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코스피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무력 충돌에도 장 초반 1% 넘게 올라 2,440대 중반을 회복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5원 내린 1,348.4원에 출발한 뒤 장 초반 1,340원대 중반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오전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코스피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력 충돌에도 장 초반 1% 넘게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5원 내린 1348.4원에 출발한 뒤 장 초반 1340원대 중반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교전 사흘째 양측 사망자가 1500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30만명에 이르는 예비군을 소집하면서 지상군 투입도 임박한 가운데, 하마스 기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한국 경제·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국제유가 4%대 급등... "배럴당 최대 150달러 가능성"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1월 인도분은 전거래보다 3.59달러(4.34%) 오른 배럴당 86.38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WTI는 국제 원유 가격 벤치마크(기준)으로, 종가 기준 10월 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앞서 하마스는 유대교 안식일이었던 지난 7일 새벽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했습니다.

이스라엘 역시 보복에 나섰는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원유 생산국은 아님에도 국제 유가가 급등한 건 하마스의 기습 공격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의혹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이미 일부 산유국은 연말까지 감산을 이어가기로 한 상황에서 서방의 이란 제재, 중동 확전 등 변수가 추가되면 원유 수송에도 차질은 불가피해집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에서 미국과 이란 사이 대립이 커지면 하루 원유 생산량 290만배럴(b/d)인 이란의 석유 생산량이 또 줄어들 전망입니다.

아울러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20%가 지나다니는 이란 옆 호르무즈 해협도 봉쇄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 경우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원유 가격 폭등은 당연한 수순이 됩니다.

지정학적 현안과 미국의 원유 생산량 감소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부터 WTI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거란 예측이 있는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엔 배럴당 최대 1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국내 금융권 보고서도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교전이 발생한 지 사흘째인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유대 안식일인 지난 7일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겨냥해 로켓포를 쏘고, 무장대원들을 침투시켜 다수의 민간인을 인질 삼았다. (사진=가자지구 신화)
팔레스타인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교전이 발생한 지 사흘째인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與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해야"... 尹대통령 "긴장의 끈 안 놓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로선 분쟁 지역이 국내 원유와 가스 도입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과 거리가 있어 국내 원유와 LNG 도입엔 차질이 없단 입장입니다.

금융 당국과 한국은행은 시장 상황 합동점검 회의를 열었는데, 국제 유가 변동폭이 확대됐지만 사태 초기인 점 등을 고려할 때 국제 금융시장 움직임도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실제 미국 주식시장은 예상과 달리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중동 위기가 세계 경제에 가져올 부정적 요인보단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동결할 거라는 데 무게를 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여전히 불안합니다.

미국 CPI에서 근원 물가는 서서히 내려오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유가 상승이 길어지면 물가상승률이 다시 탄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에선 한국전력의 전기요금과 대중교통 요금 인상, 전방위적 물가 상승 가능성도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중동지역 무력 분쟁과 전쟁은 국제 유가 상승을 불러오고,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으로 우리 국민의 물가 부담을 가중시켰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대외 불안정 요인에 긴밀히 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오늘(10일) 국무회의에서 "이미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중될 경우 국내 금리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국민의 이자 부담도 증대시킬 것"이라며 "결국 고물가와 이자 부담 증가는 국민의 실질 소득이 감소되는 효과를 가져오고, 경기 회복세도 제약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민생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전력을 다하라"며 정부에 각별한 위험 관리를 당부했습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같은 날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정부에 주문했습니다.

윤 원내대표는 특히 이스라엘 대공 로켓 방어 시스템 '아이언 돔'이 하마스의 기습 다량 로켓 공격에 무력화된 점을 지적하면서 "이번 하마스 공격을 계기로 9·19 군사합의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부각했습니다.

장사정포는 시간당 최대 1만6000여발의 로켓탄을 쏠 수 있어, 북한이 하마스와 같은 게릴라식 파상 공격을 할 경우 최전방 지역은 물론 수도권 방어도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이스라엘 지원 총력... APEC 분위기 깨지나

11월에는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있습니다.

외교가는 이번 APEC 행사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봅니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 관리' 분위기 조성은 한중 관계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하지만 이란이란 변수가 나오면서, 다음 수를 예상하기엔 아직 이른 시점이 됐습니다.

북한만 해도 이번 무력 충돌에 대해 이스라엘의 범죄 행위의 결과라면서 하마스 편을 드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한편 미 국방부는 하마스 공격에 대한 반격에 나선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위해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함과 전함 5척을 동지중해로 이동 배치했습니다.

미국은 매년 30억달러(약 4조500억원) 이상의 군사 지원을 이스라엘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현지에서도 예비군이 모집되면서, 텔아비브에는 유대인 청년들이 속속 집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 간 무력충돌 발생 사흘째인 9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AFP)
팔레스타인 하마스와 이스라엘군 간 무력충돌 발생 사흘째인 9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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