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방송뉴스]

지난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해 첫 일정으로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했다가 50대 남성에게 피습당했다.

이 남성은 ‘내가 이재명이다’라고 적힌 종이 왕관을 쓰고 사인을 해달라며 지지자처럼 접근해 기습적으로 이 대표의 목 부위를 칼로 찔렀다. 경찰 조사 결과 가해자 김모씨는 별다른 전과는 없었으며, 이번 범행에 대해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모두 예상치 못한 일이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총선을 100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제1야당 대표를 겨냥한 '정치 테러'라는 점에서 정계는 물론 많은 국민들이 충격을 받았다.

유력 정치인을 노린 피습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06년 5월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피습 사건이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서울 신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지원유세를 위해 단상에 오르다 50대 남성이 휘두른 문구용 커터칼에 11㎝의 오른쪽 뺨 자상을 입고 봉합 수술을 받았다.

또 지난 대선 기간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서울 신촌에서 거리 유세를 하던 중 70대 남성이 휘두른 망치에 머리를 맞아 다친 사건도 빼놓을 수 없다. 망치를 휘두른 범인은 100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정치 유튜버로 드러난 바 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같은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종종 있었다. 일본에서도 총리를 겨냥한 테러가 두 차례나 있었고,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총격을 받아 사망하기에 이르렀다.

개개인의 정치 성향은 존중되어야 하나, 어떤 이유에서도 이러한 테러 성격의 범행은 정당화 될 수 없다. 이번 사건은 양극화된 국내 정치권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한다.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적으로 규정해버리는 일이 관행처럼 자리 잡았다. 인터넷이 발달한 이후로는 가짜뉴스를 만들어내고 마치 진실인 것처럼 불특정 다수에게 유포하는 일도 잦아졌다.

정치적 갈등이 극단적 혐오나 극단적 지지로 흐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진영 간 극한 대립은 많은 이들에게 경각심을 줬을 것이다.

더 이상 대한민국은 정치 테러의 청정국이 아니다. 수사기관은 이번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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