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 (사진=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더불어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비롯된 '명문(이재명·문재인) 갈등'이 절정을 향해 가는 모양새입니다.

어제(27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상의 공천 탈락 이후 고민정 의원은 민주당 최고위원직을 사퇴했고, 의원들의 탈당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내 의원들의 릴레이 탈당에 따른 심리적 '분당' 사태로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명문 갈등의 뇌관은 대표적인 친문계 인사로 꼽히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입니다.

서울 중·성동갑 지역에서 지난 16, 17대 국회의원직을 지낸 임 전 실장은 이번 4.10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며 선거 운동을 펼쳐왔으나 민주당은 임 전 실장 대신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했습니다.

임 전 실장이 컷오프(공천 배제)되자 고민정 의원은 이에 반발하며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습니다.

갈등은 같은 날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이날 의총은 '선거구 획정 보고 및 현안 관련 토론'이었으나 사실상 이재명 지도부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친문 좌장인 홍영표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혁신 공천을 하다 보면 가죽을 벗기는 아픔이 있다고 했는데, 당 대표가 자기 가죽은 벗기지 않고 남의 가죽만 벗기면서 손에 피칠갑을 하고 있다"며 이 대표 면전에 대고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민주당을 '명문 정당'이 아닌 '멸문정당'이라고 비판했는데, 이에 홍익표 원내대표가 "표현을 절제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하자 "절제?"라고 반문하는 등 격양된 모습이었다고도 전해졌습니다.

홍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현재 당 지도부는) 윤석열 정부 심판을 위한 총선 승리가 목표가 아닌 것 같다"며 "(이재명) 사당화 완성을 위한 이런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경기 용인갑 출마를 준비해 온 권인숙 의원과 경선에서 패배한 김수흥 의원 등은 여론조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일부 지역에서 현역 의원을 배제하고 여론조사를 돌린 것에 대해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 선거관리위원장에서 중도 사퇴한 정필모 의원은 경선 여론조사 수행 업체 '리서치 DNA'가 업제 선정이 끝난 후 추가로 포함된 데 대해 "누군가가 전화로 해당 분과위원한테 지시해서 끼워 넣었는데 누구 지시인지 밝힐 수 없다고 하더라. 나도 허위 보고를 받고 속았다"고 폭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송갑석 의원은 "문재인 없이 이재명 만으로 총선을 치를 수 있나"고 했고 일찍이 불출마를 선언한 오영환 의원은 "이대로 정상적인 선거를 치를 수 있나. 지도부는 이대로 또 나가서 시스템 공천이 잘 되고 있다고 이야기 할 것이냐"고 지적했습니다.

또 중진 박병석 의원은 당 지도부를 향해 "냉정하게 판단해 고칠 것이 있으면 고치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라"며 "정권은 유한하고 권력은 무상하다. 바른 길로 가라"고 충고했습니다.

이날 이 대표는 재판 일정으로 의총에 불참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깜짝 참석했는데, 의원들의 발언에 특별한 반응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이 대표는 의총장을 떠나면서 "우리 의원님들이 많은 의견을 주셨는데 당무에 참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잠시 주춤하는 듯 싶었던 탈당 러쉬에도 다시금 불이 붙었습니다.

하위 10% 평가를 받은 비명계 박영순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의 사당으로 전락한 더불어민주당의 탈당을 선언한다"고 밝혔습니다.

박 의원은 이낙연 공동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에 입당하겠다 선언하며 "김대중, 노무현 정신이 살아 숨쉬는 진정한 민주정당, 참된 민주정당을 건설하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총선 후보자 검증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던 김윤식 전 시흥시장은 탈당 후 국민의힘에 입당했습니다.

5선을 지낸 비명계 설훈 의원은 앞선 의원총회에서 고별사를 전한 것에 이어 오늘 40년을 몸담았던 민주당을 떠나겠다고 밝혔습니다.

설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을 통해 "무소불위의 이 대표를 가감 없이 비판했다는 이유로 하위 10%를 통보받았다"며 "단순히 이 대표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아무 의정활동도 하지 않는 하위 10% 의원이라고 평가 절하되며 조롱당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민이 민주당을 신뢰했던 이유는 바로 민주당의 민주화가 제대로 작동되었기 때문"이라며 "이제 민주당은 이러한 민주적 공당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의 지배를 받는 전체주의적 사당으로 변모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설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해 "연산군처럼 모든 의사결정을 자신과 측근과만 결정하고, 의사결정에 반하는 인물들을 모두 쳐내며, 이재명 대표에게 아부하는 사람들만 곁에 두고 있다"며 새로운미래 합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에 비명계 의원들이 집단·연쇄 탈당을 논의하기 위한 모임인 '민주연대(가칭)'를 구성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거 탈당에 따른 민주당 총선 위기론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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