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새아 앵커= 전문가가 말해주는 ‘돈 되는 법’, 얼마 전 조세심판원에서 탈제 제보를 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린 게 화제인데요. 왜 탈세 포상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한 걸까요? 특정 개인이나 법인의 탈세 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 내용과 증빙 등을 탈세자 인적사항과 함께 세무서에 신고해야만 탈세 제보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관련해서 이번 주엔 탈세제보와 포상금 제도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세금에 관련된 주제다보니 첫 질문은 세무사님께 먼저 드려볼까 합니다. 탈세 제보라는 게 일반 국민들은 아무래도 막 익숙하진 않거든요. 세무 관련된 일을 하다보면 이런 탈세 제보를 자주 접하시나요?
▲김철현 세무사(포스원 세무법인)= 네. 생각보다 자주 보게 되는데요. 이것 때문에 사업 자체가 망하는 경우도 있어요. 아마 대표적 사례가 예전에 술집으로 유명했던 준코 사태거든요. 혹시 앵커께선 준코라는 곳을 아시나요?
▲앵커= 네. 대학 시절 종종 갔던 곳이라 잘 알고 있죠.
▲김철현 세무사= 네. 몇 년 전만해도 이 준코라는 술집이 엄청 유명했었는데요. 이 준코 사태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 드리면 준코 내부 직원들이 서울지방국세청에 내부 자료를 가지고 탈세 제보를 하면서 세무조사를 받게 돼 총 420억의 거액의 세금을 고지한 사례입니다.
준코의 운영자인 김모씨는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받아 점포를 약 100개 정도 늘리면서, 매장마다 자신의 지분을 20~100% 정도 넣고 운영을 했거든요. 결국 이렇게 일부 지분을 넣고 받은 수익을 누락했고, 나아가 이중장부를 통해서 매출누락을 했다는 국세청 판단 하에 엄청난 세금이 부여됐습니다.
▲앵커= 네. 내부 직원이 탈세 제보를 한 대표적 사례이네요. 그렇다면 이같은 탈세 제보를 하기 위해선 준코 사태처럼 내부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직원이어야만 가능할까요?
▲차상진 변호사(법률사무소 비컴)= 아뇨.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물론 탈세 제보라는 게 구체적인 세부자료가 있어야지만 받아들여지는 거긴 하지만, 여러분들도 충분히 하실 수 있어요. 대부분은 경쟁사라든지 직원, 분쟁 상대가 많긴 한데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취득하는 정보가 좀 더 구체적이라면 탈세 제보가 가능해요.
혹시 헬스장 등에서 현금으로 입금해주면 할인해 준다는 제안을 받은 경험들 많이 있으실 거예요. 현금으로 입금할 때 계좌번호가 대표자가 아닌 다른 사람 명의인 경우도 겪어보신 분들 꽤 있을 텐데요. 이런 것들도 입금증 하나만으로도 탈세 제보가 가능해요. 그리고 사업주 명의로 계좌이체를 했을 때 예금주 명의가 사업주랑 다르다면 이런 건 차명계좌를 사용했다는 것이고, 차명계좌를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탈세 제보를 할 수 있는 근거자료가 될 수 있어요. 아니면 계좌이체가 아닌 현금을 지급하고서 혹시 현금영수증 발행을 해주지 않거나, 현금영수증을 발급해달라고 했는데 ‘10%를 더 달라’고 하는 곳도 있거든요. 이런 것들도 탈세를 했다고 입증을 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자료가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입증할 수 있는 자료만 있다면 누구든 탈세 제보는 가능하다는 변호사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혹시 이렇게 탈세 제보를 했다가 내 신분이 노출되어서 불이익을 받는다거나 이런 경우는 없을까요?
▲김철현 세무사= 그런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제보자와 제보 내용은 절대적으로 비밀이 보장되고요. 오히려 실무적으로 제보자가 과세관청에 탈세 제보를 한다면 제보를 받은 과세관청을 탈세 제보를 받고 세무조사를 실시하면 제보자들에게 결과를 통보하게 돼 있거든요. 즉, 아까 준코 사례에서 보듯 탈세 제보를 받고 사업장에 대한 세무조사를 한 후 그 결과 추징세액이 420억원 발생했다는 결과는 제보자에게 통보해야 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세관청도 일반적인 세무조사라면 납세자의 상황을 많이 고려하면서 어느 정도 양보를 하지만, 탈세 제보로 인한 세무조사는 더욱더 타이트하게 마무리합니다. 왜냐하면 만약 탈세 제보자에게 ‘제보했던 사람이 탈세가 없고 세금도 추가로 납부한 게 없다’고 통지한다면 즉각 받아들이지 않을 확률이 크기 때문이빈다.
그렇다고 내지 말아야할 세금을 억지로 납부하도록 하진 않지만, 아무래도 조금 더 원칙적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어서 저희 같은 세무대리인들 입장에선 탈세 제보로 인한 세무조사 대응은 힘이 들긴 하죠.
