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도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저녁이 있는 삶’ 되려면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도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저녁이 있는 삶’ 되려면
  • 유재광 기자, 하서정 변호사
  • 승인 2021.07.0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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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업체 부담 가중... 업종별 특성과 현실에 맞게 탄력적 운용 필요"

▲유재광 앵커= '하서정 변호사의 바로(LAW)보기', 오늘은 주 52시간 근무제도 관련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하 변호사님, 7월 1일, 바로 어제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서도 주 52시간 근무제도가 적용되기 시작했죠. 어떤 내용인가요. 

▲하서정 변호사= 네. 우리 정부는 2018년도에 우리 사회의 장시간 근로 관행을 개선하고 근로자의 안전과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추는 등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지난 2018년 일주일에 법정 근로 40시간, 연장 근로 12시간 총 52시간까지만 일할 수 있게 하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는데요. 

이는 기존 68시간이던 법정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시킨 것으로 같은 해 7월부터 종업원 300인 이상인 사업장과 공공기관에서 전면 시행됐습니다. 그리고 올해 1월부터는 50인 이상인 사업장에 대해서도 그 의무를 부과했고요, 이번 달부터는 5인 이상인 사업장까지 확대 시행됩니다. 

▲앵커= 그동안 순차적으로 적용해 와서 이번엔 계도기간 없이 바로 시행이 되는 것 같은데, 적용 대상 기업들의 고민이 크겠어요.

▲하서정 변호사= 그렇습니다. 근로자 수에 따라 주 52시간제를 적용받는 사업장을 차근차근 늘려 시행되어 왔는데, 제도가 처음 시행되는 만큼 그동안은 계도기간을 두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5인 이상 사업장에 대해서는 계도기간 없이 바로 시행을 합니다.  

관련해서 중소기업들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대내외 환경이 최악인 상황에서 주 52시간제 시행은 영세업체에게는 생존 의지마저 빼앗아가는 가혹한 처사라며 최소한 코로나19 팬더믹 현상이 안정세로 돌아설 때까지는 제도 시행을 미뤄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현재 많은 중소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세 장기화에 최저임금 상승, 원자재값 상승 등 여러 요인이 맞물려 주 52시간제 시행에 충분한 대비를 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설문조사에서는 주 52시간제를 준비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 인력난을 꼽았는데요.

젊은 층이 기피하는 3D업종 같은 경우 코로나19로 외국인 노동자 입국까지 차단되면서 일손 부족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주 52시간제 준수를 위해서는 인력을 신규 채용해야 하는데, 사정이 넉넉치 않은 영세업체라면 인건비에 대한 부담이 매우 클 것입니다.

▲앵커= 전반적으로 어렵다고 해도 특히 타격이 큰 업종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하서정 변호사= 네, 중소기업 중에서도 유독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큰 타격이 예상되는 업종들이 있습니다. 금형, 표면처리, 용접 등의 일을 하는 뿌리산업 종사 기업과 조선, 건설업 분야가 대표적입니다. 

조선, 건설업 분야 같은 경우에는 발주가 있을 때만 집중적으로 일을 하게 되는 특성이 있고, 업무를 발주한 회사나 원청업체 등이 요구하면 이를 거절하기 어려운 구조인데다 날씨 등 계절적 요인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당장 주 52시간제가 시행되는 7월에는 장마철이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업무를 몰아서 할 수밖에 없는데 주 52시간제를 운영하게 되면 공기를 준수하기 어려워지고 이는 입찰과 경쟁에 있어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해 업체에 큰 타격을 입히는 측면이 있습니다. 

▲앵커= 회사 반응은 그렇고, 주 52시간제 시행에 근로자들도 마냥 반기는 분위기는 또 아닌 것 같은데 어떤가요.

▲하서정 변호사= ‘저녁 있는 삶’을 만들고자 도입한 주 52시간 근무제잖아요. 일각에서는 저녁이 있는 삶은 됐지만, 저녁을 사 먹을 돈이 없는 삶, 주말이 사라진 삶이 됐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업인뿐만 아니라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임금감소를 문제 삼고 있는 것입니다.

연봉이 높은 대기업 근로자는 근무시간이 줄어도 별 탈이 없지만, 기본급이 낮고 연장근로수당 비중이 높은 업종의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는 근무시간이 곧 임금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주 52시간제 시행은 당장 생계유지에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기존 급여의 큰 비중을 차지하던 특근수당, 야근수당을 받지 못하게 되면 근로자들은 대폭 감소한 임금을 메우기 위해 투잡에 내몰리게 되고, 이는 당초 주 52시간제를 도입하게 된 취지를 퇴색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앵커= 주 52시간 근무제를 위반하고 안 지키면 어떻게 되나요. 

▲하서정 변호사= 근로기준법 위반 사업주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다만 최장 4개월의 시정 기간을 주어 바로 처벌하지는 않되, 만약 기간 내 시정하지 않는다면 처벌받게 됩니다.

▲앵커= 주 52시간 근무, 다른 여지는 없는 건가요.  

▲하서정 변호사= 네. 이제 앞으로 초과 근무는 허용되지 않지만, 협의를 통한 탄력적 운영은 가능합니다. 근무시간을 줄이기 어려운 사업장에서는 근로자와 사업주 합의 하에 주 8시간 추가 연장근로가 가능합니다. 다만, 30인 미만인 사업장에서만 가능하고요, 이것도 2022년까지로 기한이 정해져 있습니다.

이 밖에도 시설, 설비 고장 등 돌발 상황이나 업무량 폭증 등 예상치 못한 경영상 애로가 발생했다면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와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으면 일시적으로 주 52시간을 초과해 추가 연장근로를 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앵커= 그 외 다른 대안은 뭐가 있나요.

▲하서정 변호사= 정부는 탄력근로제, 선택근로제,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 등을 통해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인한 중소기업, 영세기업의 애로사항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탄력근로제와 선택근로제는 모두 노동자와 고용주가 합의해 근무시간을 조정하여 일하는 제도입니다.

탄력근로제는 일이 많은 날의 근로시간을 늘리고, 그렇지 않은 다른 날의 근로시간을 줄여 평균 법정근로시간으로 맞추는 제도를 말하고, 선택근로제는 정해진 범위 내에서 총 근로시간을 채우기만 하면 근로자가 하루의 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예를 들면, 이번 달에 평균 10시간을 더 일했다고 치면 다음 달에 10시간을 덜 일하는 식으로 근로자가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탄력근무제는 사업주가 주체가 되어, 선택근로제는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행사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평균 법정근로시간을 계산하는 범위가 궁금하실텐데, 이번 달부터는 주 52시간 평균을 계산하는 범위가 늘어났습니다. 탄력근로제는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선택근로제는 기존 1개월에서 3개월로 늘어났습니다. 

▲앵커= 5인 이상 50인 미만 중소 영세 사업장에 대한 주 52시간제 시행, 개인적으론 어떻게 보시나요. 

▲하서정 변호사= 정부가 주 52시간제에 대해 정책적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근로자 수에 따라 일괄적으로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는 것보다는 업종별 특성과 현실에 맞게 근로시간 단축이 탄력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방법을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네 선한 의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로 이어지는 게 아닐 수도 있으니까 말씀하신대로 유연한 적용이 필요할 것 같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하서정 변호사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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