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강간미수' CCTV 30대 구속기소... 현관 열려 한 것 만으로 '강간 고의' 인정되나
'신림동 강간미수' CCTV 30대 구속기소... 현관 열려 한 것 만으로 '강간 고의' 인정되나
  • 유재광 기자, 윤수경 변호사
  • 승인 2019.06.26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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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조모씨, 2012년에도 술 취한 여성 뒤따라가 강제추행 '전력'
대법 "18세 여성 방 침입 시도, 합리적 변명 없다면 간음 목적 침입"

[법률방송뉴스=유재광 앵커] 이른바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 3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윤수경 변호사의 이슈 속 법과 생활‘입니다.

어제(25일) 영상 속 남성 조모씨가 구속기소 됐죠.

[윤수경 변호사] 네 그렇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일명 성폭법상의 주거침입 강간미수로 영상 속 남성 조모씨를 구속기소했는데요. 검찰은 조씨의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해 보호관찰명령도 청구했습니다.

그리고 법원은 지난달 31일 주거침입과 강간미수 혐의를 받는 조씨에 대해 "행위 위험이 크고 도망 염려가 있어 구속 사유가 인정 된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습니다.

[앵커] 발부사유가 구체적으로 더 있었나요.

[윤수경 변호사]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행위의 위험성이 큰 사안"이라고 판단하면서 조씨의 도주 우려 등 구속 사유가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는데요.

영장이 발부됐다고 해서 혐의를 유죄라고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검찰이 영장청구서에 적시했던 주거침입 혐의 등을 놓고 법원이 여러 정황증거를 따져본 뒤 구속이 타당하다고 판단해서 구속영장이 나왔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앵커] 혐의가 주거침입 강간미수라고 하셨는데 주거침입과 강간미수가 각각 별건인가요. 아니면 하나로 이어지는 혐의인가요.

[윤수경 변호사] 당초 경찰은 주거침입 혐의로 조씨를 체포했지만 이후 강간미수 혐의도 적용해 검찰에 송치한 사안인데요.

조씨는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줄곧 부인해왔지만 검찰은 술에 취한 젊은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특정해 폐쇄된 공간으로 침입하려 한 점 등을 봤을 때 "계획적인 범행", 즉 ‘고의성’이 있다고 본 것입니다.

검찰은 "빈집으로 착각하거나 집안에 누가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침입을 시도한 경우와는 다르다"면서 "문을 열기 위해 온갖 방법을 시도하면 피해자에게 극도의 불안감을 준 행위는 강간죄 실행의 착수에 해당하는 폭행 내지 협박으로 볼 수 있다"며 "강간의 고의가 인정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앵커] 검찰은 강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는데, 재판으로 가면 주요 쟁점이 어떻게 되는 건가요.

[윤수경 변호사] 쟁점이 강간미수 혐의에 있어서는 성범죄를 저지르려 했다는 의도가 있었다는 ‘고의’가 입증되어야 합니다.

조씨는 수사 과정에서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CCTV 등 핵심 물증이 있기 때문에 상황 자체는 부정할 수 없고, 대신 범의가 없었다는 것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보여 집니다.

검찰은 조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피해 여성을 은밀히 뒤따라가는 등 매우 계획적이었고, 특히 2012년에는 술에 취한 20대 여성을 뒤따라가 강제추행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그의 성향이나 이번의 정황을 종합해 봤을 때 강간하려는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특히 직접적으로 특히 비록 직접적인 신체적 접촉은 없었지만 조씨가 닫히는 문을 잡으려 했고 문이 닫힌 이후 계속해서 문을 열려는 온갖 방법을 시도해서 피해자에게 극도의 불안감과 공포심을 준 행위로 강간죄의 ‘실행의 착수’에 해당하는 폭행 내지 협박을 했다고 판단을 했고요.

결국 조씨가 문을 열지 못했기 때문에 범행을 포기하고 미수에 그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앵커] 판결을 예상해 보신 다면요.

[윤수경 변호사] 일부 법조계에서는 성범죄를 목적으로 문을 열어 침입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아주 높아 보이기는 하지만 추측만으로 범죄가 성립했다고 하기엔 무리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반면에 대법원 판례 중에는 "18세 처녀가 혼자 자는 방으로 들어가려고 기도한 것은 명백한 것이므로, 방실(傍室) 침입의 목적에 관한 합리적인 변명이 없는 경우에는 간음 목적으로 침입하려고 했다고 인정한 원심의 판단을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사건에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가 아닌 합리적 해명이 없다면 유죄 판결이 내려질 것이라는 게 또 다른 법조계의 시각입니다.

[앵커] 혼자 사는 여성가구가 이번 케이스만 있는 게 아닌데 뭔가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떤가요.

[윤수경 변호사]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전국에서 발생한 주거침입 성폭력은 총 305건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강간으로까지 이어진 ‘주거침입 강간’은 총 105건으로 전체 주거침입 성범죄 사건의 약 3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당시 전체 성범죄 가운데 강간 사건의 비율이 약 21%, 총 2만4천110건 중 5천223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유형에 비해 주거침입 성범죄 피해가 더 위중하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주거침입 성범죄에 대한 여성들의 공포가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그래서 이번 사건과 유사한 사건들의 발생이 많은데 이번 판결이 주거침입 강간미수죄가 성립하는데 요구됐던 피의자의 폭행이나 협박의 범위가 넓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미성년이나 장애인 피해자의 경우 신체를 살짝 누르기만 해도 폭행·협박으로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한 기준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신림동 사건은 그 자체로 일종의 스토킹 사건으로도 볼 수 있는데요.

여성을 쫓아가 협박하는 행위 자체가 범죄라는 것을 인식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고 보여 집니다. 이번 사건을 두고 여성단체에서 스토킹 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판결이 어떻게 내려질지 지켜봐야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윤수경 변호사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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