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삼중수소'로 문제 호도... 원전 오염수는 100년 이상 만들어질 것"

[법률방송뉴스] 한일 외교부 국장급 회의에서 강제징용 보상 판결 등과 함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가 현안으로 논의됐습니다.

어제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타키자키 시게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에게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한 우리 측의 엄중한 인식과 심각한 우려를 강조했고, 타키자키 국장은 일본 측의 입장을 밝혀왔다고 외교부는 전했는데요.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를 하겠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은 크게 변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오염수를 정화하고 희석하면 안전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주장인데, 환경단체들은 천부당만부당한 억지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원전 오염수 문제에 천착하고 있는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장마리 캠페이너를 만나 관련 얘기들을 들어 봤습니다. 장한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6년 2월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인근 바다에 대한 해양 방사능 조사에 나섰습니다.

[장마리 / 그린피스 캠페이너] 
"이 바다 조사 같은 경우에는 저희 팀원들이 그린피스 안에는 '방사선방어 전문가그룹'이라는 팀이 있어요. 전 세계 사무소에 걸쳐있고 저도 멤버인데 이 사람들은 특별히 훈련을 받아서 이런 조사를 할 수 있는..."

바닷속으로 토양 채취 기구를 투입했다가 끌어올리기를 반복하며 해저 토양을 채취합니다.

[장마리 / 그린피스 캠페이너]
"저희가 샘플링하기 위해서 덜어내는 모습이고요. 그래서 이분이 지금 '숀 버니'인데 이 기구를 배에 태웠다가 바다로 떨어트렸다가 올렸다가 하면서 조사를 하는 거죠."

조사 결과는 예상은 했지만 충격적이었습니다.

후쿠시마 인근 해저 방사성 오염 정도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전보다 수백배 높게 나타난 겁니다.

특히 후쿠시마 인근 하천은 후쿠시마 인근 해저에 비해서도 최대 약 200배나 방사능 오염도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장마리 / 그린피스 캠페이너]
"저희가 확인한 것은 주로 세슘이나 스트론튬처럼 무거운, 그리고 물에 잘 녹지 않는 물질들이 강 하류에 모여 있고 그 하류를 타고 바다로 그 물질들을 계속 내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바다에서도 방사성 오염은 재확산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저희가 그 조사를 통해서 확인한 것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전보다 강 하류에 있는 세슘의 농도가 600배 정도 높다..."

그녀가 말하는 세슘과 스트론튬 등은 골수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1급 발암물질입니다.

그런 발암물질이 사고 전보다 수백배 넘게 검출된 겁니다.

실제 후쿠시마 원전 주변 주민들은 갑상선암 등 암 환자가 속출하는 등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이후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장마리 캠페이너는 말합니다.

[장마리 / 그린피스 캠페이너]
"세슘에 크게 피폭이 되신 분들은 세포들이 모두 다 방사능에 의해서 죽는 것이죠. 그러니까 안에서부터 썩어들어가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고 체르노빌이나 관련된 영화에서 보신 것 같은 그런 일을 실제로 일으키는 방사성 물질인 것이죠.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말씀드린 것처럼 1급 발암물질인 스트론튬은 뼈에 축적이 돼요. 그래서 사실 골수암, 백혈병 같은 것들 일으키고..."

그러면서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직후부터 그린피스는 결국 '원전 오염수' 문제가 불거질 것임을 예측해 위험성을 경고했다고 말합니다.

[장마리 / 그린피스 캠페이너]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나고 10일 만에 투입이 됐거든요, 아까 설명 드린 방사선방어 전문가그룹이. 이 사람들이 원전의 취약성을 잘 알고 있고, 후쿠시마 원전의. 결국에는 오염수가 계속해서 쌓이는 게 문제가 될 것이라고 조명을 했기 때문에 결국에는 오염수가 계속해서 쌓이는 게 문제가 될 것이라고..."

계속해서 발생하는 오염수를 감당하지 못하고 일본 정부가 결국은 '오염수 해양 방류'라는 선택을 할 것은 어떻게 보면 '예고된 미래'였다는 겁니다.