▲앵커= 네. 탈세 제보자에게 제보 결과를 통지해준다면 더욱 그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탈세 제보로 인해 세금이 추징될 때만 포상금을 받나요?
▲차상진 변호사= 구체적인 요건이 몇 개 있어요. 우선 탈세 제보에 대한 포상금 지급규정을 보면 보시는 것처럼 탈루세액에 따라 포상금 지급률이 달라집니다. 이렇게 책정을 하면서, 지난 세법개정으로 포상금 최대 지급액이 40억원으로 늘어났거든요. 꽤 높은 금액이죠?
그런데 이렇게 포상금이 지급되려면 지금 말씀드리는 아래 요건들을 모두 충족해야지만 지급을 해줍니다. 첫째, 탈루세액이 5,000만원 이상이어야 합니다. 둘째로 해당 탈루세액이 납부돼야 하며, 셋째는 해당 세금에 대해 불복제기나 불복청구 절차가 종료돼야 합니다.
이렇게 요건이 전부 충족되면 부과처분이 확정된 날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2개월 이내에 지급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5,000만원 이상의 세금을 인정하고 여기에 세금을 납부해야지만 포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제보 건수에 비해 포상금 지급액이 얼마 되지 않는 게 바로 이러한 이유때문인데요. 앞서 말씀드렸던 준코 사례도 만약 납세자가 전혀 납부하지 못하고 파산을 했다면 제보자는 포상금을 전혀 받을 수 없었을 수도 있어요.
▲앵커= 납부까지 해야만 포상금을 받을 수 있는 거군요. 세무사님, 탈세 제보와 관련된 사례 몇가지만 더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김철현 세무사= 제가 경험한 바에 미뤄보면 현금매출 누락이 탈세 제보로 가장 많이 이어지는 데요 한 7년 정도 전에는 치과에서 현금매출 누락을 많이 했었어요. 치과에서 일하는 코디네이터분들이 현금으로 할인 유도를 많이 하면서 차명계좌로 입금한 것들이 문제가 됐었고, 또 그 후에는 헬스장과 같은 운동서비스업에서 매출누락이 발생했었죠.
최근에는 SNS 등을 통해 소매업을 하시는 분들이 현금매출을 누락해서 탈세 제보를 받은 사례가 많은데요. 그중 하나 기억나는 사례는 한국에서 중고로 명품을 매입해서 리폼 후 다시 판매하는 디자이너가 있었어요. 이 사람의 주된 고객이 외국인이었는데, 외국 고객들이 한국에 왔다 리폼 명품을 구입하면서 신용카드보단 알리페이 같은 걸로 구매를 한 거죠.
세무대리인들은 이런 알리페이와 같은 결제 내역을 확인할 수가 없다보니 매출에는 신고가 누락됐는데, 이게 3년 정도 후에 어느 중국 고객이 리폼 명품을 구입하면서 부가가치세 환급으로 사업주랑 다툼을 했나 봐요. 이 다툼이 결국 탈세 제보로 이어져서 3년치 정도 세금을 한 번에 납부하게 된 안타까운 사례였거든요. 이 중국 고객의 한국 친구가 조언을 해준 것 아니냐 이런 추측도 있었는데, 여튼 생각보다 탈세 제보가 빈번하므로 사업주분들은 유의를 하셔야 할 것 같아요.
▲앵커= 네. 결국 현금매출은 절대 빼먹지 말고 신고하는 게 절세에도 가장 좋은 방법이겠습니다. 변호사님이 마지막으로 현금매출 누락한 경우 현금영수증에 대한 과태료 규정에 대해서 알려주시죠.
▲차상진 변호사= 먼저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대상자부터 말씀드릴게요.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대상업종에 해당하면 10만원 이상 거래를 할 때마다 현금영수증을 의무적으로 발행해야 하는데요. 2010년도 초기에는 10개 업종이었다가 매년마다 업종이 추가돼 2023년도에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업종이 17개가 추가됐어요.
그래서 만약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대상업종에서 해당 거래를 하고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았다면 현금영수증 미발급에 대한 과태료가 20%만큼 부과됩니다. 이게 얼마 전까지는 50%였는데요. 너무 높다는 말들이 많아서 과태료율을 20% 낮췄습니다. 이게 과태료 규정이라서 만약 이렇게 현금매출을 누락한 게 확인되면 부가가치세 10%, 소득세율 5~45%, 그리고 가산세 약 10%정도, 그리고 추가로 과태료 20%까지 납부해야 되어서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업종인 경우 절대 매출누락을 하시면 안 될 것 같아요.
▲앵커= 네. 이번주 탈세 제보와 탈세 제보에 따른 포상금 제도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다음주에도 더욱 유익한 컨텐츠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