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대선공약 1호 '주4일 근로제'... 직장인 표심잡기
직장인 97% "찬성"... 학계는 "주5일제도 정착 못했는데"
"업무 몰입도 향상" vs "생산성 하락"... 워라밸 절충점은

▲앵커= 안녕하십니까, 'LAW 포커스' 신새아입니다.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 있을 큰 행사 중 하나로 20대 대통령 선거를 빼놓을 수 없죠. 

일부 대선 후보가 표심을 잡기 위해 '주 4일 근로제 도입'을 공약으로 꺼내들었는데,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자만 기업들은 “시기상조”라며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어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LAW 포커스, 새해 첫 보도로 사업자나 근로자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주 4일제'에 대해 석대성 기자와 얘기해 보려고 하는데요. 

석 기자, 새해부터 근로자 마음을 설레게 하는 얘기가 나오고 있죠. 주 4일제가 정치권 의제로 부상했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같은 금요일이면 '내일부터 주말'이란 감격에 벅차는 게 직장인의 마음이겠죠. 일명 ‘준주말’이라고 불리는 목요일부터는 '일하기 너무 싫다, 빨리 퇴근하고 싶다', 뭐 수요일 정도만 돼도 '이번 주말에 뭐할까' 이런 생각이 들게 됩니다.

직장인을 상대로 '무슨 요일에 가장 쉬고 싶냐' 설문조사도 있었는데, '수요일'이라고 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습니다.

또 경제적 여건이 되는 분들이라면 '월화수목토토일'이라고 해서 2박 3일 여행을 가고 싶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하지만 재계와 학계에선 주 4일제를 도입하긴 아직 이르다, 혹은 안 된단 의견이 대다수였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직접 확인해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더 나은 삶을 위해서 필요합니다. 모든 일하는 시민이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신노동법을 병행 추진하겠다..."

20대 대선에 도전한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1호 공약으로 주 4일 근로제 도입을 발표했고, 정의당은 '주4일은 던져졌다'라는 슬로건까지 내걸었습니다.

심 후보는 한국이 지난해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일부 국가처럼 주 4일 근로제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합니다.

실제 아이슬란드 정부는 2015년부터 4년간 주 4일제 관련 실험을 실시한 후 '압도적 성공'이라고 평가했고, 영국 최초의 인터넷 전문은행 아톰뱅크는 임금 변화 없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주 4일제를 도입했습니다.

스페인은 세계 최초로 정부 차원에서 주 4일제 시범사업 추진을 논의한 후 지난해 가을부터 실험에 돌입했습니다.

미국에선 전체 기업의 27%가 주 4일제를 도입했다는 통계도 나왔습니다. 기업 네 곳 중 한 곳이 주 4일제를 시행하고 있는 겁니다.

국내에서도 이미 주 4일제에 들어간 기업이 있습니다.

교육기업 에듀윌과 평생교육기업 휴넷은 주 32시간 근로에 들어갔고, SK텔레콤은 매월 셋째주 금요일에 쉬는 부분 4일 근로제를 도입했습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월 1회 노는 금요일, 배달의 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월요일 출근시간을 오후 1시로 늦추는 주 4.5일제를 시행 중입니다.

휴식권을 보장하고, 업무 몰입도와 창의성을 제고한다는 게 주 4일제의 취지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역시 "노동시간 단축은 가야할 길"이라고 찬성 입장을 표명했지만, 현실 반영성에 대해선 주 5일제 완전 도입도 자신하지 못했습니다.

재계와 학계는 물론 노동계 일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공약이란 임기 내에 지켜야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인데, 주 5일제를 법으로 확정할 수 있겠느냐는 점에 대해서는 아직은 제가 확신을 못하기 때문에..."

실제 기업 279개사를 상대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10곳 중 4곳은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생산성 감소'와 '인건비 부담'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실장]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이, 굉장히 고용에 따른 비용이 늘어날 수 있을 거 같고, 그러다보면 생산성이나 이런 게 또 감소할 수 있어서 주 4일제가 국가 경제 전체적으로는 좀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까..."

지난 1998년 주 5일제를 도입한 한국.

당시에도 재계의 반발이 심했지만, 도입 후 4년 동안 경제성장률 4%를 넘었고, 1인당 노동 생산성은 오히려 1.5% 늘었습니다.

하지만 경영계 입장에선 주 5일과 주 4일은 체감부터가 다를 것이란 우려도 있습니다.

이에 더해 주 5일제도 완전히 안착하진 못한 실정. 

[위정현 교수 /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지금 일단은 주 52시간도, 특히 중소기업들, 대기업도 그렇지만, 중소기업들이나 자영업자들이 적응을 못하고 있거든요."

특히 주 4일제는 대기업만 시행할 여력이 된다는 점에서 양극화 문제만 키울 것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대기업 사원은 더 나은 삶을, 중소기업 사원은 더 나빠지는 구조에 박탈감만 느낄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이상림 박사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양극화 문제 차원에서 좋은 일자리는 더 좋아지고, 나쁜 일자리는 더 나빠질 가능성, 위험성이 크다고 생각돼요."

여전히 장시간 노동하는 국가로 손꼽히는 한국. 

그러나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가 주 4일 근로제에 발맞춰 가기 위해선 아직도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주 4일제를 정착시키려면 많은 실험과 연구, 시행착오가 필요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법률방송 석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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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 4일제, 내수 진작에는 도움이 되지만 임금 보전 문제나 산업별 노동 형태 차이를 감안하면 연착륙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노동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현 상황도 배제할 수가 없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게다가 지금 저출산 문제가 국가 존립 자체를 위협하고 있는데요. 일하는 시간도, 일하는 인구도 줄어들고 있는 겁니다.

일각에선 주 4일제와 저출산은 연관성이 없다고 평가를 하는데,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봤을 땐 문제의 결이 같다고 얘기합니다. 이 내용은 추후 보도해드릴 예정입니다.

▲앵커=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말을 일컬어 '워라밸'이라고 하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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