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이 대표가 한 발만 물러나라"... 통합 비대위 촉구
홍익표 "혁신, 스스로 해야... 누가 하면 나도 하는 것 아냐"

14일 더불어민주당 비주류 모임 '원칙과 상식' 의원들이 혁신 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민, 조응천, 윤영찬, 이원욱 의원. (사진=연합뉴스)
14일 더불어민주당 비주류 모임 '원칙과 상식' 의원들이 혁신 제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종민, 조응천, 윤영찬, 이원욱 의원. (사진=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이재명 대표가 총선 승리를 위해 한 발만 물러나 달라. 통합 비상대책위원회로 가자."

"대통령 한마디에 물러나는 게 혁신인가. 민주당은 민주당 혁신의 시간에 따라 움직인다."

여당이 쇄신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자,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도 인적 쇄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분출합니다.

여당에 상응하는 희생 없이는 22대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건데, 친명계와 비명계의 내홍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비명계 모임 '원칙과 상식'은 어제(14일) "리더십 리스크를 해결해야 총선에서 압승할 수 있다"며 이재명 대표 사퇴와 비대위로의 전환을 요구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의원도 "민주당에서 혁신 노력이 사라졌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대표는 사퇴론이 제기되는 데 말을 아끼면서도 "변화하되 최대한 단합과 단결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지 않겠느냐"며 비명계를 향해 통합을 주문했습니다.

비명계의 사퇴론에 친명계는 격앙된 반응을 보입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탈당과 신당 합류 밑 작업이 아니라면 자중하라"고 썼고, 김민석 의원은 비공개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을) 나갈 사람은 나가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익표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익표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홍익표 원내대표는 오늘(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사퇴하고, 장제원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을 언급하면서 "언론이 국민의힘은 혁신했는데 민주당은 뭐하냐고 한다"며 "대통령 한마디에 물러나는 걸 혁신이라고 보는 것이냐"고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면서 "혁신이라는 것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거꾸로 가는 정치개혁을 혁신이라고 하면 정당 민주주의는 후퇴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홍 원내대표는 "대통령실과 척져서 당대표와 유력 중진 인사들이 한 번에 불출마를 선언하고 2선으로 후퇴하는 것은 과거 박정희·전두환 정권 때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선거에서 패배하거나 당원의 지지율이 떨어졌을 때 대표나 지도부가 스스로 결심해 물러나는 경우는 종종 볼 수 있지만 이런 식의 퇴진은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홍 원내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이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비명계의 목소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란 해석도 나옵니다.

실제 이날 최고위에 앞서 SBS 라디오에 출연한 홍 원내대표는 비주류의 지도부 '선당후사' 요구와 관련해서 "불출마하라면 불출마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혁신은 자기로부터의 혁신이지, 남에게 혁신을 강요하는 건 혁신이 아니다"라며 "누가 헌신하면 나도 하겠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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