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기준' 10억에서 3억으로 하향… 강행하나 유예하나
'대주주 기준' 10억에서 3억으로 하향… 강행하나 유예하나
  • 유재광 기자, 윤수경 변호사
  • 승인 2020.10.1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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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시행령 개정 이미 완료...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해야"
민주당 "2023년부터 주식 양도세 전면 과세... 2년 유예해야"
"선진국 중 주식보유액으로 대주주 기준 정하는 나라 없어"

▲유재광 앵커= 정부가 주식 양도차익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기존 10억원에서 3억원에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윤수경 변호사의 이슈 속 법과 생활'입니다.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춘다, 이게 무슨 얘기인가요.

▲윤수경 변호사(법무법인 게이트)= 주식의 거래로부터 발생하는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범위는 기본적으로 소득세법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현행법에서 국내 상장 주식에 투자해 번 돈, 양도차익에는 세금이 안 붙습니다. 다만 특정 주식을 10억원 이상 보유하면 '대주주'로 간주돼 최대 33%의 세율이 적용됩니다. 그런데 내년부터는 이 요건이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대폭 낮아집니다. 본인과 배우자는 물론이고 직계존비속의 보유 금액을 합산해 대주주 여부를 따지게 됩니다.

▲앵커= 대주주 기준을 낮추면 뭐가 달라지나요.

▲윤수경 변호사= 정부는 3년 전 시행령 개정을 통해 내년 2021년 4월부터 대주주로 분류되는 기준을 기존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하향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대주주 요건 대폭 하향으로 대주주가 되면 내년 4월부터는 22~33%에 달하는 양도세를 내야 합니다. 본인과 직계가족 등이 보유한 개별 종목 주식이 3억원이 넘으면 투자 소득의 최대 3분의 1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의미인데요. 

앞서 정부는 2017년 개정한 소득세법 시행령을 통해 기존 상장사 대주주 기준을 25억원에서 2018년 15억원, 2020년 10억원, 2021년 3억원 등으로 매년 대폭 낮췄습니다. 만약 조부모와 부모, 본인이 각각 1억원씩 삼성전자에 투자한 경우 각각에 최고 33% 세율이 적용되는 것입니다. 이에 많은 개인투자자자들이 반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가요.

▲윤수경 변호사=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연말 기준으로 어느 종목 주식을 10억원 이상이나 지분율 1%(코스닥은 2%)를 보유하고 있을 때, 해당 주주는 세법상 ‘대주주’로 분류돼 양도 차익의 일부를 세금, 최대 33%으로 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연말이 되면 개미들이 주식을 대거 매도하는 현상이 나온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앵커= 이에 대한 기재부 입장은 어떤가요.

▲윤수경 변호사= 기재부는 크게 과세 형평성, 그리고 정책 일관성 차원에서 개정된 시행령의 원안에 손을 댈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해야 한다는 대원칙, 그리고 이미 시행령 개정을 완료하고 예고까지 마친 것을 뒤집을 경우 정책 일관성 차원에서 정부 신뢰도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입니다.

▲앵커= 기재부 입장은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은 살짝 결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윤수경 변호사= 더불어민주당은 주식 양도차익 과세 대상인 대주주 요건 완화 기준 변경을 2년 유예하는 방안에 무게를 싣고 정부 설득에 나설 방침입니다. 정부가 대주주 요건 변경 대신 과세방식을 세대합산에서 개인과세로 바꾸는 대안을 제시했지만 오는 2023년부터 주식양도세 전면 과세가 시작되는 만큼 시행 시기를 미루는 게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당내 중론입니다.

정부는 내년 4월부터 주식 양도세를 내야 하는 대주주 요건을 현행 '10억원 이상 보유'에서 '3억원 이상 보유'로 강화할 예정인데, 이 때 주식 평가액은 주주 당사자는 물론 사실혼 관계를 포함한 배우자와 부모·조부모·외조부모·자녀·친손자·외손자 등 직계존비속, 그 외 경영지배 관계 법인 등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주식을 모두 합산해 계산합니다.

독립 후 개별 경제생활을 영위하는 성인가구까지 주식 보유 현황을 확인해야 한다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연좌제 논란'이 벌어졌고, 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했습니다. 관련해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주 국감에 출석해 대주주 요건에서 가족합산이 아닌 개인별 과세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아무튼 과세방식을 바꾸든 어떻게 하든 대주주 기준 완화를 일단 유예하자는 게 민주당 입장인가 보네요.

▲윤수경 변호사= 그렇습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당 관계자는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과 관련해 “당론으로 정한 건 없다”면서도 “과세방식을 바꾸는 것보다 유예하자는 의견이 더 많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세대합산을 하지 말고 개인과세로 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세대합산은 별도로 다뤄야 할 문제”라며 “어차피 2023년에 주식 양도세가 전면 과세되는데 그러면 과세형평성 문제가 해결됩니다. 대주주 요건 완화를 2년 유예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당정간 조율이 필요해 보이네요.

▲윤수경 변호사=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12일 주식 양도차익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기로 한 정부 방침과 관련해 "정부 내 한 보이스(목소리)를 내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은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 대상 국정감사에서 '대주주 요건 확대를 2년간 유예해야 한다'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은 위원장은 "오늘 물음에 대한 답변은 홍남기 부총리가 답한 것으로 갈음하겠다"며 "부총리가 인별 합산은 개선, 금액은 계속 원안, 3억원을 고수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시행 시기를 떠나 일단 대주주 기준을 완화하는 데엔 민주당과 정부가 이견이 없는 것 같은데, 이걸 바꾸려면 법을 바꿔야 하는 건가요. 어떻게 하나요.

▲윤수경 변호사= 대주주 요건은 시행령 개정사항이라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개정이 가능합니다.

관련해서 정부가 시행 유예에 반대하더라도 여야가 합심해 소득세법 개정을 통해 시행 유예를 강행할 수도 있습니다. 시행령 대신 국회가 직접 나서 법 개정에 나서는 방안까지 추진할 수 있습니다. 시행령 개정 주체인 기재부가 버티기에 나설 경우 국회가 모법인 소득세법 개정을 통해 관련 내용을 시행령이 아닌 법안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앵커= 개인적으론 대주주 요건 완화 어떻게 보시나요.

▲윤수경 변호사= 두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오는 2023년부터 5천만원이 넘는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기로 돼 있는데 이 상황에서 명분이 부족한데 굳이 대주주 요건 기준을 낮추면서 세금을 매길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더구나 완화된 대주주 요건상 3억원 이상 주식 투자자는 2023년부터 적용되는 5천만원 비과세, 연간 순이익에 세금을 매기는 손익통산, 5년 동안 손실을 이익에서 빼는 이월공제 등 3대 혜택도 받지 못하고 세금부터 내야 할 처지입니다.

두 번째, 우리나라의 대주주 선정 기준 및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체계 전반을 살펴 볼 필요도 있습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주식시장 과세제도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호주 등 주요 선진국 중 대주주 기준을 3억원, 10억원처럼 특정 종목 주식 보유액으로 설정한 나라는 한 곳도 없습니다.

일본과 독일은 지분율, 각각 3%, 1%를 기준으로 대주주로 분류하며, 다른 나라들은 따로 대주주로 분류해 과세하기보다는 각 투자자들의 양도 차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우선으로 합니다. 이들 주요국과 비교해 대주주 선정 기준이 합리적이지 않은 측면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앵커= 이것 저것 감안해야 할 게 많아 보이네요. 지켜봐야겠네요. 

 

유재광 기자, 윤수경 변호사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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