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방송뉴스]
4·10 총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내 공천 갈등이 점점 격화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시스템 공천’이란 점을 내세우며 여당과 차별점을 강조해왔지만, 정작 이재명 대표의 ‘밀실공천’ 논란이 불거지면서 공천 공정성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여기에 더해 곳곳에서 여론조사 논란에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당사자들에 대한 통보도 시작된 터라 비명(비이재명)계, 친문(친문재인)계 의원들의 집단 반발에 이은 ‘도미노 탈당’ 가능성까지 거론됩니다.
민주당 내 대표적 비명계로 꼽히는 박용진 의원은 오늘(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의정활동 평가에서 하위 10%에 포함됐음을 통보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박 의원은 “이 치욕을 국민 여러분께 공개하는 이유는 민주당이 지금 어떤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는가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당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경각심을 가지기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런 치욕적이고 부당한 처우에도 불구하고 제가 민주당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씀드리고, 비록 손발이 다 묶인 경선이지만 당에 남아 승리해 누가 진짜 민주당을 사랑하는지 보여드리겠”면서 “절차에 따라 재심을 신청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당의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평가에서 하위 20%를 기록해 통보받은 의원 중 스스로 해당 사실을 공개한 건 전날 오후 전격 탈당을 선언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에 이어 박 의원이 두 번째입니다.
김 부의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저를 반명으로 낙인찍었고 이번 공천에서 떨어뜨리기 위한 명분으로 평가점수가 만들어졌다고 판단한다”며 “저에 대한 하위 20% 통보는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당으로 전락했다고 볼 수 있는 가장 적나라하고 상징적인 사례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부의장은 당을 떠나기로 하고, 박 의원은 당에 남아 승리하겠다고 각각 밝혔지만 두 사람 모두 평가 자체가 부당하다고 강조한 점은 같습니다. 특히 친명(친이재명)계가 아니어서 하위 평가 대상이 됐다는 점은 숨기지 않았습니다.
총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민주당 내에선 현 공천 과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최병천 신성장 경제연구소소장은 자신의 SNS에 “민주당 공천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비명횡사(非明橫死), 찐명횡재(橫財)”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최근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당직이 없는 인사와 함께 비공식 회의를 통해 현역 의원들의 출마 정당성 여부를 밀실에서 논의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뒤, 당내 비명계를 중심으로 공천 공정성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나아가 각 지역구마다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친명 인사들이 여론조사 대상의 중심이 되고 중진들을 비롯한 현역 의원들은 배제됐다는 논란이 확산되면서 해당 의원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나선 상황입니다.
급기야 전날 서울 동작구을 지역구인 이수진 의원은 의원들이 참여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이 대표와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공천 갈등 국면에서 이 대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이 대표로부터 불출마 권유를 받았다고 공개했던 문학진 전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바로잡으려면 이 대표가 뭐부터 해야 되는 것인지’ 질문을 받자 “공식기구에서 공천을 결정하면 된는데 이상한 목적을 가지고 자꾸 뒤에서 하다 보니까 무리수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