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민즈 노, 예스 민즈 예스"... 안희정 무죄 판결이 촉발시킨 '비동의 간음죄' 도입 여론
"노 민즈 노, 예스 민즈 예스"... 안희정 무죄 판결이 촉발시킨 '비동의 간음죄' 도입 여론
  • 유재광 기자, 김수현 변호사
  • 승인 2018.08.1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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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재판부 "폭행·협박 없어 현행법상으로는 처벌 못해"
여성계 "No means No, Yes means Yes Rule 도입해야"
유엔, 우리나라에 '비동의 간음죄' 도입 여러 차례 권고

[법률방송뉴스=유재광 앵커] 안희정 전 지사 '무죄 판결' 후폭풍이 뜨겁습니다. 김수현 변호사의 ‘이슈 속 법과 생활’입니다.

김 변호사님, 가장 논란이 뜨거운게 1심 재판부의 '현행법으로는 무죄다', 이런 워딩인 것 같은데, 그 워딩이 정확히 어떻게 되나요.

[김수현 변호사] 네, 1심 재판부는 안 전 지사에 대해서 무죄를 선고하면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담보할 수 없고 또 위력 행사 입증이 부족하다고 판단을 했는데요.

이렇게 판단하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현행법상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현행법상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 이게 정확하게 어떤 뜻으로 봐야 되는 건가요.

[김수현 변호사] 우선 형사재판에서는 유죄라고 인정할 때에는 범죄사실에 대해서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이 되었을 때 유죄 판단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남아있을 때는 피고인의 이익에 따라서 판단을 하게 되는데요.

피고인이 위력을 행사했다는 점에 대해서 검사 측이 충분히 입증을 하지 못했고, 따라서 위력에 의한 간음죄는 성립이 되지 않는데 이 사건에서 달리 협박이나 폭행이 없었기 때문에 다른 강간죄나 강제추행죄도 성립이 될 수 없고 따라서 결국 '현행법으로는 안 전 지사를 처벌할 수 없다' 이런 말을 한 것 같습니다.

[앵커] 법 조항이나 이런 것은 어떻게 돼 있나요.

[김수현 변호사] 우선 구체적으로 현행법상에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죄에 대해서 업무 고용이나 그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해서 위력으로 추행 또는 간음을 한 사람은 처벌한다, 이렇게 규정을 하고 있고요. 

다만 이 위력이라는 것이 사실 판단을 하기가 애매하기 때문에 판례가 많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재판부가 ‘노 민즈 노(No Means No)', '예스 민즈 예스(Yes Means Yes)’ 이런 언급도 했다고 하는데 이건 어떤 취지에서 나온 말인가요.

[김수현 변호사] 네, 재판부가 이번에 판단을 하면서 현행법상으로는 안 전 지사를 처벌할 수 없다, ‘No Means No Rule’, ‘Yes Means Yes Rule’을 도입할 것인지 여부는 입법정책의 문제다 이런 말을 했는데요.

이른바 ‘비동의 간음죄’의 이슈를 언급한 것입니다.

[앵커] 비동의 간음죄요. 이건 뭔가요.

[김수현 변호사] 우선 ‘No Means No Rule’이라고 하면 상대방이 거절의사를 표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성관계를 가졌을 경우에는 강간죄로 처벌한다는 원칙이고요.

‘Yes Means Yes Rule’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서 상대방이 명시적으로 ‘Yes’라고 의사표현을 하지 않은 이상 성관계를 했을 경우 이것을 강간으로 간주하는 원칙입니다.

이를 통칭해서 비동의 간음죄라고 하는데요. 현재 이런 죄는 우리나라 법체계에는 아직 없고 이에 대한 도입 여부는 입법정책의 문제, 즉 어떤 법원이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 국회 소관이라는 그런 얘기입니다.

[앵커] 비동의 간음죄 이것은 다른 나라에서는 실제로 실행하고 있는 나라들이 있는 모양이네요.

[김수현 변호사] 지금 미국이나 벨기에, 독일, 그리고 상당수의 유럽 국가에서는 비동의 간음죄, 즉 동의가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성관계는 강간죄를 구성한다, 이런 원칙이 성립이 되어있고요.

또 이와 관련해서 UN이 우리나라에 '강간죄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 피해자의 동의 여부를 중점적으로 해석해서 판단해라', 이런 권고를 수차례 한 바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에서는 그 전에 논의가 전혀 안되어 왔던 건가요. 아니면 논의가 돼 왔던 건가요.

[김수현 변호사] 우리나라에서도 여성계를 중심으로 해서 2000년 초중반부터 논의가 계속 돼 왔고요. 특히 올해 초 이런 미투(Me Too) 운동이 가열되면서 이런 '비동의 간음죄'를 형법을 개정해서 반영을 할 것인지 논의한 끝에 형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딱히 진전된 사항은 없습니다.

[앵커] 안 전 지사 1심 무죄 판결이나 비동의 간음죄, 이것은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수현 변호사] 우선 이번 1심 판결에 대해서는 이 위력이라는 개념 자체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한 것이 아니냐, 라는 의견이 있고요.

또 반면 피해자가 정상적으로 지금 판단이 가능한 성인이고 따라서 강제적으로 어떤 피고인이 성관계를 가졌다고 판단할 수 있을만한 명확한 증거가 없다면 이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을 하는 것이 맞다는 이런 의견이 대립되고 있는데요.

제 개인적으로는 조금 위력의 행사 개념이 조금 좁게 해석이 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고요.

다만 이것을 계기로 해서 지금 ‘비동의 간음죄’를 도입을 해야 한다, 이런 논의가 또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비동의 간음죄, 특히 ‘Yes Means Yes Rule’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도입을 할 때 조금 이에 대해서 구체적인 논의를 거친 다음에 도입을 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대로 부작용이랑 긍정적인 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논의가 이어졌으면 좋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김수현 변호사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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