계는 병원 측과 권역외상센터가 인력과 병상 및 시설 배분 문제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 때문에 잠재돼있던 문제가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아주대 의료원도 인력 및 병상 배분 문제로 수년간 마찰이 계속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국종 교수는 녹음파일이 알려진 후 권역외상센터의 병실이 부족한데도 아주대가 의도적으로 외면했다는 자신의 주장에 아주대 측이 “내부 공사로 인해 전체적으로 병실이 부족했던 시기에 그랬던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하자 "거짓말"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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