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방송 DB
법률방송 DB

[법률방송뉴스]

미국에서 중국산 항구 크레인에 대한 안보 위협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한국도 무방비 상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이 해양수산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10개 항구에서 운용 중인 809개 크레인 중 427개는 중국 상하이전화중공업(ZPMC) 크레인입니다. 크레인 전체 중 절반 이상이 중국산인 겁니다.

최근 미국 국가안보 당국에선 미군도 많이 이용하는 항구에 ZPMC 크레인이 다수 배치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크레인은 화물 출처와 목적지 등을 추적할 수 있는 정교한 센서가 부착돼 있어 스파이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어 '트로이 목마'에 비유합니다.

미국 고위 방첩관료 출신 빌 에바니나 전 국가방첩안보센터(NCSC) 소장은 "크레인은 제2의 화웨이(중국 장비업체)가 될 수 있다"며 항만 크레인 사업은 비밀정보 수집을 감출 수 있는 합법적 사업으로 묘사했습니다.

미국 내 일부 항구는 ZPMC 크레인 소프트웨어를 타 국적 제품으로 교체했고, 카를로스 히메네스 미 하원의원은 향후 중국산 크레인 구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국내 항구별 ZPMC 크레인 의존 비율을 보면 국내 최대 무역항 부산항은 55.4%였습니다. 이외 주요 항구인 평택항은 75.0%, 인천항 68.1%, 울산항 62.5%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상 중국산 크레인 없이는 국내 모든 항구의 무역이 마비될 수준입니다.

미 의회는 지난해 12월 국방수권법(NDAA)을 통과시키며 '해외에서 제조된 크레인이 미국 항구의 사이버 안보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고서를 올해 연말까지 만들라' 교통부에 요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치권에서는 관련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안 의원은 "국가 기반 시설인 항구는 그 어떤 곳보다 철저한 보안이 유지되어야 하는 만큼, 작은 안보 우려도 명백하게 검증돼야 한다"며 "국내 항구에 설치된 모든 크레인을 대상으로, 보안성을 점검하는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법률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