[장마리 / 그린피스 캠페이너]
"오염수를 저장·관리하는 데만 1년에 1조원. 사고가 나면 그렇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또 지금 실제로 사고수습을 위해서 약 800조가량이 들어갔다는 분석이 있는데 그게 불과 지난 10년 동안 투입된 비용이거든요. 그러니까 앞으로는 더 많은 돈이 들겠죠. 결국 비용이 드니까..."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라는 빗장이 풀리면 이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것으로 무슨 일이, 얼마나, 어떻게 일어날지, 후유증이 얼마가 갈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장마리 / 그린피스 캠페이너]
"가동이 되지 않는 원전인데 왜 거기에 냉각수를 부어서 오염수가 만들어지냐. 핵연료는 끊임없이 핵분열을 하거든요. 그래서 '꺼지지 않는 불'이라고 표현해요. 오염수는 앞으로 수십년간 혹은 더 많게는 100년 이상 만들어질 수 있어요. 오염수 해양방류가 지금 한번 결정되면 앞으로 그 많은 물질들이 특히 스트론튬이 우리 바다로 나온다는 것이죠. 그게 바로 후쿠시마 오염수의 위험성이고 해양방류 결정이 이뤄져서는 안 되는 위험성이고..."

기간도 기간이지만 생산되고 방출되는 오염수의 양도 천문학적이라며 단 한 번이라도 해양 방류는 절대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장마리 / 그린피스 캠페이너]
"지금 오염수가 원전부지에 저장이 돼 있는데 그 총용량이 123만톤이거든요. 올림픽 수영장을 1천톤으로 보더라고요. 굉장한 양의 물이거든요. 그것을 30년 동안 태평양에 방류한다는 것이죠. 예를 들면 한 달 동안만 1년 동안만 이 오염수를 방출하는 게 아니거든요. 지금 결정되면 말씀드린 것처럼 연료가 없어질 때까지 계속 오염수가 만들어진다, 그게 방류된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정화하고 물과 희석해 방류하면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건 그야말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장마리 / 그린피스 캠페이너]
"그(방사능) 물질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났을 때 바다나 대기로 얼마나 나갔냐, 1~3%가 나갔다고 해요. 그렇다면 나머지 90% 이상은 원전 안에 남아있는 것이죠. 이것은 결국 기본 전제 '이 정도면 인간이나 환경을 해치지 않아' 그런데 사실 그런 방사성 물질은 없거든요."

특히 일본이 '삼중수소는 자연에도 존재한다'는 식으로 원전 오염수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며 국제사회의 이른바 간을 보고 있다고 목소리를 거듭 높입니다.

[장마리 / 그린피스 캠페이너]
"삼중수소는 자연에도 있다, 자연에 있는 양보다 원자로가 만들어내는 양이 훨씬 많고요. (국제사회에서) 어떤 대화법이 있고 어떤 언어가 통하는지를 너무 잘 아는 나라에요. 삼중수소만 집중한다는 것은 이미 그렇게 확실한 전략이 있다는 것이고요. 삼중수소만 강조를 함으로 해서 방사성 오염수 안에 세슘, 스트론튬, 플루토늄같이 위험한 방사성 물질들이 있다는 것을 감추기 위해서죠."

그린피스가 제시하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방안은 명확합니다.

비용이 얼마가 들더라도 문제를 초래한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육지에서 저장, 봉인해 반감기가 다해 안전해질 때까지 보관해야 한다는 겁니다.

[숀 버니 / 그린피스 독일 사무소 수석 원전 전문가]
"아직 수백톤의 고준위(높은 에너지 레벨을 가진 방사선) 오염물질이 남아 있습니다. 오염수 문제의 최우선 과제는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를 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염수를 강철탱크에 넣어 해당 부지에서 장기간 보관하겠다는 결정도 내려야 합니다. 오염수는 해당 부지 탱크에 수백년간 보관돼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관철하기 위한 무기와 수단으로 장마리 캠페이너는 일본 국내의 양심적인 사람들과 단체, 국제사회와의 연대의 힘을 강조합니다.

[장마리 / 그린피스 캠페이너]
"그분들의 보이스는, 목소리는 여러 방식으로 표출될 수 있는 것 같아요. 서명은 굉장히 드러나지 않는 방식이고, 어떤 면에서는. 그분들이 정말 거리로 나와서 이 모든 일을 반대할 수 있고 그것들이 장기화되고 지속화되고 점점 반대 물결이 커지면 결국 그게 '바다의 힘'처럼 다시 일본 정부에게 갈 수 있다고 저희는 생각하고 실제로 저희가 수십년간 그런 일을 해온 단체이고 그래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법률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