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대법원장, 42년 봉직 법원 퇴임... 퇴임사 "사법부 신뢰 회복" 9차례 언급 평생법관제 도입, 전원합의체 강화 등 '공'... 대법원장 권한 비대화, 관료화 등 '과'

 

 

[앵커]

양승태 대법원장이 오늘(22일) 퇴임식을 갖고 42년 몸담았던 법원을 떠났습니다.

양 대법원장은 퇴임사에서 “몸은 떠나지만 멀리서 옛 동지를 바라보겠다”는 말로 42년 입었던 법복을 벗는 소회를 밝혔습니다.

장한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한민국 사법부의 대표이자 전국 3천여 판사들의 수장, 대법원장 직을 떠나는 양승태 대법원장의 표정은,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것처럼 다소 홀가분해 보였습니다.

[양승태 대법원장]

“돌이켜 보면 저에게 있어 법관의 직은 실로 제 인생의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올해로 69년이 된 사법 헌정사와 애환을 같이 해 온 산 목격자이기도 한 거 같습니다."

대법원장 6년, ‘평생 법관제’ 도입이나 대법원 전원합의체 강화, 1, 2심의 사실심 내실화를 위한 일련의 조치 등은 양 대법원장의 ‘공’으로 평가 받습니다.

반면,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대표되는 대법원장 권한 비대화 문제나 사법부 위계화, 관료화 문제 등은 양 대법원장의 ‘과’로 지적됩니다.

이 모든 공과 과에 대해 양 대법원장은 ‘후일의 평가’에 맡기겠다고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양승태 대법원장]

“예기치 않은 일로 법원에 따가운 시선이 쏟아질 때에는 공든 탑이 무너지는 듯한 허탈감을 겪기도 하였습니다. 그러한 노력의 공과에 대해서는 후일의 평가가 있겠지만..."

법관으로서의 마지막 발언, 양 대법원장은 후배 법관들에게 사법부 독립과 국민 신뢰를 여러 차례 당부했습니다.

10분 남짓한 퇴임사에서 ‘신뢰’라는 단어를 9번이나 말했습니다.

[양승태 대법원장]

“저는 오랜 법관 생활에서 국민의 신뢰야말로 사법부의 유일한 존립 기반임을 확신하고 있었고 신뢰 확보를 위한 노력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지속되어야 할 것이니..."

양승태 대법원장은 ‘고목 소리 들으려면’ 이라는 시를 인용하며 “오래 되었다고 다 고목은 아닌 모양이다. 향기 품은 고목 같은 법관으로 남고 심다”는 말로 퇴임사를 마쳤습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이제 몸은 떠나지만 멀리서 옛 동지를 바라보며 법원 가족 여러분과 마음을 같이하겠다”는 말로 42년 법관 생활을 마무리했습니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떠난 자리, 김명수 신임 대법원장의 임기는 25일부터 시작합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저작권자 © 법률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