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는 위험하다는 생각은 편견... 불합리한 규제와 차별 해소해야"

[법률방송뉴스] '오토바이 트랙데이(Track Day)'라고 들어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국내 최초 F1 규격 서킷인 전남 영암 국제자동차경주장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행사라고 하는데,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간 열렸다고 합니다.

오토바이에 대한 불합리한 규제 해소 관련한 보도를 지속적으로 전해드리고 있는 법률방송 취재팀이 오토바이 트랙데이를 다녀왔습니다.

라이더들의 생생한 얘기를 들어보시죠. 장한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머리부터 발끝까지 빨간 레이싱 슈트로 무장한 라이더가 321cc 검은색 오토바이 야마하(YAMAHA)를 타고 금방이라도 굉음을 내며 달려 나갈 것처럼 서 있습니다.

트랙에 올라탄 라이더들이 진행요원의 수신호에 맞춰 서서히 출발하는가 싶더니 일제히 속도를 내며 치고 나갑니다.

두카티와 BMW, 스즈키, 혼다. 최대 배기량 1000cc를 자랑하는 '꿈의 바이크'들의 질주.

시속 200km를 넘나드는 속도로 코너링을 할 땐 몸이 거의 바닥에 닿을 듯 아슬아슬합니다.

전남 영암 국제자동차경기장에서 열린 오토바이 트랙데이에 참가한 오토마이 마니아들이 스피드를 즐기고 있는 겁니다.

[장한지 기자]
"저는 지금 경기장의 관중석에 올라와 있습니다. 이 경기장의 전체 면적은 56만평으로 환산하면 2㎢ 정도 됩니다. 여의도 면적의 1/4, 목포시 전체가 50㎢ 정도 되니까 목포시 전체의 1/25에 해당하는 엄청난 크기입니다."

코리아모터스포츠그룹(KMG) 주최로 지난 9일과 10일 이틀간 열린 국내 최대 오토바이 트랙데이엔 금요일인 9일엔 93명, 토요일인 10일엔 127명이 참가했습니다.

무념무상의 상태에서 오로지 질주에만 집중한 오토바이 마니아들은 짜릿한 스피드가 주는 쾌감에 하나같이 상기된 표정입니다.

[구자일 / 강원도 동해·미쉐린타이어 대리점 운영]
"올해 들어서 처음 탄 것이거든요. 그래서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다가 이제는 바이크 탈 때는 아무런 생각이 안 들거든요. 그래서 조금 설레기도 하고 재밌었어요."

[장하연 / 전남 순천]
"바람을 맞으면서 달리는 게 너무 좋다고 해야 하나, 그것도 좋았고 또 재미있어요."

스피드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위험하지 않냐는 질문엔 의의로 일반 도로에서의 주행보다 오히려 더 안전하다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장하연 / 전남 순천]
"안전장비 다 풀로 하고 그렇게 타니까..."

[구자일 / 강원도 동해·미쉐린타이어 대리점 운영]
"서킷에 오시면 반대편에서 차 올 걱정도 안 해도 되고 신호 위반 걱정 안 해도 되고 속도제한 없이 마음대로 달릴 수 있으니까..."

안전과 관련해 경기장엔 총 30개의 일종의 간이 정비소와 같은 '피트'가 있어 경기가 끝날 때마다 참가자들은 휴식을 취하거나 오토바이에 문제는 없는지 등을 체크하기도 합니다.

경기장의 중심에는 '메인'이라 불리는 타워가 있습니다.

[경기장 메인지점 담당자]
"(깃발 나가는 것에 지장을 받지 않게끔 메인에서 조절 잘하세요.) 네, 확인."

[장한지 기자]
"이곳은 경기장의 메인 지점입니다. 이곳에서는 참가자들이 안전하게 주행하고 있는지 혹시나 사고가 날 우려는 없는지 등을 체크하는 곳입니다. 또 이렇게 깃발을 흔들어서 경기의 마지막 바퀴를 알려주기도 합니다."

'스피드는 위험하다, 오토바이는 위험하다'는 선입관 자체가 잘못된 편견이라는 것이 오토바이 마니아들의 말입니다.

[김강산 / 서울 서초구]
"타보니까 속도도 즐길 수 있고 빠르니까 위험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사실 다른 차량이 없고 모든 환경이 다 사전에 다 준비가 돼 있는 룰이 있고 규칙이 있고 그래서 그런 규칙을 따라서 운전하다 보면 위험한 상황이 일반 도로보다는 훨씬 덜 생기죠."

