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영입인재 10호, 판사 출신은 처음... "법관 탄핵 도입해야" 주장
진중권 "공익 제보를 의원 자리와 엿바꿔 먹어" 비난에 “표현의 자유"

더불어민주당 총선 10호 인재로 영입된 이탄희(오른쪽) 전 판사가 19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로부터 당원교과서를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총선 10호 인재로 영입된 이탄희(오른쪽) 전 판사가 19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로부터 당원교과서를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사법농단 사건의 최초 고발자로 알려진 이탄희(42·사법연수원 34기) 전 판사가 더불어민주당의 4·15 총선 10호 인재로 영입된 뒤 "정치판사" "법복정치인"이라는 비난이 쏟아지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됐는데도 법원이 바뀐 게 없기 때문"이라고 정치권에 나선 이유를 말했다.

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위원장 이해찬 대표)는 지난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판사를 총선 인재 10호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민주당이 법관 출신 인사를 영입한 것은 이 전 판사가 처음이다.

이 전 판사는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애초에 그 (사법농단) 문제 제기가 (이탄희 전 판사가) 정치적인 의도를 갖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있다"는 질문을 받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됐지만 법원이 바뀌었느냐. 법원이 바뀐 게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이게 바뀌지 않는 상황이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냐”며 “사법농단 1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유해용 전 판사 사건에서 무죄 판결이 난 것이 보고 마음을 굳히게 됐다”고 민주당에 합류한 배경을 설명했다.  

"(민주당 영입에 대해) '정치판사' 아니냐는 지적이 법원 내에도 많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 그는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싶다. 법원 내부 익명 게시판을 계속 확인해 왔다. 실명 글도 있다. 대부분 저를 지지하고 성과를 꼭 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의견들을 갖고 계실 것”이라며 “계속 경청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사법농단에 대한 저항은) 재판받는 사람들 입장에서 사법 선진국 수준으로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로 바꾸겠다는 취지로 시작했던 일인데, 지금은 그런 이상이 완전히 사라졌다"며 "그게 저에게 주어진 책임이라면 피하기만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 전 판사는 국회의원이 되면 가장 먼저 추진할 과제로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돼 있던 판사들 전원이 지금 다 법원에 그대로 있다"며 “법원 시스템을 개혁하기 위해서는 법관 탄핵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입법도 아니고, 정족수 과반수면 된다. 쉽게 추진할 수 있다”며 “이렇게 해야 OECD 꼴찌인 우리의 사법 신뢰도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이 전 판사의 민주당 입당을 "공익 제보를 의원 자리와 엿바꿔 먹었다"고 비난한 데 대해 그는 "그분도 표현의 자유가 있으니까, 표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제가 했던 기존 행동들을 내부고발이라고 부르든 뭐든 굉장히 가치 있는 것으로 인정해 주시는 것 같다"며 "가치 있는 일을 한 사람이 그러면 가만히 있는 게 더 좋은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법률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