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2차례 입장문 발표로 라임 수사 불신과 의혹 가중... 가만 있을 수 없어"
"윤 총장 가족 사건 수사지휘 납득 어려워... 검찰은 어떻게 해야 공정한 것인가"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라임 사건 수사와 관련해 전격 사의를 밝힌 22일 오전 국회 법사위의 대검찰찰정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라임 사건 수사와 관련해 전격 사의를 밝힌 22일 오전 국회 법사위의 대검찰찰정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라임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건을 수사 중인 박순철(56) 서울남부지검장이 22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박 지검장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통신망에 '라임 사태에 대한 입장'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며 사의를 밝혔다.

박 지검장은 라임 사태에 대해 "1조 5천억원 상당의 피해를 준 라임 사태와 관련해 김봉현이 1천억원대의 횡령·사기 등 범행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다는 것이 사건의 본질"이라며 "로비 사건은 그 과정의 일부일 뿐"이라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정감사를 앞두고 김봉현의 2차례에 걸친 입장문 발표로 라임 수사에 대한 불신과 의혹이 가중되고 있고 나아가 국민들로부터 검찰 불신으로까지 이어지는 우려스러운 상황까지 이르렀다"며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남부지검장으로서 검찰이 이렇게 잘못 비춰지고 있는 것에 대해 더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러 며칠 동안 고민하고 숙고하다 글을 올린다"고 했다.

박 지검장은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지휘배제의 주요 의혹인 검사·야당정치인 비리에 대하여 검찰총장이 수사지휘를 제대로 하였는지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 상황을 검찰총장과 대검에 대해 보고했다며 "이 부분에 대한 의혹은 있을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지검장은 구체적으로 라임 사태의 몸통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 대한 수사 과정과 횟수, 변호인 참여 등을 설명했다. 법무부의 윤 총장 라임 사건 수사지휘가 미흡했다는 발표를 반박한 셈이다.

또 박 지검장은 "검찰총장 지휘 배제의 주요 의혹들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지검장은 "윤 총장 가족 등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는, 그 사건 선정 경위와 그간 서울중앙지검의 수사에 대해 검찰총장이 스스로 회피하여 왔다는 점에서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했다.

박 지검장은 이와 관련해 자신이 의정부지검장 재직 당시 윤 총장 장모의 잔고증명서 위조 관련 사건을 처리한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야당에서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자 여당에서 반대하였고, 그 후에는 입장이 바뀌어 여당에서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고 야당에서 반대하는 상황이 연출되었고, 언론도 그에 맞추어 집중보도를 했다"며 "그러자 이번에는 이 사건 이해관계인들의 고소나 진정은 없는데, 오히려 사건과 관련이 없는 사람이 자신의 형사사건에서 이 사건을 언급하면서 진정까지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박 지검장은 그러면서 "검찰은 어떻게 해야 공정한 것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는 "(윤 총장 장모 사건을)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선택하였고 기소했다. 그 이후 언론 등에서 제가 누구 편이다고 보도되고 있다"며 "이렇게 해서 어쩌면 또 한 명의 정치검사가 만들어진 것은 아닌지"라고 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서울남부지검 라임 수사팀이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더라도 그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지검장은 마지막으로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며 "이제 검사직을 내려놓으려 한다"고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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