[Adam / 인천]
"(느낌이) 너무 평온하고 좋아요.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 극한의 희열을 느끼고 나면 몸이 오히려 차분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고 너무 좋아요. 그리고 이런 감정의 변화를 한번 경험하면 마약과 같이 계속하고 싶어지죠."

이런 오토바이에 대한 잘못된 선입관과 편견이 실제 불합리한 차별과 규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말입니다.

[김강산 / 서울 서초구] 
"오토바이는 사실 사고가 나면 크게 다치잖아요. 그래서 오토바이를 약자로 봐야 하는데 아무래도 선입견 같은 게 있어서 그런지 오토바이를 약자로 취급하지 않고 '도로의 방해꾼', 그런 식으로 사람들이 시선을 갖고 존중을 안 해주는..."

[박혜민 / 전남 광양]
"폭주족 같다고 무조건 아파트 지나가면 시끄럽다고 하고 신고 무조건하고 그러면 어쩔 수 없이 눈치도 보게 되고..."

불합리한 차별과 규제 가운데서도 대표적인 게 오토바이 자동차전용도로 진입 전면 금지와 오토바이 지정차로제라고 입을 모아 강조합니다.

[구자일 / 강원도 동해·미쉐린타이어 대리점 운영]
"바이크는 차선에서 맨 끝쪽 차선으로만 주행하게 돼 있거든요. (왼쪽 차선은) 법적으로 규제가 돼 있어서 타면 안 되는..."

[김강산 / 서울 서초구]
"외국 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오토바이는 보호해야 한다, 그런 도로교통법이 있는데 국내에서는 그게 없는 거 같아요. 오토바이 관련된 법규나 이런 것은 20년 전, 30년 전하고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기술은 발달되고 사람들의 문화나 이런 게 계속 바뀌는데 그것에 적절치 않게 예전 법 그대로 유지하는 게 안타까운..."

이날 트랙데이엔 오토바이 지정차로제 위반 재판과 헌법재판소 헌법소원을 진행하고 있는 '라이딩 로이어' 이호영 변호사도 참가했습니다.

[이호영 변호사 / 서울 마포구]
"무서웠어요. 진짜 무서웠어요. (어떤 점이) 공공도로와 달리 여기는 속도제한이 없고 그리고 코너의 각도나 이런 것도 일반도로보다 훨씬 깊은 코너가 있고 이래서 사실 되게 긴장 많이 한 상태로 운전했고 저 같은 경우는 오늘이 첫 트랙 서킷 주행이어서..."

첫 서킷 주행 소감을 묻자 이호영 변호사는 "오토바이 좀 탄다고 생각했는데, 겸손해졌다"고 말합니다.

[이호영 변호사 / 서울 마포구]
"많이 겸손해진 상태로 도로에서의 주행과는 전혀 다르구나,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속도에 대해서 과욕을 하지 않고 적절히 컨트롤하면서..."

실제 먼저 서킷 주행에 입문한 선배 오토바이 마니아들의 말도, 서킷 주행이 오토바이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합니다.

[김강산 / 서울 서초구]
"외국 같은 경우는 오토바이를 타다가 넘어졌을 때 어떻게 넘어져야 하는지 위험한 상황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런 것을 가르쳐주는데 한국에서 오토바이 학원을 등록했을 때는 그런 것을 전혀 안 가르쳐주고 그런 것을 배우고 싶어도 배울 곳이 없어서 찾고 찾다가 이런 트랙 서킷에서 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돼서..."

[Adam / 인천]
"제 생각에 가장 좋은 도전은 트랙에서 오토바이 타는 방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커브 도는 차, 길을 걷는 사람들 등 예측 불가능한 어떤 문제들 없이 안전하게 오토바이를 탈 수 있습니다. 저는 이곳이 오토바이 빠르게 타는 법을 배우는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이 나온 김에 버스나 트럭 등 위험한 대형차량들과 함께 바깥 차로로 달려야 하는 오토바이 지정차로제 위반 재판 관련한 내용을 이호영 변호사에 물었더니 '현장검증'을 통해 의미 있는 결과를 받아내겠다고 말합니다.

[이호영 변호사 / 서울 마포구]
"현장검증을 해보자. 그래서 피고인의 주행이 정당한 주행이었다는 것을 도로에 가서 직접 한번 보면 재판부도 납득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우리는 폭주족이 아니다, 안전하게 스피드와 자유를 즐기는 것뿐이라는 바이크 마니아들의 축제 오토바이 트랙데이.

이들은 오토바이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과 규제에 맞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법률방송 보도에 공감해 자신들의 애마에 '법률방송 스티커'를 붙이는 것으로 화답했습니다.

스피드의 향연, KMG 트랙데이는 영암 국제자동차경주장에서 오는 23일 다시 열립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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