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나 집 나간 아버지, 어머니 사망 뒤 나타나 유산 요구... 법적 상속분 줘야 하나
바람 나 집 나간 아버지, 어머니 사망 뒤 나타나 유산 요구... 법적 상속분 줘야 하나
  • 신유진 변호사
  • 승인 2019.06.09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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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에도 안 나타나고 유산 지급 주장
배우자 법정 상속지분 50%... 자녀들과 소송

[법률방송뉴스] 안녕하세요. '법률정보 SHOW' 신유진 변호사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가정에서 서로 간에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우에 법원을 통하여 그 재산을 회복할 수 있는지 두 가지 사건을 통해 법원의 입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사건은 어머니가 자신을 제대로 부양하지 않았기 때문에 10년 전 딸에게 맡긴 재산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고, 두 번째 사건은 외도로 집을 나간 남편이 아내가 죽자 자녀들에게 상속 재산을 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첫 번째 사건은 이렇습니다. A 씨는 2006년경 경북 울산시에 소재한 토지를 3억 3,000만 원에 매각했습니다. 그리고 A 씨는 이 중 1억 9,800만 원을 자신의 딸 부부에게 위탁하면서 남편의 제사를 지내고 A씨가 살고 있는 주택도 관리하는 데 사용할 것을 조건으로 내세운 것입니다.

하지만 10년 뒤 모녀 사이는 급격히 냉랭해지고 말았습니다. 연로한 A 씨는 노후에 혼자 살 수 없을 경우에 대비해 미리 돈을 준 것인데, 딸과 사위가 부양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또한 자신의 계좌에서 딸과 사위가 수차례 돈을 인출해 갔지만 자신을 위해 쓰인 것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2016년경 모녀는 돈의 사용처 등을 두고 큰 갈등을 빚었고, A 씨는 2017년에 "위탁금과 자신의 계좌에서 인출해간 돈 모두 4억 1천만 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A 씨는 딸 부부에게 재산을 맡기면서 "잘 돌봐 달라"고 했는데 이들이 부양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딸 부부는 과연 위탁받은 재산을 돌려주어야 할까요.

울산지법 민사 재판부는 70대 여성 A 씨가 자신의 딸과 사위를 상대로 낸 금전반환청구 소송에서 "딸 부부는 어머니에게 3억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단 하였습니다.

재판부는 "A 씨는 딸과 사위에게 자신을 위해 사용할 것을 조건으로 1억 9,800여만 원을 위탁하는 위임계약을 체결한 점이 인정된다"고 하면서 그런데 "2016년경부터 위탁금이 제대로 사용되었는지 여부에 관해 모녀 간 갈등이 발생했고, 모녀의 갈등이 계속 심화되다가 결국 상호 신뢰관계를 기초로 하는 위임계약을 유지하기 어려운 정도에 이르렀으므로 이 계약은 적법하게 해지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딸 부부가 "2006년도부터 2016년도까지 10년 동안 어머니를 위해 지출한 돈은 8,200만 원으로 인정되며, 이 금액을 초과하여 지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은행 거래 자료 등에 따르면 피고들은 어머니의 국민연금 계좌와 은행계좌를 관리하면서 수차례에 걸쳐 돈을 인출해간 사실이 인정된다"며, "A 씨 명의 계좌에서 임의로 인출한 1억 8,600만 원도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금으로 어머니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즉, 어머니를 제대로 부양하지 않은 딸은 어머니로부터 지급받은 재산을 돌려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사건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68세의 K 씨는 1975년에 동갑인 아내 M 씨와 결혼해 슬하에 3명의 자녀를 두었지만 행복한 결혼생활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K 씨는 결혼 7년 만에 처자식을 두고 집을 나가서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렸습니다.

K 씨는 아내와 자식이 자신의 거처를 알 수 없도록 주소도 수차례 이전했고, 생활비나 자녀의 양육비를 한 푼도 주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K 씨는 아내 M 씨에게 이혼을 요구했다가 M 씨가 거부하자 이혼소송까지 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K 씨가 유책 배우자임을 들어 이혼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아내 M 씨는 2009년 병을 얻게 되었습니다.

한의사인 M 씨의 장남은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운영하던 한의원까지 접고 누나와 함께 M 씨를 간호했지만, 2010년 M 씨는 결국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M 씨는 2억 8,800만 원 상당의 부동산과 예금 등을 남겼지만 M 씨의 자녀들은 따로 상속재산을 분할하지 않은 채 공동상속한 채로 어머니의 유산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나 아버지 K 씨로부터 소송을 당하게 된 것입니다.

M 씨의 장례식에조차 모습을 보이지도 않던 K 씨는 2015년 "법률상 남편인 나도 상속받을 권리가 있으니, 법률상 아내가 남긴 상속재산의 9분의 3을 달라"며 자식들을 상대로 소송을 낸 것입니다.

민법에서는 배우자에게 자녀보다 50% 더 많은 상속지분이 인정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법률상 배우자에게 상속권을 인정해야 할까요?

이 사건에서 장남과 장녀는 너무 억울한 나머지 아버지를 상대로 맞소송을 냈습니다. "우리가 어머니를 간병하고 부양했기 때문에 우리의 기여분이 각각 50%가 인정되어 아버지는 한 푼도 받을 수 없다"는 기여분 청구소송을 낸 것입니다.

재판부는 장남과 장녀가 어머니의 재산 유지 및 증가에 직접적으로 기여한 부분은 M 씨의 유산 중 80%라고 판단을 했고, 이 부분을 제외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만 법정 상속 비율로 나누도록 했습니다.

그리하여 K 씨에게는 남은 20%의 재산에 대해서만 법정 상속 비율로 상속재산을 분할하도록 하여 실질적으로 K 씨가 상속을 주장했던 금액보다 매우 적은 금액만을 인정하였습니다.

망인이 죽기 전에 유언으로 전 재산을 자녀들에게만 상속하도록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갑작스러운 투병생활 끝에 유언 없이 사망했던 경우 상속을 받은 자녀들이 기여분을 더욱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입증을 해야지 아버지에게로 법정상속분이 인정되는 것을 막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번 주제 '가정생활에서의 재산 문제'에 대한 키포인트는 가족 구성원 간이라도 해야 할 도리를 다하지 않은 경우에는 법원에서 그 권리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머니를 부양해야 하는 자신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자녀에게는 재산을 주었다가도 다시 돌려받을 수 있다는 판례와 법적인 책임을 다하지 않은 남편은 상속인이라고 할지라도 그 상속재산이 매우 적게 인정될 수 있다는 판례를 통해 가정생활에서도 각자의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만 한다는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지금까지 '법률정보 SHOW' 신유진 변호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신유진 변호사 webmaster@lt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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