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 19일 만에 결국 병원이송... 檢, 백현동·대북송금 영장청구
野 "부결은 방탄, 가결은 분열... 정치 올가미 안 걸린다" 단합 촉구
한동훈 "잡범들도 따라할 것... 단식한다고 사법시스템 안 멈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8일 국회에서 본회의 출석을 위해 입장하던 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8일 국회에서 본회의 출석을 위해 입장하던 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19일 만에 병원에 실려간 날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이에 맞서 야당은 내각 총사퇴를 촉구하는 동시에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제출을 예고하며 정국이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습니다.

◆ 숨가쁘게 흘러간 18일 오전 

국정 쇄신과 전면 개각을 요구하면서 지난달 31일부터 단식에 들어갔던 이재명 대표가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된 것은 오늘(18일) 오전 7시10분경. 

단식 19일만에 마침내 병원으로 옮겨진 것입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의식을 잃은 것은 아니지만, 정신이 혼미해져 구급차를 불렀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대표가 병원으로 실려간지 채 두 시간이 지나지 않은 오전 9시2분경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사실을 알렸습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는 이날 이 대표를 백현동 개발 비리 관련 배임과 위증교사 혐의,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제3자 뇌물죄와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검찰은 "법령상 일반적으로 피의자에게 적용되는 구속기준에 따라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등 구속사유를 충분히 고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형사사법이 정치적인 문제로 변질되어선 안되고, 피의자에게 법령상 보장되는 권리 이외에 다른 요인으로 형사사법에 장애가 초래돼선 안 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오전 10시경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9월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내각 총사퇴 촉구와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제출을 예고하며 맹공격에 나섰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굳이 정기국회 회기에 체포동의안을 보내겠다는 것은 정치행위"라고 힐난하며 "부결은 방탄의 길이고, 가격은 분열의 길이니 어느 길이든 민주당을 궁지로 밀어 넣으려는 정치적 올가미"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흔들림없이 당의 단합을 더욱 다지고, 지혜롭게 확정적 통합의 길로 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 자리는 증오심을 키우거나 나타내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도 지혜를 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하지만 이날 오전 국회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야당 행보에 대해 "본인들도 명분이 없다는 걸 아니까 손에 잡히는 물건 아무거나 잡아서 집어던지는 듯 단식 시작할 땐 없었던 총리 해임, 내각 총사퇴, 탄핵 등 맥락 없는 얘기를 쏟아내고 있다"고 일축했습니다. 

◆추석 앞두고 격돌하게 된 여야 

추석을 앞두고 정치권은 또 한 번 여론을 흔들 승부수를 띄워야 할 시점을 맞았습니다.

현직 국회의원 신분인 이 대표는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되지 않는 불체포 특권을 받는데요.

이에 따라 법원과 국회는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 절차를 밟게 됩니다.

먼저 법원은 검찰에 체포동의 요구서를 보내게 되는데, 이 요구서는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거쳐 국회에 제출됩니다.

국회의장은 체포동의 요구서를 받은 뒤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서 이를 보고하고, 국회는 보고 24시간 뒤 열리는 본회의에서 표결 절차를 밟습니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오는 20~21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고, 21일 또는 25일 표결에 부쳐질 전망입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월 검찰이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특혜 의혹과 성남FC 불법후원금 의혹으로 이 대표 구속영장을 청구했을 땐 청구 닷새 뒤 국회 본회의에 체포동의안이 보고됐고, 11일 뒤 본회의에서 부결됐습니다.

한 장관은 이번 이 대표 행보와 민주당 주류 안에서 나오는 발언을 강도 높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대표의 단식은 검찰 소환 후 시작된 '자해'로 표현하면서 구속영장 청구 정당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 장관은 "수사받던 피의자가 단식 자해한다고 해서 사법 시스템이 정지되는 선례가 만들어지면 안 된다"며 "그러면 앞으로 잡범들도 다 이렇게 하지 않겠느냐"고 비판했습니다.

또 "지금처럼 소환 통보를 받은 후 시작하는 단식은 처음 봤다"며 "과거 힘 있는 사람들이 죄 짓고 처벌을 피해보려고 단식하고, 입원하고, 휠체어를 타는 사례는 많이 있었지만 성공하진 못했다"고 짚었습니다.

덧붙여 "과거 정치인이 단식할때는 명확한 목표, 왜 하는지가 분명했다"며 "그걸 잘 설명했는데, 이번 단식은 왜 하는지 설명을 잘 못하고 있지 않느냐" 질타하기도 했습니다.

정치권과 평론계 사이에선 민주당이 외치는 이번 단합을 '포장된 단합'이라고 혹평합니다.

당대표의 생명을 담보로 한 단식.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당 안에선 그 어떤 반대 목소리나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 장관은 "국민께서 어디서 많이 본 장면 같다고 생각할 거 같다"며 "여러 차례 말했지만, 지금 사건은 정치나 그리고 민주당과 전혀 무관한 이재명 개인의 성남시장·경기도지사 시절 개인의 범죄 혐의 수사"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수당 권력을 이용해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개인의 비리를 결사옹호하는 건 국민께서 최악의 권력남용이라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명절에 맞물려 나올 국민의 생각은 어떨까요.

이번 '단합'은 민주당에 이익이 되는 전략일까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단식 중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건강이 악화돼 국회에서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단식 중이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건강이 악화돼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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