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처 납치미수, 1심 징역 1년6개월에서 2심 징역 3년... 이유는
전처 납치미수, 1심 징역 1년6개월에서 2심 징역 3년... 이유는
  • 유재광 기자
  • 승인 2021.03.24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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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사랑싸움 아닌 살인 등 강력범죄 전조... 엄벌 필요"

[법률방송뉴스] 판결문을 통해 사건의 이면과 의미를 들여다보는 '판결의 재구성', 오늘(24일)은 의처증에서 비롯된 전처 납치미수 관련한 사건 얘기해 보겠습니다.

55살 이모씨와 47살 김모씨는 30년 전인 지난 1991년 결혼했다고 합니다.

30년 전이면 아내 이씨는 결혼 당시 17살의 미성년자였다는 얘기인데, 남편 이씨는 아내 김씨가 불륜을 저지른다고 의심해 수시로 가정폭력을 휘둘렀다고 합니다.

김씨는 결국 자녀가 어느 정도 장성한 2019년 9월 남편과 이혼했는데, 이혼 후에도 남편 김씨의 의처증에서 비롯된 집착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일단 남편 이씨의 현 직업이 판결문에 ‘편의점 직원’으로 돼 있는 것을 보면 경제적으로 그리 넉넉한 형편은 아닐 걸로 짐작합니다.

이혼한 전처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데 대해 극심한 배신감을 느낀 전남편 이씨는 전처 김씨에 "니 죽이고 나도 죽는다. 더러운 위선자", "배신의 말로가 얼마나 무서운지 똑똑히 보여줄게", "갈기갈기 찢어버린다"는 등의 등골이 오싹한 협박문자들을 보냅니다.

하지만 전처 김씨가 핸드폰 번호를 바꿔버려 이씨의 협박은 다행히 미수에 그칩니다.

그러나 이씨는 단순히 협박문자를 보낸 데서 그치지 않고 주거지를 옮기고 연락을 끊어버린 전처를 찾기 위해 자녀를 미행하는 등 집요한 면을 보입니다.

결국 심부름센터를 통해 전처 김씨의 주소지를 알아낸 이씨는 아는 사람을 통해 불법 취득한 전기충격기를 가지고 지난해 8월 15일 전처가 거주하는 원룸 주차장에 숨어 전처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밤 9시 49분 귀가하는 전처를 발견한 이씨는 몰래 김씨 뒤로 다가가 목을 감싼 채 자신의 승용차에 태우려 합니다.

이에 전처 김씨는 기지를 발휘해 "잠시만, 나 숨 좀 쉬자, 일단 손 좀 놔줘"하고, 이에 이씨가 잠시 손에 힘을 푼 사이 근처 마트로 도망가 다행히 더 큰 피해는 면할 수 있었습니다.

이씨는 이 사건 범행 전인 같은 해 5월에도 주민등록 열람이 제한돼 있던 전처의 주거지를 찾아내 김씨를 끌고 가려다, 천만다행 이를 발견한 아들에 의해 역시 납치미수에 그칩니다.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체포미수, 협박미수 혐의로 기소된 이씨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 받았습니다. (울산지방법원 2020. 10. 30. 선고 2020고단3718 판결)

1심 재판부는 "본건 각 범행으로 인하여 피해자는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엄벌 의사를 탄원하고 있다. 선처 없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다만, 범행이 다행히 미수에 그치면서 피해자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가 발생하지는 않은 점,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면서 잘못을 인정하고 있는 점 등 제반 정상들을 참작했다"고 양형사유를 밝혔습니다.

1심 징역 1년 6개월 판결에 남편 이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고, 박지연 기소검사와 이정호 공판검사는 "형이 너무 가볍다"며 각각 항소했습니다.

그리고 항소심 재판부인 울산지방법원 제1형사부(이우철·장성신·정제민 판사)는 지난 달 이씨에 대해 1심 징역 1년 6개월의 2배인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울산지방법원 2020노1424)

재판부는 형이 가장 무거운 총포·도검류 관리 법안 위반외에 정한 형에 체포미수와 협박미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경합범가중을 적용해 이같이 선고했습니다.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먼저 "비록 피고인의 체포 범행이 미수에 그치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각 범행 동기, 경위, 방법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와 이혼 후 보인 일련의 행동들은 살인 등 강력범죄의 전조증상인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이어 "만약 피고인의 체포 시도가 성공 하였을 경우 돌이킬 수 없는 끔찍한 결과가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남편 이씨 범죄의 위험성을 거듭 경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이에 "재범의 위험성 또한 상당히 높다고 판단된다. 피고인의 재범의지를 억제하고 피고인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는 바,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며 1심 형량의 2배인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영어 약자로 'IPV'라고 하는데,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Intimate PartnerViolence, IPV)이 단순한 애정표현이나 사랑싸움이 아니라 피해자의 생명권까지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범죄라는 점에 대해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는 엄벌이 필요하다"

항소심 판결문에 적혀 있는 문구입니다. 반드시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판결의 재구성'이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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